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 한 지체가 되는 필수적인 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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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 한 지체가 되는 필수적인 사역”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10.06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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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주인공입니다 -27 ‘찾아가는 사랑’ 심방 전도사

개인주의 맞물리며 꺼리는 분위기도 느껴

서울시 성북구 소재 사랑교회에서 심방을 담당하는 진정숙 목사.
서울시 성북구 소재 사랑교회에서 심방을 담당하는 진정숙 목사.

‘전도사’. 보통은 목사 안수를 받기 전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을 부르는 호칭으로 사용된다. 학부에서 신학을 전공한 이들도, 신대원에서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도 모두 ‘전도사’라는 호칭을 갖는다. 

그런데 또 다른 전도사가 있다. 바로 심방 전도사다. 과거 복음이 한국에 들어온 초창기 전도를 담당하던 여성을 ‘전도부인’이라 부르던 것에서 지금의 심방 전도사 제도가 유래했다. 전도부인은 남녀의 구분이 심했던 시기, 여성과 아동들에게 선교하는 보조적인 역할로 탄생했다. 

서울시 성북구 소재 사랑교회에서 심방을 담당하고 있는 진정숙 목사도 원래는 심방 전도사였다. 40대에 뒤늦게 신학을 공부했고 지금의 교회에서 심방 전도사로 활동했다. 그러다 여성 목사 안수를 허용하는 교단의 교회로 임지를 옮기면서 자연스럽게 목사 안수를 받았다. 

2018년 지금의 교회에서 다시 진 목사와 함께 사역하자는 제안이 왔다. 맡은 역할은 이전과 같지만, 호칭은 ‘목사’로 변했다. 

심방을 전문으로 사역하지만 잘 모르는 성도의 집에 처음 찾아가는 일은 지금도 쉽지 않다.

“요즘 젊은 세대는 심방을 더 꺼려요. 갈수록 개인주의가 만연해진 때문인지 심방이 점차 어려워집니다. 더군다나 지난해부터 코로나가 시작되고 찾아가는 자체만으로도 마음의 큰 부담이 생깁니다. 어떨 때는 솔직히 체념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진 목사는 심방은 교회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필수적인 사역이라고 강조했다. 

“직접 찾아갔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전화 상으로는 피상적인 대화의 수준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아요. 대부분이 처음에는 마음을 열지 않지만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고 관심을 나타내면 본인이 가진 어려움, 문제들을 내보이고 기도 요청을 합니다.”

심방 현장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여는 진 목사만의 특별한 노하우는 없을까. 그는 “왕도는 없다”고 말한다. 정석대로 계속해서 관심을 기울이고 연락하고 들어주고 위해서 기도해주는 것만이 관계를 진전시키는 비결이라고 했다. 

“어떨 때는 성령께서 마음을 주시면 무작정 찾아가기도 해요. 역시 현장에 가보면 어려운 문제에 봉착해 있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전화해도 안 받고, 문자에도 답이 없는 것이 당연하겠죠.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그들의 필요를 채워 주려고 노력합니다. 가령 만날 사람이 환자라면 죽을 쑤어가기도 하죠. 만남의 자리에서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마음을 열고 최대한 그들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때때로 제 개인적인 간증도 하고, 교회 공동체의 자원을 활용해 실제적인 필요가 채워지도록 힘씁니다.”

심방 사역을 하면서 가장 곤욕스러운 한 가지를 꼽자면 너무 많은 커피를 마시게 된다는 점이다.

“대접해 주시면 마셔야지 도리가 없어요. 불편한 몸으로 대접하고자 하는 어르신들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거절하지 못합니다. 저의 태도 때문에 상처받을까 봐. 그래도 감사한 점은 여태 수많은 커피를 마셨지만, 탈이 난적이 없다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지켜주시리라는 믿음으로 감사하게 마십니다.”

끝으로 진 목사는 심방을 맞이하는 모든 성도를 향해 “혹시 청소가 잘 안 돼 있어도, 비교하지 않으니 편안하게, 있는 그대로 맞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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