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가까이 쉰 봉사…이제는 밥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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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가까이 쉰 봉사…이제는 밥하고 싶어”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11.01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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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주인공입니다(29) ‘주방 핸들’ 담당 식당 봉사자

“코로나 끝나면 곧장 주방으로 달려갈래요”

청수백석교회에서 식당 봉사로 섬기고 있는 김춘호 권사.
청수백석교회에서 식당 봉사로 섬기고 있는 김춘호 권사.

청수백석교회(담임:강인한 목사)에서 교회 설립 초창기부터 식당 봉사로 섬기고 있는 김춘호 권사. 김 권사는 교회의 창립 맴버라는 자부심이 높다. 모 교회라 할 수 있는 백석대학교회에 몸담고 있던 때부터 간간히 식당 봉사를 참여해 왔지만, 본격적으로 ‘주방 핸들’을 잡은 건 청수백석에 와서부터였다.

“백석대학교회와 비교하면 일할 사람이 아무래도 적으니까, 초기에 교회 식당을 세팅하는 것부터 해야 했어요. 누가 임명하지도 않았지만, 저 스스로 팀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내 교회’, ‘우리 교회’라는 애정이 컸던 거죠.”

김 권사가 이렇게 식당 봉사를 앞장설 수 있었던 건, 사회에서도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전문성이 바탕이 되니 교회 식당이지만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가 됐다. 담임 목사의 추천으로 김 권사를 섭외해 인터뷰를 나눴지만, 시종일관 겸손 그 자체다.

“고정 식당 봉사는 저랑 현 권사님이라고 연세 많으신 선배가 함께합니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에 구역들이 돌아가면서 헌신해 주고 계시죠. 특히 구역마다 기가 막히게 요리 잘 하시는 분들이 꼭 계셔서 저희가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드러내서 인터뷰하는 것이 많이 조심스러워요. 제가 다 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세상에서 하는 말처럼 저는 숟가락만 얹고 있고, 다른 권사님들이 다 하시는 일이에요.”

김 권사가 매주 식단을 짜는 원칙은 간단하다. 교회에서 허락해준 예산 한도에서 5가지 정도 반찬을 구성한다. 영양을 고려하되 매주 육류는 꼭 들어간다. ‘가장 자신 있는 메뉴가 뭐냐’는 질문에 김 권사는 수줍어하며 “특별히 없다”고 했다. 옆에 있던 동료 집사는 자신 있는 말투로 “하나도 안 빼놓고 다 맛있다”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그런데도 김 권사는 “제가 식품영양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그저 한국식으로 소금 넣고 고추장 넣고 만드는 평범한 음식”이라고 다시 한 발 뒤로 뺀다. 그리고는 “목구멍이 열려야 귓구멍이 열린다고 어떤 목사님께서 말씀하시더라. 교회에서 밥을 잘 먹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 권사는 매주 식당 봉사를 하기에 앞서 기도를 잊지 않는다.

“교회 밥을 드신 분들이 목사님 말씀을 받고 영적으로도 건강해져서 하나님 일에 충성봉사 하게 해주세요. 구역 식구들이 식당 봉사로 더욱 단합하고 활성화되어서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게 해주세요.”

식당 봉사를 하며 가장 기쁜 순간은 교인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때다. 코로나로 벌써 2년 가까이 성도들에게 음식을 대접하지 못하고 있어 김 권사는 매우 안타깝고 슬프다고 했다.

“성도분들을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권사님 밥 먹고 싶어요’하고 인사를 건네시곤 합니다. 그러면 ‘저도 빨리 먹고 싶어요’하고 답하죠. 그래도 이제는 조만간 교회에서 식사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어요. 목사님께서 지시만 내리시면 곧장 주방으로 달려갈 겁니다. 성도분들, 기대하세요. 코로나 이전보다 더 맛있게, 더 신경 써서 요리해드릴게요. 모두 다 코로나로 어려운데, 우리 조금만 더 힘내고 얼른 극복하고 밥 먹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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