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도 이 길을 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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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도 이 길을 가려나?
  • 장창영 목사
  • 승인 2022.01.2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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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영 목사의 목회 매뉴얼 ①
장창영 목사/빛과소금의교회

내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 그러니까 대학교 2학년이었던 것 같다. 기독교 서점에서 내 눈에 들어왔던 한 권의 책이 있었다. 김남준 목사님께서 집필하신 ‘자네, 정말 그 길을 가려나’였다. 책 제목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자네…정말 그 길을, 목회자의 길을, 십자가의 길을, 아골 골짝 빈들에도 복음 들고 정말 가려나?”라고 말이다. 

신대원을 졸업할 무렵, 하나님께서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교회 개척자로 부르셨다. 교회를 개척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때는 미처 몰랐다. 그러나 주님의 음성에 기쁨으로 순종했다. 그리고 한 해 한 해를 지나 지금 16년이 되어가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한 해를 시작할 때마다 나에게 물으신다.

“장 목사, 여전히 이 길을 가겠는가?”

그리고 나는 대답했다. “주님, 부족하고 허물 많은 종이지만 이 길을 계속 가겠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어려운 때다. 특별히 작은 교회 목회자들의 삶은 겨울 만큼이나 춥고 외롭고 힘겨운 시간들이었다. 이 영적 추위가 언제쯤 꺾일지는 아직도 예측이 되지 않는다. 코로나가 극복된다고 한들 한국교회의 실추된 위상이 회복되기란 여전히 기대하기 어렵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앞이 캄캄할 뿐이다. 

이때 주님의 질문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의 진실한 대답이 필요하다. 

“자네, 여전히 이 길을 가겠는가? 코로나로 힘들고, 전도하기 힘들고, 목회하기 참 어려운 이 때에도 여전히 이 길을 가겠는가?” 

목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능력도 아니고, 경험도 아니고, 소명이다. ‘소명’,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셨고 나는 그 부르심에 반응하여 지금 이 길을 가고 있다는 고백과 믿음이다. 이 소명은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된다. 이 소명은 아무리 무능하고 부족해도 그 길 위에 버티고 서 있을 수 있는 능력이 된다. 

부르신 이가 멈추라고 할 때까지 나는 이 길을 계속 갈 것이다. 이 길을 계속 갈 때, 가야할 속도와 방법은 그리 중요하지가 않다. 그것은 각자의 형편을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충분히 이해하시고 배려하신다. 중요한 것은, “이 길을 계속 가느냐”이다. 

한 해가 시작되는 이 시점에, 우리를 부르시고 목회를 시작했을 때의 시점으로 돌아가보자. 주님의 은혜와 감격이 얼마나 뜨거웠던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시고, 은혜 베풀어 주시고, 주님의 종으로 부르신 것이 얼마나 감사했는가? 그리고 주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은 얼마나 컸던가? 

‘올 해도 이 길을 가려나?’라고 물으시는 주님 앞에, 우리 함께 올 해도 멋지게 그 길을 가보자. 


장창영 목사는 백석대 신대원을 졸업하고 지난 2007년 빛과소금의교회를 개척한 15년차 목회자다. 지금까지 국내외 20개 교회를 개척하며 선교적 교회를 실천하고 있으며, 미래목회네트워크를설립해 작은 교회의 자립과 성장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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