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미래의 한국교회에게 어떤 길을 제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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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미래의 한국교회에게 어떤 길을 제시할까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11.1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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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임경근 목사, 신간 ‘한국 교회사 걷기’ 펴내
한민족에 임하신 하나님의 손길 따라가다 만나는 은혜
임 목사는 “역사를 본다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과거를 바라보며 지혜를 얻고 미래를 보며 소망을 갖는 일”이라고 말했다.
임 목사는 “역사를 본다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과거를 바라보며 지혜를 얻고 미래를 보며 소망을 갖는 일”이라고 말했다.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매주 40분씩 세계교회 역사와 한국교회 역사를 가르치는 교회가 있다. 바로 용인에 위치한 다우리교회(담임:임경근 목사)다. 임 목사는 국내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네덜란드에서 유학하며 교회사로 석·박사를 받았다. 

임 목사가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것은 단순히 자신의 전공 분야를 목회에 접목하려는 차원이 아니다. “교회 역사를 배우면 하나님이 일하시는 섭리와 통치를 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개척교회이다 보니 수업에는 초중고생들이 모두 참여한다. 학부모들도 자연스레 한 공간에서 임 목사의 강의를 함께 듣는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강의가 진행되는데 어떨 때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한다. 듣는 이가 좋아하는 강의를 만들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다. 

임 목사는 최근 강의를 위해 만들었던 귀한 원고들을 모아 전 세대가 함께 볼 수 있는 한국교회 역사서 ‘한국 교회사 걷기’(두란노)로 펴냈다. 임 목사는 “역사를 본다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과거를 바라보며 지혜를 얻고 미래를 보며 소망을 갖는 일”이라고 책을 펴낸 이유를 설명했다. 더 나아가 교회의 역사를 알아가는 것은 교인의 의무라고 했다. 

“종교개혁자 칼뱅은 ‘교회는 신자의 어머니’라고 했습니다. 교회가 신자를 돌보고 영적 양식을 공급하며 영적으로 돌보기 때문에 어머니와 같다는 뜻입니다. 자식으로서 어머니가 어떤 역사를 거쳐왔는지 관심이 없다면 어불성설 아닐까요. 교회사를 배우면 먼저 자기 자신, 다음으로 교회, 그리고 과거와 미래의 보편 교회를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교회를 잘 섬기게 됩니다.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를 만들 듯, 과거 한국교회 역사를 통해 현재의 교회를 돌아보고 더 나은 미래 교회를 고민해보기를 바랍니다. 편린처럼 알고 있던 교회 역사의 퍼즐을 맞추다 보면 나와 대한민국을 향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임 목사는 지난해 ‘세계 교회사 걷기’(두란노)를 먼저 발간했다. 세계교회 역사의 흐름을 먼저 소개한 것은 세계교회사 속 아직 ‘어린아이’와도 같은 한국교회를 들여다보게 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임 목사는 “한민족이 오랫동안 불신과 우상숭배로 살아왔다. 안타깝게도 그 역사가 꽤 길다”며 “하지만 한민족에게 복음이 전해지지 않고 교회가 세워지지 않았던 역사도 하나님의 다스림 가운데 있었다. 우리는 이것을 ‘일반 은총’ 혹은 ‘일반 은혜’ 또는 ‘자연 계시’나 ‘일반 계시’라는 용어로 정리한다”고 설명했다. 유구한 한민족의 역사도 기독교 역사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지만, 책에서는 공식적으로 한반도에 교회가 들어온 전후의 역사에 집중한다. 한국교회사 전반을 다루지만, 해방 이후는 장로교를 중심으로 기술했다. 

임 목사의 소속 교단인 고신교회와 관련해 신사참배 대목에 좀 더 힘을 준 것도 특징이다. 

“책에서 의도적으로 신사참배 문제를 강조했습니다. 심사참배의 문제가 적어도 장로교회에서는 정체성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습니다. 한국교회 주류 역사학계는 신사참배를 한 사람들을 피해자로 보고, 반대운동을 한 사람들을 율법적이고 별난 사람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시 일부 지도자는 신사참배를 반대하다가 감옥 간 이들에게 ‘당신들만 고생했어? 감옥 못 간 우리의 양심이 더 힘들었다’고 적반하장식의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죠. 한국기독교장로회를 제외하면 아직도 신사참배를 한 교단들이 총회 차원에서 회개한 적이 없으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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