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앞에서 거만을 부리는 순간, ‘나락’의 길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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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앞에서 거만을 부리는 순간, ‘나락’의 길로 들어선다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1.10.27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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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 “주의 일을 시온 산과 예루살렘에 다 행하신 후에” (사 10:13)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진노를 부르는 행동을 멈추지 않자 하나님께서는 앗수르를 움직여 이스라엘을 징계하셨습니다. “그는 내 진노의 막대기요 그 손의 몽둥이는 내 분노라”(10:5)

앗수르인들은 철퇴(몽둥이)로 상대의 머리를 부수는 사나운 전사들이었습니다. 자신이 하나님의 진노를 집행하는 몽둥이일 뿐이란 것을 모르고 자신의 힘에 취한 그들은 살육과 파괴를 즐기는 괴물이 되어버렸습니다. 전투에서 패배한 상대방 병사들을 쇠꼬챙이에 꽂아두어 고통에 몸부림치며 죽게 하는가 하면, 여인들과 아이들을 가리지 않고 몰살했으며 잘라낸 머리를 산처럼 쌓고 사람의 가죽을 벗겨 성에 널어놓는 끔찍한 일들을 저질렀습니다. 게다가 이런 짓들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부조(relief)로 남겨 뭇나라들이 떨게 했습니다. 맹수처럼 용감하다던 앗수르는 야만적 잔인함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앗수르에게 노하십니다. 오롯이 제 힘으로 강대국이 되고 식민지를 거느리게 된 양 거만을 떠는 모습을 신랄하게 비판하십니다.

“앗수르 왕의 말에 나는 내 손의 힘과 내 지혜로 이 일을 행하였나니 나는 총명한 자라 열국의 경계선을 걷어치웠고 그들의 재물을 약탈하였으며 또 용감한 자처럼 위에 거주한 자들을 낮추었으며 내 손으로 열국의 재물을 얻은 것은 새의 보금자리를 얻음 같고 온 세계를 얻은 것은 내버린 알을 주움 같았으나 날개를 치거나 입을 벌리거나 지저귀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하는도다”(13~14절)

나라와 왕들의 흥망성쇠를 손에 쥐신 분이 웃으십니다: “도끼가 어찌 찍는 자에게 스스로 자랑하겠으며 톱이 어찌 켜는 자에게 스스로 큰 체하겠느냐 이는 막대기가 자기를 드는 자를 움직이려 하며 몽둥이가 나무 아닌 사람을 들려 함과 같음이로다”(15절) 세상에서 아무리 무서운 존재라 해도 하나님 앞에서 거만을 부려서는 안 됩니다. 자신이 신적인 존재라고 착각하는 순간 나락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제 앗수르 심판의 타이머가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의 고난이 그치는대로 하나님의 진노는 앗수르를 향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주께서 주의 일을 시온 산과 예루살렘에 다 행하신 후에 앗수르 왕의 완악한 마음의 열매와 높은 눈의 자랑을 벌하시리라”(12절) 하나님 백성을 향한 심판은 앗수르가 집행합니다. 그다음은, 앗수르의 차례입니다. 앗수르는 지척에서 부상한 바벨론에게 패권을 빼앗기고 몰락합니다. 바벨론 역시 전성기를 구가하며 근동의 주인 노릇을 이어갔지만, 자신들이 앗수르를 무너뜨렸던 것보다 더 급하고 어이없이 매대-바사 연합군에게 궤멸되고 맙니다. 바사 왕국은 앗수르나 바벨론보다도 넓은 영토를 자랑하며 자신들은 저들보다 더 세련된 문명국이라 자부했지만 역시 새로 부상한 알렉산더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습니다. 영원한 왕국, 영원한 강자는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워주셔야만 권좌에 오를 수 있고, 하나님께서 내려오라 하시면 내려올 수밖에 없는 것이 인생입니다.

이스라엘은 세상의 권력에 기대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애굽을 떨치고 나왔던 과거를 다 잊어버리고 다시 강대국들의 눈치만 살피며 살려는 이들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그 날에 이스라엘의 남은 자와 야곱 족속의 피난한 자들이 다시는 자기를 친 자를 의지하지 아니하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 여호와를 진실하게 의지하리니 남은 자 곧 야곱의 남은 자가 능하신 하나님께로 돌아올 것이라”(20절) 자기를 친 자를 또다시 의지하는 굴욕에서 벗어나 여호와 하나님을 진실하게 의지하는 것. 이것이 오늘도 주의 백성이 복습해야 하는 믿음의 원리입니다.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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