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믿는 사람에겐 예정된 ‘역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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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믿는 사람에겐 예정된 ‘역전 드라마’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1.12.28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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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 “천하만국이 주만이 여호와이신 줄을 알게 하옵소서” (사 37:20)

히스기야가 비통해한 것은 랍사게의 도발이 자신의 왕권이나 이스라엘의 명예가 아닌 하나님의 영광을 조롱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선지자 이사야에게 사람을 보내 하나님께서 앗수르를 벌하시고 이스라엘을 보호해주시도록 기도해달라 요청했습니다. 반듯한 신앙을 가진 왕, 시대를 알고 나라를 사랑하는 참 지도자의 모습입니다. 단순하지만 꾸며낼 수 없는 진정성이 여기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이름이 조롱당할 때는 무감각하고 자신이 공격당할 때는 분노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히스기야는 랍사게의 독설 앞에서 자신의 명예보다 하나님의 영광을 걱정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왕이 되었지만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이스라엘 온 백성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았고, 전심을 다해 이스라엘을 믿음의 길로 이끌었던 사람다운 모습입니다.

이사야의 답이 돌아왔습니다: “너희는 너희 주에게 이렇게 말하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희가 들은 바 앗수르 왕의 종들이 나를 능욕한 말로 말미암아 두려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영을 그의 속에 두리니 그가 소문을 듣고 그의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며 또 내가 그를 그의 고국에서 칼에 죽게 하리라 하셨느니라 하니라”(37:6~7) 

기도는 간절했고, 응답은 간결했습니다. 산헤립이 나 여호와를 능욕한 것이 맞다. 그러니 이 싸움은 내 것이다. 겁내지 마라. 내가 알아서 해결하마… 이 말씀은 모든 상황을 괄호에 넣고 붙이는 종결부호와도 같습니다. 이후에 무슨 일이 벌어진다 해도 결론은 이미 났다는 뜻입니다.

생중계를 놓치고 결과를 벌써 알아버린 뒤 녹화로 보는 야구게임 같다고 할까요? 3회초에 연속실점, 8회초에 만루홈런 허용, 6대 0 스코어에 9회말 마지막 공격… 홈팀이 이길 가능성은 희박한데 입가에 빙그레 미소가 있습니다. ‘암만 저래도 9회말에 7점내고 이긴다 흐흐…’ 결과를 알고 있으니 상황이 암담해보여도 그 모든 어두움은 마지막의 밝은 빛을 더 드러나게 하는 배경이 될 뿐입니다.

앗수르 앞에서 이스라엘의 앞날은 캄캄해보였습니다. 감히 맞설 수 없는 상대. 승리를 확신하고 조롱하는 적. 알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약자의 서러움. 앗수르의 정벌군을 상대로 한 대치란 패색이 짙은 정도가 아니라 필패의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이미 말씀하셨습니다. 이 전쟁은 내 것이다. 너희의 용맹과 지략, 불굴의 의지가 아니라 나의 의지로 저들을 물리칠 것이다. 하나님의 선언을 믿음으로 받아들인 사람에게 이제부터의 모든 상황은 짜릿한 역전드라마가 되는 것입니다.

이후의 모든 상황은 그래서 재방송처럼 보입니다. 산헤립이 다시 유다에게 경고합니다: “너희는 유다의 히스기야 왕에게 이같이 말하여 이르기를 너는 네가 신뢰하는 하나님이 예루살렘이 앗수르 왕의 손에 넘어가지 아니하리라 하는 말에 속지 말라”(11절) 어느 나라가 앗수르의 공격을 견디어낸 적이 있느냐. 어떤 신이 그 나라를 앗수르 왕에게서 건졌느냐?

그러나 앗수르는, 산헤립은, 알아야 했습니다. 약해보이는 상대도 얕보아선 안 된다는 것을. 모든 나라의 신들이 다 헛것이었어도 진짜가 있다는 것을. 그들이 가소롭게 여기는 유다의 신은 만군의 주 여호와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히스기야가 기도합니다. 너무도 정확하게 역사의 향방을 바라보는 촌철살인의 한 문장을 주목해 보십시오: “우리 하나님 여호와여 이제 우리를 [산헤립]의 손에서 구원하사 천하 만국이 주만이 여호와이신줄을 알게 하옵소서”(20절) 

우리 주 여호와는 유일무이하신 하나님이시다! 이것이 하나님 백성이 서 있는 토대, 쉐마의 신앙입니다(신 6:4).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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