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사랑이 제겐 신앙의 실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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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사랑이 제겐 신앙의 실천입니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2.02.0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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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크리스천 ② 마을찻집 ‘마주이야기’ 찻집지기 이선아 성도

하나님의 마음으로 자연 바라봐

북한산자락 인수동에는 ‘마주이야기’라는 이름의 마을찻집이 있다. 요즘 카페들이 주로 화려한 조명을 기본으로 인테리어를 하는 것과 달리 들어서자마자 강하게 들어오는 자연광과 각종 나무 집기들이 자연스럽고 따뜻하다는 느낌을 준다. 진열대 한쪽에 놓인 ‘지구별을 지키는 아름다운 걸음’이라는 문구와 소박한 그림이 눈을 사로잡는다. 이조차도 버리는 종이상자 뒷면을 활용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찻집지기의 집요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마주이야기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편히 와서 담소를 나누며 쉴 수 있는 마을찻집이자 마을 사랑방이다. 그리고 과한 육식문화로 인한 환경문제,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가 있는 유기농 채식카페이다.

우리 땅에서 나는 우리 밀, 우리 콩과 제철재료로 빵과 음료를 만든다. 일회용품은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손님들도 다회용품을 맡겨두고 사용한다. 포장 시 다회용품이 없다면 마주이야기에서 대여해주기도 한다. 외부에서 온 손님이 일회용품을 요청할 경우, 그냥 보내는 일이 있을지언정 원칙을 깨지 않는다. 이 또한 하나의 ‘환경 교육’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주인장의 생각이다.

이곳에서 빵을 굽고 차를 내리며 손님을 맞이하는 찻집지기 이선아 씨(샛별나무교회)의 지구별 사랑은 자연스럽게 환경운동가들과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의 청년 이사로도 함께하고 있다. 이 씨는 일터에서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환경보호를 실천한다. 플라스틱 제품 사용 안 하기, 쓰레기 줄이기, 물병이나 도시락을 싸서 다니기 등 기본적인 행동들은 이미 그에게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다. 어찌 보면 불편할 수 있는 일들이지만 그에게는 신념을 지키는 일이자, 신앙의 고백이기도 하다.

“창세기를 보면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좋았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지금 이 시대는 보시기에 아프실 것 같아요. 청지기의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부끄러워지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떤 것을 실천할까 고민한 결과가 지금의 저의 삶이고, 마주이야기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여전히 부족함을 느낍니다. 도시에 살고 있기에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거든요. 일하다 보면 쓰레기를 완전히 줄일 수도 없죠. 그럴 때마다 자연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이선아 씨는 다른 많은 크리스천들이 지구 사랑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이 일이 단순히 불편하기만 한 일이 아니라고 했다. 작은 실천들로 자연에 조금이나마 해를 덜 끼치는 삶의 뿌듯함과 소소한 기쁨을 이야기했다.

“삶의 규모와 욕망을 단순화시켜 가면서 그 안에서 기쁨을 누리면서 내가 내 손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고, 함께하는 관계망 속에서 함께 이뤄가는 것. 완벽하진 않더라도 조금이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지켜나가다 보면 뭐랄까 뿌듯하기도 하고 삶에 작은 기쁨이 쌓이는 것 같아요. 그 기쁨이 과장되거나 허황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제 주변에서부터 느끼시는 것 같고요. 더 많은 이들과 기쁨을 공유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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