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쓸 적기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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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쓸 적기가 온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10.27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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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드 코로나시대, 한국교회 무엇을 회복해야 하나 ③ ‘디다케(가르침)’

디지털 원주민인 다음세대에게 걸맞은 교육 방식 찾아야
온라인과 오프라인 병행은 숙명…교육의 본질은 고수해야

위드 코로나가 예고되면서 주일학교 사역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상황을 교회교육의 새 장을 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가 예고되면서 주일학교 사역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상황을 교회교육의 새 장을 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주일학교의 위기는 코로나 이후 나타난 새삼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이대로 가다간 주일학교가 다 무너진다”는 위기감이 한국교회의 턱밑까지 당도한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코로나가 닥쳤으니 위기의식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다. 

출산율 저하로 주일학교를 구성할 ‘다음세대’의 물리적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신앙’보다 ‘학업’을 우선시하는 풍조도 오래된 숙제다. 교회의 주요 직분자의 자녀라 할지라도 ‘주일성수’보다 ‘대학입시’를 우선시하고 대학에 가서는 교회를 완전히 떠나버리는 현상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코로나는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일학교를 더욱 움츠러들게 했다.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주일학교 사역자들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비정상적 상황 앞에서 절망할 겨를도 없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총동원해 붕괴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전국 각지의 교회에서 코로나에 맞서 펼친 절박한 전투들이 의외의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다가올 위드 코로나 상황은 어쩌면 의외의 성과를 놀라운 가능성으로 바꿀 좋은 시험대일지도 모른다. 

 

현장의 중요성 강조해야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위드 코로나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방역 조치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여전히 많은 부모가 현장예배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일학교사역자모임 대표 고상범 목사는 “한국 성도 10명 중 약 7명이 굳이 현장예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며 “코로나19 이후 성도들의 예배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뜻이다. 부모들이 현장예배에 오지 않으니 덩달아 아이들도 교회에 나올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해왔던 비대면 영상예배의 한시적 병행은 불가피하다. 다만 교회에선 현장예배에 대한 중요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고 목사는 “영상예배는 어디까지나 코로나19로 인한 임시방편”이라며 “다음세대들이 교회로 나오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목사는 “가장 큰 걱정은 온라인에 익숙해져 버린 학생들 머릿속에 ‘교회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자리 잡는 것”이라며 “교회 밖 세상은 따라가기 힘겨울 정도로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메타버스의 시대에 교회는, 그리고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교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온라인 사역에 투자하라

동시에 2년 가까이 교회들이 불가피하게 체득한 ‘온라인’과 ‘비대면’ 노하우는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시도해보지 않았을 ‘온라인 여름성경학교’나 ‘줌 큐티 모임’ 등은 ‘디지털 원주민’으로 불리는 Z세대들에게는 오히려 친숙함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고 목사는 “앞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며 주중에는 부모와 함께하는 가정예배, 큐티 등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주일에는 교사들과 대면과 비대면을 통한 신앙교육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 회장 유재덕 교수(서울신대)는 “교회교육은 급변하는 주변 상황의 변화를 기회로 삼아서 적극적으로 도전할 필요가 있다”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상호 결합한 ‘모바일(또는 온라인) 교회학교를 운영하는 동시에 비대면과 면대면 학습을 혼용하는 학습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과의 밀접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홈스쿨링’ 형태의 교회학교 운영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유 교수는 “주일에 학습자들이 교회학교에 참석하는 게 불가능할 경우 홈스쿨링은 충분히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정상적인 홈스쿨링 운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습자들의 학습을 도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교육을 받았을 뿐 아니라 시간적으로 여력이 있는 부모의 존재가 전제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또 “부모가 가정에서 홈스쿨링을 시도하기 어려울 때는 교회학교 교사들이 학습자들을 방문해서 지도하는 방식으로 홈스쿨링을 병행하는 것도 무방하다”며 “교단이나 지역별 교회학교 차원에서 교육에 필요한 전자도서나 독서 자료를 제공하는 이른바 모바일 도서관 운영 같은 정책을 발전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르침엔 돌봄이 병행돼야

효과적인 가르침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돌봄이 요구된다. 고상범 목사는 “예배에 나오는 아이들에게 이름 한 번 더 불러주고, 눈도 한 번 더 마주치려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위드 코로나 시대의 주일학교는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것보다 아이들의 영혼과 삶을 돌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 차원에서 소그룹 활동의 강화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소그룹 활동은 코로나로 인해 가장 크게 위축된 주일학교 사역이기도 하다. 고 목사는 “주일학교 교사는 반을 목회한다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슴에 품고 가르쳐야 한다”며 “반목회 소그룹의 성공은 교사에게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교회의 장년과 주일학교 아이들을 일대일(1:1)로 연결해주는 ‘멘토링’도 시도해볼 만하다. 꼭 장년이 아니어도 주일학교의 고학년과 저학년을 매칭하는 방법도 있다. 멘토와 멘티는 가능하면 주일에 일대일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짧은 시간이라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멘토가 멘티의 손을 잡고 기도해줄 수 있다면 멘토링의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 

교사와 교회의 관심과 돌봄도 중요하지만 다음세대 신앙교육의 가장 중요한 주체는 역시 부모다. 고 목사는 “부모를 신앙교사로 세우라”고 권유하면서 “교회에서 다음세대는 부모세대의 묵인과 방조 아래에서 교회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가정에서 부모가 신앙의 교사로 세워져야 믿음의 세대 계승을 이야기할 수 있다. 주일학교는 부모가 데려다주는 아이들을 받아서 양육하는 것으로 만족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11월 11일 온라인 구글미트를 통해 '위드 코로나 시대의 주일학교 목회전략'을 주제로 교사 세미나가 열린다. 주일학교사역자모임이 주최하는 세미나에서는 고상범 목사가 '위드 코로나 주일학교 목회전략'과 '메타버스시대 다음세대와 주일학교'를 주제로 특강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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