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내가 늙어 백발이 될 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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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내가 늙어 백발이 될 때에도
  • 이병후 목사
  • 승인 2022.03.1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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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후 목사 / 가양제일교회 담임

나는 10대에 교회를 출석하여 신앙생활을 시작한 후 20대부터 목회사역을 하였는데 어느덧 내 머리도 점점 희어지고 있다.

우리 교회 여러 성도님들이 말하기를 “목사님 처음 봤을 때는 젊었는데 이제는 머리가 희어져서 예배 영상에 늙어 보이니까 염색 좀 하라”고 한다. 담임목사가 늙어가는 것이 안타깝고 걱정되어 하는 말일 것이다. 언젠가 염색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은 자연스럽게 지내고 싶다.

현대 사회에서는 노인을 거추장스럽고 부담스럽게 보는 것 같다. 경제적으로 생산성이 낮고 오히려 경제에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요즈음에는 모든 사람이 생산성이 있어야 인정받는 시대다.

하지만 성경은 잠언 16장에서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라고 했다. 백발이 된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슬퍼하거나 숨길 필요가 없다. 노인이 된다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세월이 지나면 노인이 되어 백발이 된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에게 말씀으로 권면한다. 노인을 진심으로 공경하기 바란다. 

“너는 센 머리 앞에서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레위기 19:32)

언제부터인가 교회에 젊은이 보다 나이 많은 노인들이 많아졌다. 산간벽촌의 시골뿐 아니다. 대도시에도 이런 현상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노인이 많은 교회에서는 목사님을 비롯한 항존 직분자들이 교회법에 따라 은퇴하였지만 여전히 현역으로 사역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나는 늙어 백발이 될지라도 변함없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끝까지 섬겨 나가기를 소망한다.

시편 71편 9절을 보면 시인은 “늙을 때에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 힘이 쇠약할 때에 나를 떠나지 마소서”라고 간구한다. 그것은 영혼을 엿보고 넘어지게 하려 대적하는 원수들 때문이었다.

그래서 하나님의 구원과 은혜를 사모하는 시인은 다시 한 번 간구했다. “하나님이여 내가 늙어 백발이 될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을 장래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 나를 버리지마소서”(시 71:18)

시인은 백발이 되어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신뢰하며 버림받지 않고 하나님과 함께하기를 소망하고 주의 힘과 능력을 후대에게 전하는 사명을 이루고자 몸부림쳤다. 

이제 나도 백발이 되어가고 보니 늙어가는 노년에 하나님께 버림받지 않고 더 은혜 충만해지기를 소망하고 복음의 일꾼으로 맡은 사명을 완수하고 하나님 앞에 서기를 갈망한다. 

우리의 검은색 머리카락이 하얀 백발이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끝까지 주님과 동행하는 삶으로 살아간다면 가장 행복한 인생이 될 것이다.

이 시대의 지성인이요 신앙인이었던 이어령 선생님이 마지막 죽음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천국을 사모하고 기쁨으로 맞이하는 감동적인 이야기처럼 우리도 주님 앞에 서기를 바란다.

대중가수 노사연 씨의 ‘바램’이라는 곡의 노랫말에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는 매우 감동적인 가사가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늙을수록 “익어간다는 것”은 신앙의 본이 되어 살아간다는 뜻일 것이다. 나는 하나님 앞에서 늙어 백발이 되어도 버림받지 않고 끝까지 하나님의 힘과 능력을 전하고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도록 오늘도 기도로 준비한다.

이병후 목사 / 가양제일교회
이병후 목사 / 가양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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