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재미있는 성경, 스리랑카 아이들도 배울 수 있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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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미있는 성경, 스리랑카 아이들도 배울 수 있게 됐어요”
  • 이인창
  • 승인 2021.10.0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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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성경 시리즈’ 교재, 스리랑카 현지어 첫 번역
차영회 목사와 박종태 장로, 출판권리 모두 기부해
한인 선교사들, 발로 뛰고 인프라 활용해 제작 보급

스리랑카 전체 인구의 70%는 불교신자이다. 2012년 스리랑카 정부 통계에 의하면 개신교 인구는 1.3%로 전체 2,100만명 중 27만명에 그쳤다. 사실상 복음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특별히 어린이들이 활용할 마땅한 성경공부 교재가 없다는 것은 스리랑카 현지 사역자들에게는 오래된 과제다.

그런데 지난 8월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어린이 성경공부 교재가 현지 싱할라어로 번역돼 보급을 시작했다. 전국적인 보급을 위해 스리랑카성서공회와도 손을 맞잡았다. 성경 교재는 한국기독교대안학교연맹 사무총장 차영회 목사가 20년 집필한 끝에 지난 2017년 완간한 ‘꼭꼭 씹어먹는 성경 시리즈’다. 자녀를 위해 직접 만든 것을 계기로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스토리텔링 방식의 교재다. 

스리랑카 현지어로 된 어린이 성경공부 교재  출간을 위해 뜻을 모은 박종태 장로, 차영회 목사, 이헌주 선교사, 한규성 선교사(오른쪽부터)가 지난 9월 우리나라에서 만나 출판을 기념했다.
스리랑카 현지어로 된 어린이 성경공부 교재 출간을 위해 뜻을 모은 박종태 장로, 차영회 목사, 이헌주 선교사, 한규성 선교사(오른쪽부터)가 지난 9월 우리나라에서 만나 출판을 기념했다.

어린이 교재는 하나님의 계획
시작은 우연이었다. 아니 하나님의 계획이었다. ‘꼭꼭 씹어 먹는 성경 시리즈’의 출판사 바이블하우스 대표 박종태 장로가 2018년 아버지학교 강사로 스리랑카를 방문한 것이 계기였다. 이헌주 선교사로부터 “아이들은 많은데 성경을 가르칠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고, 박 장로는 막 완간된 차영회 목사의 성경공부 교재를 소개했다. 시간이 지나 직접 한국에서 교재를 본 이 선교사는 마음에 쏙 들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필요는 더 커졌다. 문제는 출판 비용이었다. 

그러던 차에 하나님께서는 길을 열어 주셨다. 박종태 장로는 출판권을, 차영회 목사는 저작권을 기꺼이 내어놓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아예 계약서류까지 작성해 서명으로 다짐까지 해주었다. 

“스리랑카 선교는 해야 하는데 어린이들을 위한 성경공부 교재도 없고 교사도 늘 부족합니다. 다른 선교지에 비해서도 인프라가 약하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된 이 책이 정말 필요했거든요. 기꺼이 헌신해주신다는 말을 전하자 선교사들 모두 놀라면서 감사해 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성경공부 교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성서공회가 출판한 지 30~40년이 지난 데다 신문지 같은 종이에 흑백 인쇄물이다. 선교사들은 나름 방법을 찾아서 사역하고 있었지만 한국에서처럼 좋은 교재는 늘 갈급한 필요였다. 

이 선교사는 “비용과 정성을 들여 만든 성경교재를 무상으로 쓸 수 있도록 허락해주었고, 필요한 자료들도 기꺼이 모두 넘겨주셨다”며 “차영회 목사님과 박종태 장로님은 오히려 만날 때마다 더 저희를 격려해주시고 후원해주시면서 응원해 주셨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보급할수록 손해지만 그것이 선교”
또 다른 난제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보급이었다. 우리나라야 기독교 서적을 전문으로 파는 서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스리랑카에서는 수도에만 서너 군데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지방에는 스리랑카성서공회 서적을 파는 서점이 간간히 있을 뿐이다. 

교재 보급을 위해 고민하던 그 때 스리랑카성서공회와 연이 닿았다. 이 선교사가 대한성서공회와 스리랑카성서공회 간 소통을 도왔던 경험이 도움이 됐다. 선교사들이 번역비와 출판비를 감당하면, 성서공회는 감수를 거쳐 판매 배포하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현지 출판 작업은 한규성 선교사가 맡아 최상의 품질을 위해 매달렸다. 코로나 때문에 현지가 전면 봉쇄 되는 와중에도 오히려 출판 작업에 더 전념할 수 있었다고 그는 증언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현지어로 선보인 제1권의 품질은 모두가 깜짝 놀랄 정도로 우수했다. 현지에서도 보기 드문 수준이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한규성 선교사는 “감사하게도 인쇄업을 하는 사장님을 만났는데 비즈니스 사역을 하는 현지인 목사님이었다. 자기 이익을 포기하면서 인쇄를 해주셨다. 종이도 현지에서 쓸 수 있는 것 중에서 제일 좋은 것을 사용했다”면서 “만족스러운 색깔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하면서 종이를 뽑아야 했다”고 과정을 설명해주었다. 

이제 첫 발을 뗐지만 12권을 출판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꾸준한 출판을 위해서는 재정이 필요하다. 영어번역은 한규성 선교사가 맡지만, 어린이 수준에 맞는 싱알라어 번역은 코로나 때문에 형편이 어려워진 현지 사역자들에게 일자리 차원에서 작업할 계획이다.  

선교사들은 ‘꼭꼭’ 성경공부 교재는 어린이들을 위해 팔수록 경제적으로는 손해 보는 구조로 제공할 생각이다. 

원래대로면 3백루피(한화 약 3천원)에 판매해야 하는데, 선교사들이 현지 목회자들에게 2백 루피에 제공하면 다시 1백 루피로 교인들에게 판매하는 순차 구조로 보급할 계획이다. 

원저자 차영회 목사는 “꼭꼭 시리즈는 성경만으로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책이 선교지 아이들을 위해 활용된다는 생각만으로 감사해 장로님과 함께 권리를 내려놓기로 했다”며 “상상력과 창의력의 보고 성경을 배우면서 스리랑카 아이들이 예수님을 믿고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며 중보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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