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직 목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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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직 목회자
  • 지용근 대표
  • 승인 2021.09.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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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세상 - 130

이중직 목회는 2000년대 들어서 나타난 현상이다. 2001년 이전에 이중직 목회를 시작한 비율이 2%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2010년 이후에 이중직 목회자가 급증했는데 이중직 목회를 시작한 비율이 2001년~2010년의 10년 사이에는 15%였는데 2011년~2019년 까지 9년 동안에는 56%, 2020년~2021년 5월의 코로나19 이후 1년 5개월 사이에는 27%나 되었다.

출석 교인 50명 이하 소형 교회 담임목사 중에서 현재 이중직을 수행하고 있는 비율이 32%이고, 그 동안 한 번이라도 이중직을 해본 경험률은 48%나 되었다. 이중직 목회자들은 처음 이중직 수행을 결심할 때 자괴감에 괴로워하고, 교인과 동료 목회자의 시선을 의식하여 고민에 빠진다. 이중직 목회에 떳떳하게 나서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이중직 목회를 바라보는 교단과 주위의 시선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주목할 점이 하나 있다. 목회자가 직업을 고를 때 어떤 기준으로 고르느냐는 것이다.

1위로 응답한 기준이 역시 ‘수입’이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직업을 고르는데 ‘수입’이 기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당연한 ‘수입’이 기준이 된다고 하는 비율이 37% 밖에 되지 않았다. 오히려 ‘근무일/근무시간 조정의 자유로움’이 그에 못지않은 31%, ‘근무조건(근무일, 근무시간)’이 22%였다. 목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수입도 따지지만, 오히려 수입이 적어도 근무 조건(근무일, 근무시간)에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직종을 선택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제 이중직 목회자에 대한 시각을 바꿀 때가 된 것 같다. 먹고 살기 위해서 직업을 갖는 목사라는 한계적 존재가 아닌 어려운 상황에서도 목회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투철한 목사로 보아야 한다. 비록 교인이 몇 명 있지 않아서 교회 존립을 걱정하기도 하지만 그 걱정을 떨쳐 내고 목회가 소명이라는 것을 붙들고,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목회를 포기하지 않고 지속하려고 하는 것이 이중직 목사이다. 앞으로는 이중직 목사이든 아니든 ‘이중직을 왜 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먹고 살기 위해서요’라고 답했다면 이제는 이렇게 답해야 한다. ‘목회를 더 잘 하기 위해 서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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