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며시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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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며시 웃습니다
  • 이찬용 목사(부천 성만교회)
  • 승인 2022.01.0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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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184)
이찬용 목사(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부천 성만교회)

며칠 전 새벽기도를 나오는데 주나라 집사와 둘째 아들 건후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습니다.

“엥? 우리 건후, 새벽기도 나왔어?”
“네~~” 
“에고~ 대단하네~”

예뻐서 5만 원 용돈을 줬구요. 주면서 물었습니다.

“건후 몇 살이야?”
“14살이요.”
“그래? 그럼 20년 후에 목사님께 100배로 갚아야 한다~”
“네~ 알겠습니다.”

20년 후면 아주 까마득한데, 저는 이미 은퇴한 후의 이야기죠~

다음날 새벽기도 끝내고 제 사무실로 들어오는데, 사무실 앞에 쇼핑백이 놓여 있었구요. 그 쇼핑백 안에는 건후가 보낸 편지와 선물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건후의 허락을 받고 편지를 공개합니다.

이찬용 목사님께
안녕하세요? 윤성수, 주나라 집사 아들 윤건후입니다.
엄마가 이번 주 휴가여서 저희 삼 형제 한 명씩 돌아가면서 새벽기도에 가기로 했는데 가위바위보에서 져 제일 처음으로 새벽기도를 가게 되었어요.
억지로 가는 거라 기분이 우울했는데 교회 엘리베이터에서 목사님을 만나 갑자기 용돈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기분이 짱 좋아지더라구요.
그런데 예배드리고 나오면서 내일과 모레 새벽기도에 올 형과 동생 생각이 났습니다.
괜히 형 동생이 오면 용돈 달라고 오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고…, 저희는 삼 형제라 지출도 크실 거고…, 코로나 때문에 교회도 힘들 테고…, 목사님 20년 후에 100배로 갚으라고 하신 말씀도 생각나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용돈을 저희 삼 형제가 만 원씩 나누어 갖고 나머지 이만 원으로 목사님 선물을 샀어요~^ ^
목 아프실 때마다 하나씩 드세요~
그리고 저희 삼총사가 성만교회에서 훌륭하게 커서 20년 후에 100배로 목사님께 갚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21년 12월 28일  윤건후 올림

 

우리 건후의 편지를 읽으면서 슬며시  웃음이 났습니다.

괜스레 건후가 보내 준 선물들도 그냥 막 먹어선 안 되겠다는 마음도 들구요. 사춘기 힘들게 보낼 시기이고, 말도 무뚝뚝하게  하는 녀석인데, 속은 알차지고 있구나 하는 마음도 들구요.  
목회는요~~ 이런 재미있는 친구들이 곁에 있어서 때론 슬며시 웃게 만들기도 한답니다.

윤성수 주나라 집사가 결혼하고 아이들이 언제 생기나 했는데 세 명의 아들들이 태어나고, 이제 그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고, 이만큼 커서 이제 목사도 생각해 주는 어엿한 믿음의 동지가 되어 가네요. 감사한 일입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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