“다음세대 크리스천 아티스트 ‘인큐베이팅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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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 크리스천 아티스트 ‘인큐베이팅 역할’ 기대”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2.03.28 2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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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수상한거리 대표 백종범 목사

젊은이들 모인 ‘홍대거리’에 기독문화 꽃피워
미디어 소통, 다수 아닌 ‘한 영혼’에 초점 둬야

“다양한 기독 문화사역자들과 협력하고 다음세대 아티스트들을 ‘인큐베이팅’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화려한 네온사인 가득한 번화한 젊은이들의 거리, 홍대에서 문화사역을 펼치며 일상의 예배문화를 선도해온 ‘수상한거리’ 백종범 대표를 만났다. 청년들의 유흥문화가 가득했던 홍대거리도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2년 뒤의 모습은 이전과 같지만은 않았다.

청년들의 발걸음이 뜸해졌으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대형 공연장들은 살아남았지만, 인디 가수들의 무대가 되어주던 소규모 공연장들은 문을 닫았다. 코로나로 공연·예술계가 큰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카페와 술집 등 젊은이들이 모이는 다양한 공간 속에서 예배를 드려온 수상한거리의 사역도 새롭게 탈바꿈할 수밖에 없었다.

홍대거리에서 문화사역을 펼치며 일상의 예배문화를 선도해온 ‘수상한거리’ 백종범 대표를 만났다.
홍대거리에서 문화사역을 펼치며 일상의 예배문화를 선도해온 ‘수상한거리’ 백종범 대표를 만났다.

‘온택트 문화 프로그램’으로 소통

코로나19로 많은 현장사역이 중단된 상황에서 수상한거리는 다양한 기독문화사역자들과 협력해 온라인 문화사역을 활발히 펼치며, 일명 ‘온택트 기독교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전에는 현장과 서울 중심의 문화사역이었다면, 이제는 미디어를 통해 전국 단위로 사역의 장이 확대된 것.

“코로나가 시작되고 나서는 수상한거리가 활용하는 공간들이 오히려 독이 되기도 했습니다. 공간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월세가 계속 나가면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죠. 하지만 남는 공간을 활용해 영상을 전공한 청년들이 ‘수상한거리 프로덕션’을 설립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며 난관을 극복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젊은이들과의 현장의 만남을 앗아갔다면, 미디어를 통해 시공간을 초월해 더욱 다양한 세대의 젊은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예배와 삶이 통합되어 기독교적 가치가 교회를 넘어 세상으로 흘러간다”라는 수상한거리가 추구하는 비전과 목표는 동일하다.

교회 밖 예배를 드리게 된 계기에 대해 백 대표는 “저도 대형교회 출신인지라, 교회의 양적인 부흥을 경험하며 자랐다. 하지만 늘 고민한 것은 숫자적 부흥보다 예배자로서 구성원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예배를 통해 은혜와 감격을 누렸다면 그 이후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010년 청소년 예배팀을 꾸려면서 지인을 통해 홍대 스테이라운지를 소개받은 그는 젊은이들과 예술인들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홍대거리에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예배문화를 만들어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그는 “과거 인디밴드를 했던 경험을 살려 홍대에 있는 클럽에서 예배를 드렸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열린 공간이 되어 교회에 다니지 않던 청년들도 부담 없이 모여들었고, 예배문화에 호응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그는 홍대입구역에서 합정역 사이 홍익로 4길 거리의 술집, 바, 카페, 공연장 등의 다양한 공간을 예배 장소로 활용하면서 공간과 공간을 연결해 ‘수상한거리’라 칭하고 일상의 예배자를 세우는 일에 전념해왔다.

코로나가 극심해지면서부터 현장예배를 드릴 수 없게 되자 비록 영상이지만 실시간 중계를 통해 비대면으로 소통하고 시청자 댓글을 읽으며 함께 소통하기 위해 애썼다. 10회차를 맞이한 ‘수상한거리페스티벌’은 8회차부터 온·오프라인 페스티벌로 개최하면서 기존 페스티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백 대표는 “영상이다 보니 시간의 제약이 없다. 그래서 6~7시간 릴레이 중계도 하며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또 종교적인 색채에서 벗어나 다문화 문제, 남북통일문제, 청년 분배에 대한 문제 등의 다양한 사회이슈를 놓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동안 종교적인 영역에 갇혀있던 것도 넘어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면서 “다양한 사회이슈를 기독교적 관점 안에서 해석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좋은 분기점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수상한거리는 다양한 기독문화사역자들과 협력해 온·오프라인 문화사역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수상한거리는 다양한 기독문화사역자들과 협력해 온·오프라인 문화사역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다음세대 문화예술인 키워내길”

다양한 예술인들이 모이고, 청년들의 문화가 꽃피우는 ‘홍대거리’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자는 그의 목회 철학이 미디어를 통해 청년들의 일상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게 된 것이다. 백 대표는 “이제 미디어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이 됐다. 미디어를 통해 보여지는 것 자체가 메시지가 된 시대 속에서 다음 세대는 기성세대보다 미디어의 메시지를 더욱 빨리 흡수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렇다고 해서 미디어를 활용한 ‘현란한 기술’만을 무한정 신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백 대표의 생각이다. 콘텐츠의 퀄리티에만 집중하느라 정작 중요한 예배의 본질과 메시지의 감동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

백 대표는 “우리가 찾는 것이 ‘한 영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구독자 수를 비롯해 양적인 부분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를 듣고 변화될 ‘한 사람’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수상한거리의 향후 계획에 대해 그는 “기독교 문화사역자들과 다음세대를 키우는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한국교회와도 연대를 함으로 미디어를 활용한 다양한 기획을 시도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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