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과 함께 예수님 사랑 배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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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과 함께 예수님 사랑 배달합니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11.16 0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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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주인공입니다 (31)노년부 봉사자

“나이 먹으며 어르신들과 더 가까워져”

▲군산중동교회 문형심 권사가 반찬 배달을 위해 도시락을 싸고 있다.
군산중동교회 문형심 권사가 반찬 배달을 위해 도시락을 싸고 있다.

군산중동교회(담임:서종표 목사)는 ‘실버 사역’을 잘 하기로 전국에서 소문난 교회다. 담임인 서종표 목사는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어려운 역사를 몸소 겪은 분들을 섬기는 것이야말로 교회가 할 일”이라며 늘 ‘어르신 공경’을 강조한다.

이 교회에서 44년째 신앙생활을 하는 문형심 권사는 서 목사가 부임한 2000년대 중반부터 실버 사역에 동참하고 있다. 70대 중반인 문 권사 자신이 사역의 대상이 될 연배이지만 여전히 왕성하게 봉사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노(老)-노(老) 케어’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처음 봉사를 시작했을 때가 60대였죠. 그때만 해도 우리 교회가 섬기는 분들이 저에게도 ‘어르신’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분들 나이에 점점 가까워집니다. 좋은 점은 갈수록 제가 그분들과 심리적으로 더 잘 통한다는 겁니다. 섬김을 받는 분들도 저를 더욱 친숙하게 느끼고 좋아하신다고 해요.”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실버 사역의 여러 파트를 감당했다. 특히 교회가 매년 어르신들을 모시고 떠나는 해외여행에 섬김이로 참여했던 일은 문 권사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자녀 된 마음으로 섬겼어요. 요즘 어떤 자녀가 부모 모시고 해외여행을 갑니까. 교회가 자식들 대신 효도를 하는 거죠. 교인 서너 명이 한 분씩 맡아서 섬겨드립니다. 거동부터 말동무까지 전인적으로 돌봐드립니다. 교인이 아닌데도 ‘중동교회가 정말 좋은 일을 한다’고 자녀들에게 입이 닳도록 자랑을 하는 어르신들을 많이 봤습니다. 그 자녀들이 감사한 마음으로 교회에 왔다가 예수를 영접하는 일들도 많죠.”

현재 문 권사는 반찬 배달 하나만 맡고 있다. 운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스스로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할 수 있을 때까지 봉사하고 싶다고 했다.

“저는 기동력이 있으니까 먼 데까지 몇 가정씩 배달이 가능합니다. 매주 수요일에 네 가정을 방문하다가 최근에는 한 분이 돌아가시면서 세 가정만 방문하고 있습니다.”

배달을 가면 반찬만 드리고 오는 것이 아니라 받는 이들의 건강 상태도 확인하고 말동무도 되어준다. 문 권사는 “밑반찬을 주는 게 아니라 사랑을 주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섬김의 이유가 되시는 예수님의 사랑이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신경 쓴다.

배달에 나서기 전 교회에서 도시락에 반찬을 담을 때도 봉사자들끼리 꼭 하는 말이 있다.

“우리가 개인으로 주는 것도 아니고 교회의 이름으로 주고 예수님 이름으로 드리는 거니까 최대한 정성스럽게 담자고 하죠. 그리고 소홀하게 하지 말자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자고 독려합니다. 저희가 가면 어르신들이 꼭 고맙다고 하시는데 그때마다 ‘제가 아니라 예수님께 고맙다고 하시라’고 하죠.”

문 권사는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외로움도 깊어지고 있다고 했다.

“교회에서 해오던 노인대학이 코로나로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재미를 잃었습니다. 교회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좋아하셨지만, 그날그날 나간다는 것 자체가 그분들에게는 큰 낙이거든요. 그리고 밥 한 끼지만 교회에서 식사 하시고 차로 모셔오고 모셔드리는 것들이 젊은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는 큰 의미입니다. 빨리 코로나가 끝나고 어르신들이 편하게 다시 모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어르신들이 행복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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