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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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입니까?
  • 박노훈 목사
  • 승인 2022.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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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훈 목사/신촌성결교회

그날 모세가 목격한 것은 호렙산 기슭의 불붙는 떨기나무였습니다. 나무에 활활 불이 붙었으나 나무가 불에 타 소멸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 떨기나무 가운데서 그에게 말씀하셨고 모세는 두려움 속에서 대답했습니다. “제가 무엇이라고 감히 바로에게 가서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겠습니까?”

모세가 미디안 광야로 온 지 무려 40년이 지났습니다. 실패한 사람, 좌절한 사람, 이미 전성기가 끝난 사람을 놓고 하나님께서 부르십니다. 그리고 모세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는 이 순간을 기점으로 그의 인생은 놀랍게 달라집니다.

그의 지난 순간들이 새로운 의미를 갖기 시작합니다. 태어난 지 석 달 만에 갈대 상자에 담겨 나일강에 버려진 것이 우연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바로의 궁전에서 살며 많은 지식을 배우고 애굽의 문물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것도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당시 가장 안전한 곳에서 최고의 지도자 교육을 받게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큰 잘못을 저지르고 광야로 도망간 40년 동안 양을 치면서 겸손해지고 낮아지고 진실해지는 경험도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그 40년 모세를 당신의 손에서 새롭게 빚고 계셨습니다.

돌아보면 왕궁에서 40년, 광야에서 40년, 그 긴 세월이 어찌 우연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가 하나님의 놀라운 경륜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할 목자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모세는 그날 그의 과거와 현재가 다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와 경륜 속에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지난 시간 모두 소중한 순간이었음을 비로소 깨닫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만나는 순간 우리의 삶은 재해석됩니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를 깨닫습니다. 성도는 자기 자신에 의해서 자신을 보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자기를 보지도 않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부르심 속에서 자신을 봅니다. 나를 위해 죽으시고 나를 위해 다시 사신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봅니다.

그날 호렙산 기슭에서 모세는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누구여야 하는지를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하나님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인간적으로 생각한다면 실패한 인생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이야기 속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개인의 역사도, 우리 민족의 역사도 하나님의 이야기 속에 있습니다. 비록 실수가 있고 쓰라린 과거가 있었을지라도 다 끝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경륜과 뜻 안에서 지난 날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발견할 것입니다. 주님과 만나는 순간, 주님의 부름을 받는 순간 모든 것이 재해석될 것입니다. 성공도 실패도 다 하나님의 역사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제103주년 삼일절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큰 경륜을 이루어 가고 계십니다. 그 은혜 안에서 우리는 믿음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이야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믿음으로써 “가라!” 하시는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며 하나님의 역사에 일부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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