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연합기관 첫 대면… 입장 차이만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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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연합기관 첫 대면… 입장 차이만 재확인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10.2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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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각 기관 대표들 한 자리에
한교연·한기총 어떻게 설득할지 관건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이 처음으로 기관 통합을 위한 만남을 가졌다. 지난 22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진행된 3자 회담에는 각 기관 대표들이 자리했다.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이 처음으로 기관 통합을 위한 만남을 가졌다. 지난 22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진행된 3자 회담에는 각 기관 대표들이 자리했다.

한국교회 보수 연합단체들이 약속했던 통합 논의 기한인 30일을 목전에 두고 첫 만남을 가졌다. 아직까지 이렇다할만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통합 추진 시한을 오는 11월 2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 22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장종현·소강석·이철 목사)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 대표회장:김현성 변호사),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송태섭 목사)의 첫 번째 3자 회담이 진행됐다. 

삼각 대형으로 자리 배치가 이뤄진 가운데 한교총에서 8명, 한기총에서 9명, 한교연에서 7명, 총 24명이 참석했다. 지난 8월 한교총이 기관통합준비위를 발족한 이후 처음으로 3개 기관이 함께 모인 자리였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각 기관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불안한 조짐은 개회예배에서부터 포착됐다. 설교를 전한 한교연 증경총회장 권태진 목사는 “형제가 협력하여 동거함이 아름답다는 성경의 말씀을 믿고 실천하려 노력하지만, 우리의 현실을 보면 동거함이 과연 유익한가를 보게 된다”며 “형제가 동거함이 아름답고 연합함이 유익이어야 하는데, 연합하여 싸울 것 같으면 한국교회에 어떤 유익이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권 목사는 “물론 한국교회는 하나가 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어떤 정신으로 하나 될 것인가를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며 통합의 목적보다 명분을 강조했다. 

2부 회담에서는 각 기관 대표회장들이 차례대로 인사말을 전했다. 한교총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는 권 목사의 발언을 의식한 듯 “한국교회의 연합은 동거의 차원을 넘어서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한국교회는 네오막시즘의 무차별한 공격 앞에 서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 코로나를 맞았다. 한마음을 가지고 싸워도 힘들 판에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이질감을 느끼면서 한국교회를 지키기에는 너무 힘들고 벅차다”며 “공공선을 위해 이 자리에 모인 줄로 안다. 세 기관이 마음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을 것”이라고 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어진 각 기관 통추위원장 발언에서 한기총 임시 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와 한교연 통추위원장 권태진 목사가 서로 원론적인 태도를 고수하면서 통합의 난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 변호사는 ‘한기총 내 이단 문제’와 관련해 “거론되는 이들도 한기총 회원이며 그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회개할 기회를 주고 회개하면 용서해줘야 한다”며 이단 회원들에 대한 포용을 촉구했다. 여기에 명칭도 ‘한기총’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변호사는 “지금 한기총의 이미지가 좋지 않다고 할지 모르나 한기총은 32년 전 처음으로 탄생한 한국교회 보수 연합기관”이라며 “부끄러운 역사도 역사다. 듣기 불편할 수 있지만 돌아가서 곰곰이 생각해 달라”며 한기총 중심의 통합을 요청했다. 

한교연 통추위원장 권태진 목사는 한기총 김현성 대표회장이 변호사인 점을 지적하면서 “변호사가 와서 통합을 했다는 역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이 한교연 안에 있다. 변호사님은 엄밀히 따지면 국가에서 보낸 분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교총을 향해서는 “한교총 내에 통합을 반대하는 교단들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감지하고 있다”며 “대표들끼리 만나서 통합 서명을 하더라도 각 교단 총회가 이를 부결하면 대표들 입장이 상당히 비참해질 수 있다”고 과정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후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모든 순서가 끝난 뒤 한교총 통준위 대변인 지형은 목사가 모임의 3개 기관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는 △한국교회와 민족 앞에 한국교회를 바르게 섬기지 못한 일을 통회하는 심정으로 회개할 것 △한국교회는 철저한 방역에 힘쓰며 자율적인 예배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 △세 연합기관은 서로 존중하며 연합기관의 통합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통상적인 내용만 담겼다.

첫 모임을 담담히 지켜본 한교총은 지난 25일 통준위 5차 모임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한교총은 한기총 내 이단 관련 연구와 처리를 위해 연합기관 통합의 기한을 11월 20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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