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 한사람 한사람, 예수님의 참된 제자로 세우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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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한사람 한사람, 예수님의 참된 제자로 세우고 싶어”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1.09.1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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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으로 다음세대 키우는 율전교회

비영리법인 방과후 수업 ‘세이마루’ 운영
건물 아니라 ‘학교’를 세우는 교회가 되길

 

어릴 적 교회는 마치 동네 아이들의 아지트와 같았다. 마을에 하나씩 자리 잡은 교회는 하교 후 아이들의 놀이터였고, 교회의 담벼락 너머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 한국교회에 다음세대가 줄어들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유년기부터 신앙적 가치관이 확립되고 말씀 안에서 양육되어야 하지만, 다음세대 사역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는 교회들도 많다. 코로나19 상황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우리의 다음세대가 교회로 모이기 더욱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한 교회가 있다. 경기도 수원시 성균관대역이 있는 율전동에 소재한 율전초등학교 옆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활짝 열린 교회의 문밖으로 아이들의 떠들썩한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교회에 들어서자 1층 내벽을 둘러싸고 있는 책꽂이에 한가득 끼워져 있는 책들과 옹기종기 둘러앉아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학교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방과후 함께 모여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이곳은 ‘24시간’ 문이 활짝 열려있는 교회, 꿈과 사랑을 나누는 교회라는 표어를 가진 율전교회(담임:이우철 목사)다.

1998년 경기도 수원에 율전교회를 개척한 이우철 목사는 “성도 한사람, 한사람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게 하는 것을 사역의 목표로 삼고 목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1998년 경기도 수원에 율전교회를 개척한 이우철 목사는 “성도 한사람, 한사람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게 하는 것을 사역의 목표로 삼고 목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방과 후 아이들의 ‘놀이터’

“안녕, OO야 빨리 도착했네. 2시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까 1층에서 책 읽으면서 수업 기다리자.” 지난달 24일 율전교회가 운영하는 비영리법인 방과후 수업인 ‘세이마루’(세상을 이롭게 하는 최고의 자녀)에서 수학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조유선 교사가 수업을 준비하기에 앞서 아이들과 함께 정답게 인사를 나눈다.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 아이들은 책을 읽거나 놀잇감을 가지고 놀면서 수업을 기다린다.

율전교회는 매주 월·화·목요일 2시부터 4시까지 초등학교 저학년을 중심으로 자기주도형 학습 공부방인 ‘세이마루’를 운영하고 있다. 교회는 ‘세이마루’를 비영리법인으로 등록하고 공간과 교회의 인적자원을 활용해 방과후 아이들을 가르친다.

세이마루는 국영수의 일반 교과목부터 시작해 피아노, 악기, 태권도, 제2외국어, 독서지도 등을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아이들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교육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단순한 주입식 교육이 아닌, 하나님 말씀 안에서 지식을 활용할 줄 아는 하나님의 자녀로 키우기 위해 신앙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성경으로 아이들의 가치관을 변화시키자”라는 이우철 담임 목사의 목회 철학이 녹아있다. 이날 교회 본당에서 만난 이우철 목사는 “앞으로 한국교회의 희망은 다음세대 교육에 있다고 본다”면서 “교회가 철저히 말씀 중심의 신앙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다음세대가 바른 ‘기독교 가치관’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씀 중심의 기독교 대안학교를 세우는 것이 비전이라고 전한 그는 “한국교회가 교회 건물을 세우는 데 혈안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학교를 세우는 꿈을 가져야 한다”며 “말씀에 철저하게 훈련된 이들이 세워질 때 미래세대와 한국교회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98년 경기도 수원에 율전교회를 개척한 그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는 어떤 곳일까”라는 고민을 안고 성도 한사람, 한사람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게 하는 것을 사역의 목표로 삼고 목회를 시작했다. 이를 위해 성도들을 철저히 ‘말씀’ 중심으로 교육하며, 하나님 앞에 설 때 부끄럽지 않은 제자로 세워지도록 훈련했다. 

이 목사는 “교회가 건강하다는 것은 성도 한사람, 한사람이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며 “교회가 특정한 한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이 성경 자체의 메시지로 은혜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역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경 읽기’가 모든 교육의 기본

율전교회 이우철 담임목사.
율전교회 이우철 담임목사.

율전교회에 등록한 새가족은 6주간의 새가족 교육과정이 끝나면, 일정한 직분을 맡기 위해서는 2~3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GBS’(그룹바이블스터디)에 참여해야 한다. 훈련에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참여하기로 했다면 책임감을 갖고 성실히 임해야 한다. 훈련이 시작된 후 매일 10장의 성경을 읽지 않으면 수료가 어렵기 때문. 새가족, 그중에서도 초신자라면, 더욱 쉽지 않은 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에게 성경 읽기를 이토록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 당장 교회 출석 인원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성도 한사람 한사람이 말씀을 읽으며 하나님과 인격적인 만남을 갖길 바랍니다. 저 역시 학창시절 크게 방황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성경을 읽으며 하나님께 다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말씀 앞에 엎드리면서 다시 태어남을 경험한 것처럼 성도들도 큰 은혜를 체험하길 원합니다.”

그렇기에 율전교회는 교회학교 사역부터 시작해 청년부와 장년부, 부부학교 등의 모든 사역이 ‘성경을 읽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한글을 모르는 아이들은 말씀을 암송하고, 글을 읽는 청소년들부터 장년까지는 계속적으로 성경을 읽는 훈련을 시킨다.

율전교회에서는 제자훈련과정인 GBS 훈련을 수료한 성도만이 교회 각 영역에서 각자의 은사에 따라 직분을 맡게 된다. 이 목사는 “성도들이 하루 10장씩, 일주일 60장씩 성경을 읽게 한다. 그러면 1년에 신약은 10독, 구약은 5독을 한다. 사실 이 정도 단계만 되어도 성도들은 웬만한 설교자 수준으로 설교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성도들이 목회자의 설교에 은혜받는 것을 넘어 매일 말씀의 관찰, 해석, 적용의 과정을 통해 삶의 실제적 변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

그는 이러한 ‘제자훈련과정’을 통해 기쁨으로 헌신하는 성도들이 세워지고 있다고 고백했다. “사역을 하면서 감사를 고백하는 것과 받은 은혜에 감사해서 사역하는 것은 다릅니다. 저는 이 세상의 다른 곁가지가 아니라 ‘구원’ 받은 것만으로도 감격하는 성도들을 일으키고 싶습니다.” 

율전교회 청소년교회 특송에 앞서 이우철 담임목사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율전교회 청소년교회 특송에 앞서 이우철 담임목사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흩어지는 교회’ 꿈꿔

율전교회의 마지막 비전은 다음세대를 위한 ‘대안학교’를 세우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기독교 대안학교가 있지만, 교육환경이 열악하거나 지나치게 비싼 수업료로 인해 학교를 보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목사는 “미래에는 대안학교와 홈스쿨링의 비중이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 그렇기에 앞으로 한국교회의 희망은 ‘다음세대를 위한 학교’에 있다고 본다”며 “한국교회가 교회 건물이 아니라, 학교를 세우고 기독교 신앙 안에서 바른 가치관을 가진 아이들을 양성하는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교회가 주중에 남는 공간과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와 자원을 활용한다면, 이것이 다음세대를 위한 투자일 것”이라며 다음세대 교육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율전교회는 ‘학교’를 세우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며 이를 위한 첫 단계로 엄마들의 품앗이 교육 공부방으로 지난 2015년 ‘세이마루’를 처음 시작했다. 올해 비영리법인으로 등록했으며, 교회의 재정적 지원을 통해 최소 비용만을 받고 운영하고 있다. 

또한 율전교회는 성도들을 비롯해 마을 주민 누구라도 와서 기도하고 갈 수 있도록 24시간 교회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 그는 “잃어버릴 게 아깝다고 교회의 문을 닫는 것이 하나님 앞에 합당하지 않다는 생각에 교회 설립 이후 계속 교회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전도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율전교회는 인근 상가에 성경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지역전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 목사는 “성경을 넣을 수 있는 부스에 성경책과 함께, 마스크와 손소독제, 세정제 등을 함께 담이 인근 사업장에 전달하고 있다. 사업장에 자연스럽게 성경책을 배치해둘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 시대 유익한 전도방법”이라고 밝혔다. 

그가 꿈꾸는 것은 ‘모이는 교회’가 아니라 말씀으로 훈련받은 성도들을 세상에 파송하는 ‘흩어지는 교회’다. 코로나 시대, 지역전도와 모임이 어려워지면서 말씀으로 잘 양육된 성도들이 각자의 처소에서 ‘작은 예수’가 되어 잃어버린 영혼을 섬기길 원한다. 

“성도 한명 한명이 하나님을 만나고, 주님의 제자가 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기에 이 부분에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입니다. 성도들이 각자의 처소에서 작은 예수가 되고, 목회를 하면서도 내 이름 석자가 아니라, 예수님의 이름만을 남기는 목회를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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