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바벨론 유배의 고통 넘어 ‘하나님의 영광’ 도래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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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 바벨론 유배의 고통 넘어 ‘하나님의 영광’ 도래 선언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2.01.1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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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 “여호와의 영광이 나타나고 모든 육체가 그것을 함께 보리라” (사 40:5)

“너희의 하나님이 이르시되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 너희는 예루살렘의 마음에 닿도록 말하며 그것에게 외치라 그 노역의 때가 끝났고 그 죄악이 사함을 받았느니라 그의 모든 죄로 말미암아 여호와의 손에서 벌을 배나 받았느니라 할지니라 하시니라(사 40:1)” 

이 장엄한 메시지는 히스기야의 쇠퇴와 실책을 담은 39장의 음울함과 극적으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예루살렘 함락과 성전의 파괴, 바벨론 유배의 고통과 절망을 경험한 세대에게 주시는 위로는 참으로 감격스럽습니다. 모세의 규례를 따라 성전 중심의 신앙생활을 하던 유다 백성들은 성전의 파괴와 제사의 중단은 하나님의 임재가 그들을 버리고 떠나신 증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언자들은 하나님의 임재는 예루살렘이나 성전에 고착되지 않았다고 외쳤습니다. 유다가 바벨론에게 무너질 것을 예언한 장본인 예레미야가 자신의 사재를 털어 아나돗의 토지를 매입한 것이 바로 그 메시지를 자신의 삶으로 뒷받침하는 헌신의 표현이었습니다(렘 32장). 

예레미야서는 바벨론 유배가 이스라엘의 소멸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여는 사건임을 알리고 유배된 백성이 대제국 곳곳에 흩어져 번성하여 지경을 넓혀가는 디아스포라 비전을 선포합니다. 

에스겔은 수만 리 떨어진 바벨론 땅에 끌려온 유배 공동체에 하나님의 임재가 함께 하고 있음을, 그리고 그들의 귀환에 하나님의 영광도 함께 하실 것을 확신했습니다. 신비로운 수레로부터 예루살렘을 뒤덮고 온 세상으로 생명수를 흘려보내는 성전의 환상까지, 에스겔서는 이스라엘을 떠나셨다가 다시 돌아와 좌정하시는 ‘여호와삼마’(“여호와께서 거기 계시다”)이신 하나님께로 이스라엘 백성의 마음을 이끌어줍니다(겔 48:35).

이사야서 역시 유배의 고통을 넘어 그들에게 주어질 미래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리라고 선언합니다. 자신들의 죗값을 치렀으니 이제 그들에게 다가오실 하나님의 영광을 기대하고 준비하라는 명령입니다: “외치는 자여 이르되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하게 하라 골짜기마다 돋우어지며 산마다, 언덕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아니한 곳이 평탄하게 되며 험한 곳이 평지가 될 것이요 여호와의 영광이 나타나고 모든 육체가 그것을 함께 보리라 이는 여호와의 입이 말씀하셨느니라”(40:3~5)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에서 테너 레치타티보와 아리아, 그리고 합창으로 이어지는 도입부 세 곡이 모두 이 본문을 바탕으로 하는 것을 눈여겨볼 만합니다. 위로하여라 내 백성을! 내 백성에게 다정히 말해주어라. 산들은 낮아지고 골짜기마다 돋우어지리라! 주의 영광 주의 영광 만민들이 함께 보리라. 주께서 다시 오시는 날까지 울려 퍼질 이 장엄한 메시지는 이사야가 부름받을 때 목격했던 성전에 가득한 여호와의 영광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사야에게만 보여주셨던 그 영광이 이제는 모든 사람의 눈앞에 드러날 것입니다. 성전 안에서만 드러났던 그 영광이 성읍들마다 알려질 것입니다: “아름다운 소식을 시온에 전하는 자여 너는 높은 산에 오르라 아름다운 소식을 예루살렘에 전하는 자여 너는 힘써 소리를 높여라 두려워하지 말고 소리를 높여 유다의 성읍들에게 이르기를 너희의 하나님을 보라 하라”(9절) 우리는 압니다. 이 영광은 결국 메시아 그리스도의 것이라는 것을, 우리의 질고를 지고 슬픔을 당하신 그분, 순한 양같이 입을 열지 않고 백성의 허물을 담당하신 그분(사 53:1~8)이 바로 세상 죄를 지신 하나님의 어린양 그리스도시며(요 1:29), 그분의 영광이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말입니다(요 1:14).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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