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과연 사역의 미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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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과연 사역의 미래일까?
  • 차성진 목사(글쓰기 강사)
  • 승인 2021.12.01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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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은, 기성세대들에게 불안감을 가져다 줍니다. 저 기술을 빨리 습득하지 않으면, 도태되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이죠. 그리고 실제로 그 개념을 제 때 습득하지 못한 사람은, 뒤쳐진 사람이라는 오명을 쓰게 됩니다. 제 과거 세대엔 '컴퓨터', '인터넷'이 그러했을 것이고 제가 자랐던 시대엔 '스마트폰', '앱'이 그러했고, 현재는 '메타버스'가 우리 앞에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패러다임이 실생활과 연결되었던 것은 아닙니다. 불완전한 예측으로 등장한 어설픈 패러다임은 무가치하게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무료 국제전화'가 미래라며 1999년 8월에 등장했던 새롬기술은 우리 나라 주식사에 전무후무한 15000% 상승 기록을 세웠지만, 불과 1년만에 원래대로 돌아가고, 또 1년후에는 상장 폐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새로운 패러다임일까요? 어설픈 패러다임일까요?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결과가 틀렸을 때 비난받을 염려가 있는 일이기에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MZ세대의 일원으로서, 또 동시에 선배 목회자님들의 불안감을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으로서 감히 말씀드리자면, '메타버스를 습득하느라 분주해 하시거나 불안해하실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제 예측입니다.

메타버스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인듯 이야기하지만, 가상 공간에서 캐릭터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는 행위는 이미 1990년대 말부터 온라인 게임의 형태로 등장했습니다. 메타버스를 표방하는 몇몇 어플과 게임들을 다루어보았지만, '이것이 기존의 온라인게임과 무엇이 다른가?' 했을 때, 큰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더러는 '상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르다'고 하지만, 이미 온라인게임이 상거래로 이어진지 20년이 넘었고 '실시간 영상 통화로 소통이 가능하다' 는 장점을 말씀하시기도 하지만, 그렇다면 '이것이 '줌, 구글미트'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하는 반박에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진입 장벽이 높다는 단점이 추가될 뿐입니다. 더불어 이미 비대면 시대를 만 2년 가까이 맞이하면서 우리 모두가 느끼는 것은 비대면은 어디까지나 대면의 임시 방편일 뿐 완벽한 대체재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만약 코로나 시대가 막을 내린다면 '현재 메타버스를 표방하는 앱들이 얼마나 더 가치 있을 것인가?' 에 대해선 그 누구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영미권의 유명한 게임잡지인 'PC게이머'에서는 거친 단어를 사용해 '메타버스는 헛소리다'라고 평하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메타버스의 전망이 아주 어두운 것은 아닙니다. VR과 AR의 사용이 본격화 되어서 더이상 핸드폰, 모니터 속의 가상공간이 아니라, 3D로 현실 속에 구현된 메타버스라고 한다면 분명 새로운 세상으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페이스북도 회사명을 '메타'로 변경하고 VR회사인 오큘러스를 합병한 것이겠죠. 그러나 여전히 기술적으로는 먼 이야기인 것이 사실입니다. VR기기는 편리하다 말하기 어렵고, AR기술도 보조 장치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등 아직 태동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즉, 메타버스를 사역의 미래라고 이야기하기엔 MZ세대에게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메타버스의 장점들은 이미 다른 컨텐츠로 경험해 보았거나, 혹은 아직 구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이 메타버스라는 단어는 실 사용자보다는 새로운 패러다임 앞에 기성세대 느끼는 불안함을 이용해 상업적 이득이나 주가 상승을 노리는 세력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교계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마치 이 단어를 모르면 사역에 실패할 것 같은 불안감을 주어 그것을 기반으로 강연, 세미나, 출판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죠. 이런 흐름들은 시대를 불문하고 언제든 있었습니다. 불과 5년 전에는 4차 산업이라는 단어가 이런 목적으로 사용되곤 했던 것처럼요.

'미래를 대비하고, 다음 세대를 알아가자' 는 외침 아래 이루어지는 일들은 분명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사역을 잘 하고 계신 기성세대에게 불필요한 불안감을 주어, 그 분들이 본질에 집중하실 시간을 뺏는 것은 분명 경계해야 할 움직이라고 봅니다.

차성진 목사(글쓰기 강사)
차성진 목사(글쓰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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