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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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찾습니다
  • 이웅용 목사
  • 승인 2021.12.28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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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라남도의 군 단위 지원청과 캠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 한 중학교에 방문해 캠프를 진행하던 중 겪은 일화를 소개하고 다음 세대 사역이 미치지 못하는 사역지의 실상을 다뤄 보겠습니다.

일단 학교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100년 넘은 중학교지만 전교생이 27명뿐입니다. 대개 소규모 학교인 경우, 학생들은 꽤 조용한 편이며 급우 관계도 원만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 학생들 면면을 살펴보면 다른 통계 구성을 볼 수 있습니다. 다문화, 편부/모, 조손, 시설 거주, 도농 유학생 등 일반적인 30-40대 성인이 경험했던 과거 학교 구성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 작은 학교의 한 남학생이 캠프 기간 내내 적극성이 없고 심지어 우울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진행하던 전문 캠프 선생님도 당황할 정도로 의욕이 없어 캠프 스태프들은 회의를 진행했고 그 학생과 제가 상담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캠프 장소인 강당에서 벗어나 친구와 운동장에 앉아 볕을 쐬며 대화를 했어요. 그렇지만 대화는 ‘네, 아뇨, 모르겠어요’의 반복이었죠.

공회전만 반복하던 대화를 나눈지 10여분, 이내 대화의 물꼬가 트였어요. 그 물꼬를 튼 질문은 이거예요. ‘남자 형제는 있니? 아빠와 같이 시간은 종종 보내고?’ 그때 친구의 마음이 흔들리더군요. 친구가 대답했습니다. ‘아뇨, 아빠는 몇 달에 한 번 봐요! 누나는 대학교 가서 다른 도시에 있어요. 아빠가 보고 싶어요. 외로워요...’

친구와 대화를 나눈 후, 담임 선생님께 조심스럽게 물었고, 그 친구가 ‘위탁시설’에서 생활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요. 줄줄이 ‘다문화, 이혼’ 등의 정보가 따라오더 군요. 저는 마음이 심란해졌어요. 그때 선생님이 결정타 같은 한 마디를 더 해주셨어요. ‘이 친구와 같은 학생이 여럿 있습니다. 다 착해 보이지만 사실 아이들 속은 외로움이 가득해요.’

27명의 소규모 학교였지만 상황을 조금 더 듣고 나니, 훨씬 더 아픈 상황이 저변에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작은 군 단위 지원청이나 속한 학교 주변에는 선생님이나 이런 친구들을 도울 사람이 없다는 점입니다. 돕고 싶어도 그 지역에 마음을 품은 사람 준비된 사람이 없어요. 그러다 자연히 상상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 친구들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덧붙여 글 서두에서 밝힌 대로, 사역지의 실상을 언급해 보겠습니다. 군 단위 지원청이나 학교 주변에 교회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네, 교회는 있습니다. 문제는 그 교회들에 전문 사역자가 없다는 점입니다. 제 말은 젊은 사역자가 없단 말이 아니라 학교와 지원청과 함께 일하며 청소년을 사랑하며 섬길 사역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교회는 있지만, 재정은 어렵고, 교인은 없으니, 부서 사역자는 사역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 지역에 수백 명의 사역자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5,000여 명의 유초중고 학생을 학교와 지원청과 지역과 연합해 섬길 몇 사람의 준비된 사역자가 필요할 뿐이죠. 그런데 왜 이 5,000여 명을 향한 준비된 사역자는 보이지 않을까요?

정말 청소년을 사랑하는 사역자라면, 이 현장으로 찾아와 이들의 삶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며 조국 구석구석에서 사역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 사람 어디 없을까요? 그 사람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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