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풍경 관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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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풍경 관전기
  • 김인영 장로
  • 승인 2021.10.2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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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장로/노원창일교회·전 KBS 보도본부장

비대면 시대 대선판이 뜨겁다. 여권은 아슬아슬하게 후보를 확정 지었고, 야권도 최종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누가 되느냐에 따라 이번만큼 나라의 운명의 방향과 미래가 극단적으로 달라질 선거도 드물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나 국가관, 세계관이 여와 야가 확연히 다른 까닭이다. 나라 전체가 나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편 네편이 다르다. 온 국민이 사실상 직간접으로 대선에 이해관계가 달려있다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이다. 그야말로 내전이다. 그만큼 사활을 걸고 폭로와 네거티브전을 벌인다. 뉴스만 보면 정의는 실종되고 나라는 온통 힘센 자와 기생하는 자들의 비리 복마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공정과 기회균등, 정의에 대한 기대가 높았는데 ‘아빠찬스’, ‘엄마찬스’라는 유행어가 나오고  ‘내로남불’은 국제용어가 된 시대상에 냉소와 우울한 마음을 털어내기 힘든 때이다. 후보마다 본인 관련 네거티브 공격에 날을 세우며 목소리를 높이지만 진정성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신앙인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 능력이나 경력은 다 나무랄 데 없으니 좀 더 진실하고 정직하고 언행이 일치하는 후보는 없을까? 나아가 영성 있는 지도자가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까지 해본다. 순진한 생각이리라. 현실이 말해주지 않는가. 도덕적 품성과 고결함, 신앙 관점에서 생각해볼 만한 후보들은 이미 예선에서 탈락해 버린 것이다. 적어도 지지율 추세를 보면 현 시점에선 국민들에게 지도자의 덕목으로 진실과 정직성, 도덕적 윤리적 품격 등은 우선순위는 아닌 것 같다. 진실과 정직 그 자체보다는 그렇게 보이게 하는 정치적 기술적 법적인 능력이 더 중요해 보인다. 임기응변으로 상황을 모면하고 더 큰 거짓말로 덮어버리고 적반하장으로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게 선거판의 큰 능력인 것이다. 솔직하게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고 국민 이해를 구하는 풍경을 기대하면 그야말로 바보인 것이다.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이기기만 하면 된다. 이기면 모든 건 다 용서가 되나 지면 끝장이다. 이심전심으로 하나 된 이들에게 진실은 하찮다. 대중은 어차피 ‘개돼지’이고 ‘가붕개’이니 당장에만 속이면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처방전에 모든 힘이 집중되고 양심에 화인을 맞은 일이 예사로 행해진다. 거짓이나 조작된 진실, 덮어씌우기 등은 선거판에서 더 이상 죄가 아니게 된다. 이미 이전 대선판에서 겪어봤고 이번에도 예외가 아닌 것이다. 관전자들도 진흙탕싸움이 편치는 않지만 으레 그러려니 해버린다.

그러나 세상만사가 끝까지 그리 가지는 않는다. 권력으로 저지른 거짓말은 권력을 잃으면 드러나기 마련이다.  하나님의  공의와 섭리적 간섭 때문이다. 당장은 이겨도 결국엔 지는 것이다. 하지만 권력을 향한 사생결단은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처럼 오늘도 진풍경 대선판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래서 이 말씀이 더욱 간절해지는 요즘이다.

“너는 행악자들로 말미암아 분을 품지 말며 악인의 형통함을 부러워하지 말라. 대저 행악자는 장래가 없겠고 악인의 등불은 꺼지리라”(잠언 24:19~20)

“내가 악인의 큰 세력을 본즉 그 본래의 땅에 서 있는 나뭇잎이 무성함과 같으나 내가 지나갈 그 때에 그는 없어졌나니 내가 찾아도 발견하지 못하였도다.”(시편 37: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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