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돈룩업? 룩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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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돈룩업? 룩업!”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2.01.11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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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영화 ‘돈룩업’을 보며 세상의 종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영화는 한 천문학과 대학원생이 관측한 혜성이 6개월 후 지구에 충돌할 것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이 대학원생의 이름을 따 ‘디비아스키’라는 이름을 붙인 혜성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알리지만, 사람들은 모두지 믿지를 않는다.

미국의 대통령을 만나고 저명한 tv쇼에 출연하기도 하고,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영 미적지근하다. 혜성의 존재를 ‘미친 사람처럼’ 알리는 그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연출되고, TV쇼에서 답답한 마음에 “우리 모두 100% 뒈진다”라고 외치는 그의 모습은 하나의 ‘밈’이 되어 온라인상에 퍼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우리는 쉽게 웃을 수 없다. 디비아스키처럼, 진리를 외치는 이들이 세상 사람들의 시선에서는 이처럼 우스꽝스럽고 미련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천국과 지옥이 있다”라는 전도자의 외침에 많은 사람들이 이를 외면하거나 비웃으며, “영원히 살아갈 것”처럼 지금의 삶을 살아가기에 말이다.

이처럼 곧 충돌할 혜성을 통해 지구 종말을 외치는 디비아스키의 말은 영화 속 사람들에게는 ‘극단적 종말주의자’들의 허무맹랑한 주장 같아 보일 뿐이다. 하지만, 혜성이 사람들의 눈으로도 관측할 수 있을 만큼 지구 궤도에 가까이 들어서자 여론은 뒤바뀌기 시작한다.

그동안 “자신이 혜성을 보았으며, 저명한 과학자들도 그 사실에 대해 입증했다”라는 고백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믿지 않던 이들이 그제야 비로소 믿기 시작한다. 그리고 신앙심이 약했던 이들도 손을 모으고 기도하기 시작한다. 세상의 종말 앞에 인간이 얼마나 작고 연약한 존재인지 그때야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그러나 이러한 순간에도 영화의 제목처럼 “돈룩업!”을 외치며 떨어지는 혜성이 있는 하늘, 곧 위를 보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할 것을 외치는 무리가 있다. 인간이 가진 과학기술을 통해 혜성을 파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굳센 믿음 때문이다. 어쩌면 영화 속 가상모습이 아닌, 실재의 우리의 모습이 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지구의 종말 앞에 그리고 예수의 재림 앞에 나는 어떠한 모습일지 생각해 본다. 2022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돈룩업” 위를 보지 말라고 외치는 이들에게 “룩업!”이라고 당당히 외칠 수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아지길 바라본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땅에 나그네로 왔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하늘소망’을 품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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