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상태바
부모의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11.10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이 주인공입니다(30) 교회학교 고3 담임교사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하나님께 영광 돌리길”

영안교회 고등부 유도연 교사가 수험생을 위한 기도회에서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영안교회 고등부 유도연 교사가 수험생을 위한 기도회에서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교회마다 수험생을 위한 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8일 저녁 서울시 중랑구에 위치한 영안교회(담임:양병희 목사)에서도 기도회가 진행됐다. 참석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험생 부모들의 간절한 기도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다. 수험생 부모라기엔 언뜻 봐도 어려 보이는 이 청년은 교회 고등부에서 고3반을 맡고 있는 유도연 교사다.

개인사업을 하는 유 교사는 수험생을 위한 기도회가 시작한 지난달부터 틈틈이 참석해 제자들을 위해 손을 모았다. 코로나로 인해 출석하지 않고 있는 4명을 포함해 총 8명의 제자가 곧 수능을 본다. 유 교사는 제자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불러가며 간절하게 하나님께 기도했다.

고등부를 졸업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고등부 교사로 섬겨왔다. 영안교회에서 섬긴 시간만 벌써 13년째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고3반을 담당하는 해가 많았다.

“아이들이 수능이 다가올수록 많이 힘들어합니다. 아무래도 토요일 늦게까지 공부하고 다음 날 교회에 나오다 보니 잠이 부족해서 피곤해하기도 하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 아무래도 안쓰럽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반갑게 맞이해주고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주는 것뿐입니다.”

기도회에서만 기도하는 것은 아니다. 기회가 되는대로 아이들이 보내준 기도제목을 중심으로 기도한다.

“원하는 학교나 학과를 구체적으로 기도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시험 그 자체가 아닙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이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아이들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죠.”

고3 아이들을 주로 맡다 보니 함께 보내는 1년 후에 같은 청년부 소속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유 교사가 20대나 30대 초반일 때까지는 ‘선생님’이던 호칭이 금세 ‘언니’·‘누나’로 바뀌곤 했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는 제자들에게 “선생님으로 남고 싶다”고 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제는 나이 차이가 적지 않으니까 누나나 언니보다는 선생님이 자연스럽더라고요. 실제 나이 차이도 조카뻘 정도가 됐네요. 이따금 교회에서 만나면 ‘쌤~’ 하면서 다가오는 제자들이 참 반갑게 느껴집니다.”

교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졸업한 제자들이 “선생님처럼 저도 교사 할래요”하고 말할 때다. 유 교사 자신도 중고등학생 시절 존경하던 교회 선생님의 영향으로 교회학교 교사가 되기로 마음먹었기에, 그렇게 말해주는 제자들이 더욱 애틋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부모님과 함께 교회에 출석하는 아이들도 사랑스럽지만, 신앙의 1세대로 홀로 교회에 나오는 제자들에게는 더 마음이 쓰인다.

“수능 전에 목사님이 안수기도를 해주시곤 하는데, 보통 부모님들도 함께 참석하시죠. 그럴 때 홀로 온 아이들에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 아이들 손을 잡고 마치 부모님인 것처럼 같이 가서 기도를 받습니다. 아이를 통해 신앙의 새로운 명문가가 탄생하기를 기대하면서요.”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상황은 아직도 통 익숙해지지 않는다. 유 교사는 이제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는 만큼 다시 제자들과 마주 앉아 간식도 먹고, 신나게 복음을 이야기할 그 날을 기대하고 있다.

“애들아 이제 코로나 핑계로 안 나오는 건 그만하자. 다시 만나서 손도 잡고 예수님 이야기도 나누자. 고3 친구들도 마지막까지 힘내서 최선의 결과를 이뤄내길 함께 기도할게. 수능 끝나면 함께 만나서 맛있는 거 많이 먹자. 사랑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