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직 목회자, 교단이 나서 적극 지원해야”
상태바
“이중직 목회자, 교단이 나서 적극 지원해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2.01.27 13: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합동 교회자립개발원, 지난 20일 ‘목회자 이중직’ 세미나
“목회자 10명 중 9명 찬성”, “각자도생으로 몰지 말아야”

예장 합동총회 교회자립개발원(이사장:김상복 목사)이 미래자립교회를 위한 다각적인 지원을 위해 목회자 신학전문위원회를 설치하고 지난 20일 대전중앙교회에서 제1차 공개세미나를 온·오프라인 동시 실시했다. 

현재 합동총회는 제103회 정기총회 결의에 따라 노회가 허락하는 경우 생계형 이중직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실제 목회자들의 상황은 다른 현실이다.

세미나 기조발제에서 목회데이터연구소 김진양 부대표는 “지난해 출석 교인 50인 이하 교회 담임목회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에 달하는 48.6% 목회자가 과거 이중직을 수행했거나 현재도 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항목에서는 적극 시도해야 한다가 40.1%,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응답이 49.4%을 차지해, 10명 중 9명은 찬성하고 있었다”며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김 부대표는 “목회자 이중직 문제는 수동적으로 수용할 것인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판단해야 할 때”며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이중직을 선택하지만 이제는 단순 생계유지가 아니라 목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은 교회 목회자들의 상당수가 다양한 이중직을 경험하고 있지만, 보수 성향이 강한 교단의 경우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목회자들이 죄책감에 시달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김 부대표는 “목회자들이 주위 시선에 대한 심적 부담을 심하게 느끼고 있고, 목회와 병행할 수 있는 이중직을 찾기 어렵다는 애로사항이 있다”며 “교단 차원에서 이중직 목회를 신학적, 교단법적으로 지원해 부담을 덜어주고, 목회를 계속할 수 있는 이중직 정보를 제공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총신대 양현표 교수(실천신학)는 ‘두 직업(소명) 목사의 정착 필요성’을 주제로 전한 기조발제에서 “이중직 목사, 자비량 목사는 열악한 목회 환경 속에서 소명과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 확신한다”면서 “성경적, 신학적, 교회사적으로 비난하거나 정죄할 수 없으며, 문화와 상황에 따른 선택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두 직업(이중직) 목회를 위해 △신학적으로 뒷받침하는 교단문화 조성 △ 목회 공인을 위한 교단 법과 제도 정비 △ 교단 신학교에서 목회 커리큘럼 마련 △ 목회 매뉴얼 준비 △ 일자리 창출 △ 목회자 최저생계비 보장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목회사회학연구소장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교단과 노회는 목회자 연대의식을 갖고 서로를 돌보아야 한다”면서 “교단이 일자리 나눔 정책을 시행하고 목회지가 아니더라도 목사로서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 교수는 “건물 중심의 목회를 내려놓고 공동체 중심으로 옮겨가면 새로운 가능성이 생긴다. 교회 울타리를 넘어 직업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목회가 필요하다”며 “일자리를 찾아 나서야 하는 목회자들을 각자도생의 상황으로 몰아넣어서는 안 되며 현실을 인정하고 그 기반에서 교회가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편, 교회자립개발원은 지난해 이중직 신학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중직 목회에 실태조사 실시와 보고회, 전문위원 회의 등 활동을 전개하며 이중직 관련 용어 정리, 이중직 사례 연구, 대안 방안 등을 논의해왔다. 

교회자립개발원 이사장 이상복 목사는 “목회자 이중직의 본질은 교회의 공공성에 있다. 작은 교회를 돕고 함께 일어나는 공교회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기회를 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