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부터 구해주세요”… 그렇다면 장애인은?
상태바
“어린이부터 구해주세요”… 그렇다면 장애인은?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1.10.29 12: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합 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 지난 28일 세미나

이제는 위기조차도 불평등하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장애인은 재난 약자로 비장애인보다 훨씬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예장 통합 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는 통합 도농사회처와 함께 지난 28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2021 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장애인 복지 선교의 방향을 주제로 한 이번 세미나에는 안교성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코로나 블루를 넘고 다시 코로나 블랙을 넘어’, 이범성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코로나 이후 장애인 목회의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각각 발제를 맡았다.

안교성 교수는 장애인은 일상생활에서도 비장애인에 비해 취약하고 불리하지만 위기가 발생하면 문제점들이 한층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면서 코로나 시대의 장애인은 감염부터 회복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으로 위약하고 불리하고 소외됐다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장애인의 어려운 현실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건강 악화 비율이 더 높았지만 진료 비율은 더 낮았다. 감염에 대한 걱정과 우울감도 높았고 돌봄 서비스가 중단된 경우도 많았다. 코로나 이후 삶의 불만족도가 높아진 비율 역시 장애인이 더 높았다. 코로나19와 방역대책 관련 정보를 얻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문제는 이렇듯 장애인들이 취약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에 비해 사회의 배려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 교수는 사고가 나면 아이부터 먼저 구하라고 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위기에서 탈출하기 힘든 약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장애인을 먼저 구하라고 말하지는 않는다면서 이는 강하게 표현하면 우생학적 발상에 가깝다고 현 세태를 비판했다.

이를 해결할 대책으로 안 교수는 코로나 위기는 새로운 문제이기에 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장애인 신학이 필요하다면서 재난의 신학, 소외의 신학, 약자의 신학, 전인적 신학, 돌봄의 신학, 자기주도성의 신학을 제시했다.

그는 예수님은 베데스다의 병자에게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고 하셨다. 도움이 필요한 돌봄의 요구에 응답하셨지만 스스로 문제 해결자가 되도록 하신 것이라며 코로나 시대의 장애인 문제도 이런 시각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돌봄의 신학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자기주도성의 신학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가 할 수 있는 일로는 장애인 특화 기독교 교육 장애인의 상황 파악 장애인 사역 정보 공유 장애인 사역 협력 지역에 거주하는 장애인 돌봄 주도적으로 장애인 세우기 등을 제안하면서 장애인 사역의 확장과 지속을 위해서는 신학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매뉴얼 작성과 교육 및 훈련, 사역 관리 및 평가,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이범성 교수는 코로나19는 인류가 운명공동체라는 사실을 알려줬다. 때문에 우리의 과제는 공동체성과 유기성을 회복하는 것이라면서 공동체성 회복의 모델을 교회가 제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