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아들은 사춘기, 엄마는 갱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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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아들은 사춘기, 엄마는 갱년기
  • 이병후 목사
  • 승인 2021.10.2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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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후 목사 / 가양제일교회 담임

몇 년 전 어느 한 권사님이 본 교회에 등록하시고 수련회에 참석하셨다.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권사님 차례가 되어 자신을 소개할 때 “아들은 사춘기, 나는 갱년기를 보내고 있는 누구”라고 해서 폭소가 터졌다. 필자의 아내가 늦은 갱년기로 힘들어하고 있는 터라 뭔가 알 수 없는 짠한 마음이 느껴졌다.

사춘기와 갱년기는 사람의 인생에서 피해갈 수 없는 호르몬 변화의 과정이라고 한다. 사춘기는 호르몬이 왕성하게 증가해서 일어난 일이라면 갱년기는 호르몬이 감소해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사춘기 중학교 2학년이 무서워 북한군이 내려오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민감한 행동으로 반항을 하는 것이 사춘기의 특징이다. 반면 갱년기 여성들은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고 몸에 열이 나고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정신적, 신체적 어려움을 호소한다.
하필 엄마와 아들이 사춘기와 갱년기를 동시에 맞이하였다면 모자 사이에도 서로에 대한 불만으로 불꽃 뛰는 싸움이 시작된다. 

수련회 이후 몇 년의 시간이 흘렀다. 최근의 근황을 물었더니 지금은 평안하고 고요해졌다고 한다. 그때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물었더니 하나님 말씀으로 힘 얻었다고 하셨다. 설교 말씀을 들을 때 힘이 났고 성경을 필사하면서 은혜받으며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하셨다. 

교회 안에도 영적으로 사춘기를 겪고 있거나 갱년기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사춘기 아이들처럼 교회 안에 직분을 받고 사역은 하지만 여러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면서 영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교회를 바라보며 불평과 불만이 깊어지면 사춘기 아이들이 가출을 하듯이 교회를 떠나 방황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영적으로 마음을 둘 곳이 없기 때문이다.

사춘기 때 부모가 자녀를 사랑과 애정으로 양육하고 기다려주면 수많은 경험을 통해 성숙해지듯이 아비의 심정으로 기다림과 바르게 가르치는 목양을 하면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사춘기는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타인에 대해 비판의 눈으로 바라보고 반항하던 사람들이 성숙하게 되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로 바뀌게 되듯이 영적으로 사춘기를 겪는 성도들이 삶의 방향과 목적을 발견하여 성숙한 신앙과 삶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갱년기를 보내는 것처럼 영적 갱년기로 힘들어하는 성도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오래된 신자들이나 은퇴자들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영적 갱년기를 겪는 사람들도 영과 육의 변화를 겪으면서 매우 힘들어한다. 영적 갱년기의 성도들은 다른 성도들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지난 삶의 기준으로 잘못을 판단하거나 옛날의 이야기를 자랑하며 간섭한다. 행동보다 말이 많아진다. 영적 갱년기를 뛰어넘고 변함없이 충성하는 성도들은 훨씬 더 많다. 이런 영적 갱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후원하고 지지해 줌으로서 중심을 잡아주는 존경 받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

신앙생활은 끝까지 달려가는 것이다. 신앙생활 과정에서 누구든지 사춘기나 갱년기 같은 진통을 겪을 수 있겠지만 반드시 극복하고 주님 만날 때까지 달려갈 길과 주님께 받은 사명을 잘 감당하여 영광의 면류관을 받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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