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질서와 혼돈의 세상 속에서, 영원한 ‘하늘빛’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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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와 혼돈의 세상 속에서, 영원한 ‘하늘빛’을 담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2.02.15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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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제4회 청년작가 초대전’

히 4:12 말씀, ‘Soul & Spirit’
9인의 청년작가 바라본 세상

청년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이 세상의 모습은 어떨까.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KCAA, 회장:방효성) 제4회 청년작가 초대전이 ‘Soul & Spirit’을 주제로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 제2전시실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차세대 미술계를 이끌 신진작가들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지난 10일 찾은 전시회 현장에는 9인의 청년작가가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운 세상을 창조적으로 표현하면서도, 그 안에서 변하지 않는 ‘한줄기 빛’을 묘사하고 있었다. 청년작가로는 KACC에 소속된 길재영, 김하영, 문지영, 서희진, 원혜리, 이혜성, 채진숙, 최명원, 최소진 등 9인이 참여했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제4회 청년작가 초대전이 ‘Soul & Spirit’을 주제로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 제2전시실에서 열렸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제4회 청년작가 초대전이 ‘Soul & Spirit’을 주제로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 제2전시실에서 열렸다.

‘미디어와 빛’ 활용한 작품 눈길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기존의 전통적인 회화방식에서 벗어나 미디어와 빛을 활용해 독특한 기법으로 연출한 작품들이 돋보였다. 문지영 작가는 ‘박스, 페인트’의 작품에서 분주히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빔프로젝터를 통해 버려진 박스 위에 비추고, 이를 추상적 형태의 그림과 알 수 없는 선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무질서하게 쌓여있는 박스 더미 사이로 분주히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향해 작가는 “당신은 세상 속에서 무엇을 잡으려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작품을 연출한 문 작가는 “부산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하다 보니, 움직임을 잡을 수도 없을뿐더러 온전한 형태로도 담기지도 않았다”며 “작품을 통해 궁극적으로 영원한 가치는 오직 한 분 예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회 속 우리는 본연의 자기다움으로 살기보다, 사회 속에 융화되고 살아가기 위해 가공돼 살아간다. 이 점에서 나무에서 가공돼 쓰임에 맞는 용도를 다하고 버려지는 ‘박스’라는 소재를 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채진숙 작가의 ‘내 안에 계셔’(living in me) 작품은 카메라를 설치해 검은색 배경의 모니터를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내 안에 계신 예수님’을 찾을 수 있도록 구현했다. 채 작가는 “카메라를 통해 검은색과 흰색의 선으로 보이는 자신의 얼굴 속에서 예수님을 닮은 나를 찾아보고, 내 안에 계신 예수님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했다”며 작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길재영 작가의 ‘superposition 3.11’의 작품은 상가의 빛에 반사된 유리 벽 속에 투영된 길과 도로, 사람의 서로 다른 이미지가 굴절, 반사로 투영되면서 새로운 차원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길 작가는 “빛은 어떤 질료의 표현이 하찮다 해도 끝끝내 도달해 비춰주는 영원하고 완전함의 비유”라며, “작품 속 빛에 비친 이미지는 어느 한 주체만을 주장하지 않고 다른 이미지를 위한 객체의 공간을 내어준다”고 말했다.

길재영 작가, ‘superposition 3.11’
길재영 작가, ‘superposition 3.11’

대자연 속 영원한 ‘하나님’ 표현

광활하게 펼쳐진 자연을 소재로 유한한 인간과 대비되는 무한한 신적 존재를 그려낸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 최명원 작가는 ‘아득한 찬란 21021’ 작품을 통해 하늘에서 내린 빛이 바다의 해수면을 덮어 물결 가득 하늘의 감동을 채운 모습을 연출했다. 해수면에 내린 한줄기의 하늘빛이 물결 가득 비춘 것처럼, 하늘의 평화가 우리네 영혼을 덮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최소진 작가는 ‘일렁이는 따뜻한 온기’의 작품으로 수평선 너머 대자연의 온기를 느끼며, 고요함을 만끽하는 인간의 모습을 따뜻하면서도 선명하게 그렸다. 최 작가는 “끝없이 바다의 수평선을 바라보는 인간의 유한한 삶을 대비되게 표현했다. 하지만 유한한 우리의 인생에서 우리의 삶이 혼자가 아니며, 나를 응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최소진 작가, ‘일렁이는 따뜻한 온기’

크리스천 청년작가로서 작품을 통해 기독교 세계관을 담아내고자 한다는 그는 “작품을 통해 직접적이지 않으면서도, 영적인 깨달음이나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지에 대해 늘 고민한다”고 전했다. 또한 최 작가는 “현 시대의 트렌드를 읽고, 그 안에서 다양한 해석을 통해 기독교적 질문을 던지는 청년작가들이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코로나19 상황에도 전시회를 찾는 방문객들이 따뜻한 마음을 얻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KCAA 회장 방효성 작가는 “미술계를 이끌어갈 신실한 기독청년작가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그려본다. 전시명과 같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다져진 젊은 예술인들은 혼탁한 세상 문화 속에 동화되지 않고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조형적 탁월성을 겸비한 작가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은 곧 한국교회의 자랑이기도 하다”면서 “청년작가전의 타이틀로 사용하는 ‘Soul & Spirit’은 히브리서에 나오는 하나님의 말씀을 표현한 따옴표로서 영성 어린 작품의 자리”라고 전시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1966년 창립된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는 기독교 미술인들의 신앙과 열정으로 57년째를 맞이했다. 협회는 기독미술 미래를 이끌어갈 기독미술 청년작가 발굴 사역의 중요성을 인식해 매년 열리는 정기전 기간에 청년작가를 추천받아 심사 후 청년작가상을 수여하고 있다. 또한 이들 작가를 매년 전시회를 열어 기독청년작들이 지속적으로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출구를 마련해 기독 문화 확장에 힘쓰고 있다.

채진숙 작가, ‘내 안에 계셔(living in me)’
채진숙 작가, ‘내 안에 계셔(living in me)’
문지영 작가는 ‘박스, 페인트’
문지영 작가, ‘박스, 페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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