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든, 주부든, 청년이든 부르신 곳에서 예배하는 이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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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든, 주부든, 청년이든 부르신 곳에서 예배하는 이들로”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1.10.2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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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선교사’ 세우는 가까운교회 이승제 목사
‘삶의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 일꾼 세우는 ‘MCnet’

직장인・사장・창업자・목회자 소모임 네트워킹
“가정과 사회 각층에서 영적 운동 일어나길 꿈꿔”

질풍노도의 시기로 다들 한 번쯤 방황한다는 청소년기, 엄마와 함께 절을 따라 다니며 삼천배를 할 정도로 뼛속까지 모태 불교 신자였다. 그런 그가 대학생 시절, 하나님을 만난 후로는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스스럼없이 ‘예수’를 외치는 전도자가 됐다. 불신자가 예수를 만나 삶이 극적으로 변화되고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됐다면, 그저 흔한 간증 이야기들 중 하나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가까운교회 이승제 담임목사(55・MCnet선교회 대표)의 삶과 사역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복음 전파가 단순히 예수의 십자가 사건을 전하는 것을 넘어 ‘삶과 일상 속에서 부르시는 곳에서 예배자’로 설 수 있도록 인도하는 일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용인 기흥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승제 목사는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의 단순한 복음 전파가 전부라고 믿던 때도 있었지만, 그리스도인의 삶은 생각보다 길다. 하지만 그 긴 시간 동안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알지 못하고, 삶의 현장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기독 청년들이 많다. 이들을 위한 안내자의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까운교회 이승제 담임목사(55)는 크리스천들이 ‘삶과 일상 속에서 부르시는 곳에서 예배자’로 설 수 있도록 MCnet을 설립해 가정과 사회 각층에서 영적 운동이 일어나길 꿈꾸고 있다.
가까운교회 이승제 담임목사(55)는 2015년 MCnet선교회를 설립해 크리스천들이 ‘삶과 일상 속에서 부르시는 곳에서 예배자’로 설 수 있도록 생활선교사를 세우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모태 불교신자, 하나님을 만나다

대학생 시설 한 선교단체를 통해 예수님을 만난 그는 “그리스도 외에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겼노라”는 바울의 고백처럼 만나는 사람마다 쉴 새 없이 복음을 전했으며, 다른 것은 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복음 전파에 매진했다. 이 목사는 “그렇기에 학점 관리도 소홀히 했고, 학과 교수에게는 ‘이럴거면 왜 학교를 다니는 것이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만난 하나님을 불신자 친구들에게 알리고 싶었기에, 복음 전파는 당연한 사명으로 여겼다”고 밝혔다.

그의 신앙적 열정은 과거 어머니를 따라 절에 가서 은공을 드린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어머님이 절에서 치성을 드려 낳은 아들이라는 점에서 저는 숙명적으로 절에 갈 수밖에 없었다. 특별한 날, 날을 잡아 삼천배를 드리기 위해 새벽 3시에 몸을 씻고 밤 9시까지 절을 올렸다. 2000배가 넘어가면 몸을 구부리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나를 이 땅에 태어나게 한 분이 부처님이라고 생각하며 삼천배를 했다”고 회고했다.

어떻게 그런 그가 예수를 만나 변화된 삶을 살게 됐을까. 예수님과의 만남은 대학교 신입생 시절, 선배의 약속을 따라 잘못 들린 동아리방에서 시작됐다. 그는 “명지대학교가 미션스쿨이기 때문에 채플에 참석했고, 거기서 만난 학과 선배가 자신을 찾아오라고 한 동아리방을 소개했다. 그런데 그 때 잘못 찾아간 곳이 CCC(한국대학생선교회)였다”고 전했다.

동아리방에 우연히 들린 신입생을 만난 CCC 회원들은 소중한 한 영혼을 놓치지 않고 전도하며 사랑으로 복음을 전했다. 전도용 소책자인 ‘4영리’를 읽어주고, 전국의 대학생들이 참석하는 ‘CCC여름수련회’로 그를 인도했다. “아침저녁으로 매일 강의와 성경말씀을 듣는데 정말 지옥 같았습니다. 잘못 온 것 같아 그냥 가려고도 했지만, 가겠다는 저를 안고 눈물로 기도하는 선배들의 기도가 있었기에 마지막까지 남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됐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참석한 당시 CCC 여름수련회의 마지막 설교는 CCC 창립자였던 故 김준곤 목사가 맡았다. ‘모든 사람들은 죄인입니다’라는 말씀을 통해 성령님이 그 안에 역사하기 시작했다. “말씀을 듣다 보니 이전에 저질렀던 저의 죄악이 하나둘 떠올라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 누나를 괴롭히고 폭력을 행사했던 저의 어두운 과거가 떠올랐고, 나 같은 죄인을 위해 예수님이 돌아가셨단 사실을 깨닫고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를 믿을 사람은 일어나라”는 설교자의 말씀을 따라 일어났고, 그는 믿음으로 예수를 영접하게 됐다. 이 목사는 “가슴 속으로 파란 빛이 들어오는데 환하게 나를 향해 웃어주는 신의 존재를 가슴 깊이 느끼게 됐다”며, “다음날 성경책을 선물 받았는데,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함이라’는 말씀이 가슴 깊이 와닿았다”고 전했다.

이후 그는 술과 담배를 끊게 됐고, 막걸리를 마시던 캠퍼스 잔디밭에서 성경공부를 하며 완전히 180도 변화된 삶을 살게 됐다. 미션스쿨로 알려진 명지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신앙적으로 모범이 되는 졸업생 1명에게 수여된다는 명지대학 교회 당회장상을 졸업생 대표로 받기도 했다. “학교를 졸업할 때 대학교에서 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매일 전도를 하고 단과대학을 돌며 기도와 찬양을 하며 복음을 전했는데, 하루는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도 사람들이 전도하는 줄 알고 도망갈 정도였습니다.” 그런 그가 대학교를 마치고, CCC 간사로 캠퍼스 선교의 사명을 안고서 살아갔지만, 마음에 한 가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대학생 때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 졸업생들이 사회생활을 하며 적응하지 못하고 상담을 요청하는 이들이 많았던 것이다.

‘부르신 곳’에서 예배하는 이들로

이 목사는 “안타까운 것은 신실한 크리스천 청년일수록 복음을 실제 삶에서 적용하기 어려워 하며, 회사 일에 적응하지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밝히며, “이것은 복음주의가 가진 연약함으로 ‘삶과 신앙’의 이원화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간단히 복음 전도를 해서 제자를 삼는 것만으로 세상 속의 많은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선교단체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 십자가 복음을 원론적으로 전하고, 이를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전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리스도인의 실제적 삶” 속에 어떻게 복음을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 목사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전체가 하나의 복음”이라며,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라는 원론적인 복음 전파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성경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고 지구를 만든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예수님이 다시 이 땅에 오실 때까지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준다”고 설명했다.

 

이승제 목사가 설립한 MCnet선교회에서는 지난 2020년 10월 목회자 그룹 모임을 갖고 코로나로 인한 목회적 어려움을 나누고, 언택트 시대 새로운 목회 방법을 논의했다.
이승제 목사가 설립한 MCnet선교회에서는 지난 2020년 10월 목회자 그룹 모임을 갖고 코로나로 인한 목회적 어려움을 나누고, 언택트 시대 새로운 목회 방법을 논의했다.

실력을 키우는 기독 청년 돼야

MCnet선교회는 단순한 복음 전도를 넘어 가정과 학교, 직장과 지역 등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곳에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대하며, 이 땅에 보냄 받은 선교사로 살아가기 위한 사람들을 세우고자 하는 ‘생활선교’ 공동체다. 이 목사는 “선교단체를 졸업한 학생들의 신앙은 매우 좋지만,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 단체는 이들을 아카데미 12주 과정으로 훈련시킨다. 기독교 세계관에 대한 강의를 비롯해 기업의 사장, 비즈니스 리더들이 멘토로 와서 강의를 한다. 처음 27명을 모집해 시작했으며, 지금 14기째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직장인(MCYP), 사장(MCEO), 창업자(YMCEO), 목회자(MCP) 그룹을 나누어 매주 1회씩 모임을 갖고 있으며 100여 명이 각 소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MCnet선교회의 사명은 직장이나 사업, 어떤 특별한 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주부나 학생, 모든 생활영역에 있어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기독교 세계관을 가르치고 안내하고자 한다.

특히 그는 “교회를 다니는 것도 힘든데 직장 안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라고 하니 어려움을 토로하는 크리스천들도 많다. 대학을 졸업한지 얼마 안됐는데, 민족 복음화를 생각하다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나가 떨어진다”며 현 크리스천 청년들을 향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들을 위한 조언으로 그는 “일단 직장에서는 영향력이 있는 위치가 될 때까지 버티라고 말한다. 그렇게 되면 복음이 힘을 갖게 되는 시기가 온다. 크리스천 청년들에게 잃어버린 영혼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일터에서 우선 실력을 키우라”고 당부했다. 일터에서 실력을 먼저 인정을 받아야 신앙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

이 목사는 “교회는 청년들의 삶 자체를 응원해줄 필요가 있다”며, “정말 빛과 소금이 되고 싶다면 회사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돼라. 학생이라면 자신의 본문을 다해 성적관리를 해야 한다. 주부라면 싱크대 앞에서, 아이를 키운다면 육아 중에라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생활 선교자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제 목사는 2015년 가까운교회를 개척해 교회 건물에 의존하지 않고, 목회자 봉급도 스스로 일해 해결하는 자립형 목회를 꿈꾼다.
2015년 가까운교회를 개척한 이승제 목사는 교회 건물이나 운영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닌, 성도의 삶을 케어하는 목회자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성도의 삶’ 관심 갖는 교회 되길”

이 목사가 2015년 개척한 가까운교회도 이러한 ‘생활 선교사’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교회 건물에 의존하지 않고, 목회자 봉급도 스스로 일해 해결하는 자립형 목회를 꿈꾼다. 이 목사는 “일주일에 한 번만 예배드려도 교회는 운영될 수 있다. 처음에는 회의실을 빌려 7~8명이 예배를 드리다가 지금은 일정 비용을 내고 근처 회사나 교회 건물을 시간별로 활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현재는 60여 명의 교인들이 출석하고 있는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예배 장소를 옮겨야 한다는 점에서 충성도가 높은 교인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목회자가 다양한 직장생활을 경험해볼 수는 없지만, ‘교회의 운영’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성도들의 삶이 온전해질까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회 건물에 초점을 두다 보면 여기에 마음을 빼앗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그의 목회 철학에 따라, 교회에 목회자의 수입을 의존하지 않고 교회나 집회 수련회에서 강의를 하면서 버텼지만,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일시불로 긴급후원을 요청하기도 했고, 이것도 길어지니 쉽지 않아 음식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그나마 최근에는 강의가 들어오기 시작해 버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목사는 끝까지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붙잡고 달려갈 계획이다.

“저는 생활선교사를 세우는 교회를 꿈꿨는데, 현재는 많은 신혼부부들이 교회에 찾아와 이들을 상담하게 하십니다. 그로 인해, 저 역시 계획에 없던 가정사역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자신이 원하는 꿈을 찾아가지만 그 과정에서 주님이 어떻게 자신을 인도하지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이제까지 해온 것처럼 하나님이 앞으로도 저의 길을 인도해주실 것을 믿으며 한 걸음씩 나아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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