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핸드폰 배경화면이 손주 사진이라면 주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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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핸드폰 배경화면이 손주 사진이라면 주목하세요”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2.03.03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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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적인 손주교육’ 집필한 한국격대교육연구소장 전영철 집사
전영철 안수집사는 ‘믿음으로 신앙의 명문가를 이어가는 성경적인 손주교육’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한국교회 앞에 내놓았다. 전 집사와 그의 손녀 서현 양.
전영철 안수집사는 ‘믿음으로 신앙의 명문가를 이어가는 성경적인 손주교육’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한국교회 앞에 내놓았다. 전 집사와 그의 손녀 서현 양.

여기 뜻하지 않게 외손녀의 양육을 전담하게 된 노인이 있다.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와 대구문화방송, 전문대학에서 방송 관련 분야를 가르친 나름대로 성공한 시니어지만, 육아에는 ‘초보할배’일 뿐이었다. 그때가 2009년, 할배 나이 58살이었다. 

할배는 손녀와 함께 무럭무럭 자라 육아의 달인이 됐고, 육아 관련 서적까지 출간하게 됐다. 손주 육아에 소환돼 다시 육아 전선에 참전한 동지들과 공감하는 것을 넘어 ‘꿀팁’을 전수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최근에는 ‘믿음으로 신앙의 명문가를 이어가는 성경적인 손주교육’(세움과비움)이라는 신간까지 펴냈다. 그동안 한국교회에서는 들어본 적도 없는 ‘성경적인 손주교육’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퍽 신선하게 다가온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손주의 똥 기저귀를 갈며 땀 흘리는 누군가에게 “당신의 노고는 그저 1차원적인 육아가 아니라 신앙의 계승을 위한 위대한 미션”이라고 말하는 한국격대교육연구소장 전영철 안수집사(강릉제일교회)를 만나봤다.

 

노후계획이 틀어지다

직장을 다니던 시절 전 집사는 조용한 노후를 꿈꿨다.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여행을 하면서 노후를 지내는 소박한 꿈이었다. 그러나 정년보다 몇 년 앞서 직장을 떠나며 그의 노후 계획은 대대적인 수정을 해야 했다. 결혼한 딸이 출산 후 심한 산후풍을 길게 앓았고 전 집사가 본의 아니게 아이 엄마의 병간호와 갓난아이를 키우는 일을 맡게 됐다. 

아이가 태어나고 한 달가량 지난 2010년 1월 함께 살게 된 외손녀가 성장하는 과정을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아이가 날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 재밌기도 했고, 분량이 쌓이면서 아이의 성장 과정이 한눈에 들어왔다. 8년간 쌓인 내용을 정리해 엮은 책이 ‘초보할배의 8년 육아일기’(행복한책읽기)다. 전 집사는 손주를 돌보는 일이 조부모들에게도 도움 되는 부분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거나 못 봐줄 상황이 아니라면 조부모가 육아를 돕는 것이 좋다고 했다.

“퇴직한 후 8년 동안 열심히 아이를 키웠습니다. 아이가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 머무는 동안 저는 나름대로 열심히 책을 읽고 글을 썼습니다. 아이와 함께 있을 때는 온전히 아이에게만 집중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했던 것입니다. 결국, 손녀를 돌보고 입히고 먹이는 것이 저에게는 힘든 일이 아니라 삶의 여유를 가지는 시간이 됐습니다.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할아버지인 저에게는 기쁨이요 즐거움이었습니다. 제가 손녀를 위해 해준 것보다는 손녀가 저에게 준 것이 더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3대가 행복한 지름길 ‘격대교육’

‘격대교육’이라고 불리는 조부모의 손주 양육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대를 이어 내려오는 가정교육의 한 방법이다. 전 집사는 ‘격대교육’이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유용하다고 말한다. 

“하나는 도서관에 비유되는 조부모의 지혜를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일하는 젊은 여성들의 육아 문제를 해결해 주는 육아의 지원군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은퇴한 조부모들의 노동력을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지혜와 살아온 경험을 이어받는다는 차원에서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전 집사는 아이들이 자라서 자기를 키워준 조부모가 어떤 분이었는지를 물어보았을 때를 상상해 보라고 했다. 

“조부모가 손주에게 듣고 싶은 가장 좋은 말은 바로 ‘저도 할아버지처럼 살고 싶어요’ 혹은 ‘저도 할머니처럼 멋있는 인생을 살고 싶어요’라는 말일 것입니다. 아이들은 태어나서 부모의 영향뿐만 아니라 조부모의 영향도 많이 받습니다. 조부모의 삶의 지혜를 손주들에게 전해주는 유산을 우리는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그들이 쌓은 경험을 하나도 남김없이 잘 물려주고 세상을 떠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독 조부모의 위대한 임무

전 집사는 ‘후손에게 올바른 믿음을 물려주는 것’이야말로 기독 조부모들의 최대 소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경적 손주 양육의 대표적 인물은 요셉과 나오미, 로이스처럼 손주를 신앙적으로 양육해야 하며, 손주에게 조부모가 믿는 하나님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손주에게 신앙을 가르쳐 주는 데는 조부모의 사회적인 지위나 경제력, 학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 집사의 지론이다. 손주들의 신앙에 관심이 있고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가 더 중요한 조건이다. 전 집사는 성경적 손주 교육이야말로 “조부모가 이 땅에서 실행해야 할 위대한 임무인 동시에 조부모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강조했다. 

특권을 누리기 위해선 조부모가 먼저 신앙적으로 바로 서야 한다. 그리고 가정과 교회에서 신앙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서 △예배 △순종 △회개 △희생 △신앙 역사 △교육 △기도 등 조부모가 후손에게 마땅히 물려주어야 할 7가지를 꼽았다. 

전 집사는 끝으로 손주 신앙교육의 ‘골든타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의 나이에 따라 원하는 조부모의 역할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4~5세 어린이는 너그러운 조부모, 8~9세 어린이는 활동적이며 함께 놀아주는 조부모를 원하지만, 11~12세의 어린이는 조부모와 약간의 거리를 두기 원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부모가 손주에게 믿음을 전해줄 황금기는 조부모와 거리를 두기 원하는 시기 이전까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어 신앙적으로 방황하기 시작하는 10대 중반까지 올바른 신앙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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