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청년 문화 :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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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청년 문화 : 아싸
  • 차성진 목사(글쓰기 강사)
  • 승인 2021.09.07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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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문화 소개 1

그동안 연재했던 게임 용어 해설을 마치고 좀 더 범위를 넓혀 청년 문화 전반에 대한 소개를 하나씩 이어갈까 합니다.

첫 회로 다룰 청년들의 문화는 '아싸'입니다.
이제는 신조어라기보다 일반 명사처럼 많이 활용되고 있는 단어라, 청년들과 접촉점이 있으신 분들은 아마 이미 들어보셨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 단어는 영어단어 아웃사이더(outsider)의 줄임말이지만, 사실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콩글리시라고 합니다. 영어에 outsider라는 단어가 실제로 존재하고, 지금의 '아싸'와 큰 범주 안에선 비슷한 뜻으로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아니라고 합니다. 그냥 이 단어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라고 보는 게 더 적합할 겁니다.

그래서 '아싸'의 뜻을 재정의하자면, '무리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을 칭할 때 쓰는 말입니다. 자발적으로 무리와 함께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뜻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전자의 의미로 많이 활용됩니다. 과거 '왕따'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으나 왕따는 피해자/가해자가 발생할 때 사용하는 단어라면 '아싸'는 가해의 여부와 무관하게 사용됩니다.

청년들은 자신이 아싸가 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두려워 하고 경계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아싸라는 사실을 애써 감추거나, 익명성이 확보된 인터넷 공간에서는 스스로의 처지를 비방하는 자학적인 농담을 하곤 하죠. 그리고 '인싸(아싸의 반대. 무리와 잘 어울리는 사람)'가 되기를 동경하고 그들을 부러워합니다. 그러나 정작 인싸들 또한 한꺼풀 벗기고 대화를 해보면, 비슷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아직 자신은 인싸가 아닌 것 같고, 언제든 아싸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요.

우리가 흔히 청년들이 개인주의적이고 독립적이라고 많이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싸 문화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건 생각보다 이들은 의존적이고 집단 지향적이라는 겁니다. 이들이 핸드폰과 인터넷 문화에 집중하는 이유도, 인간 관계가 싫어서라기 보단, 온라인 상태가 관계를 맺기 더 쉽고 부담이 적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모든 인간이 그렇듯 이들도 사람을 갈망하는 외로운 존재들입니다.

그럼에도 인터넷의 영향을 한창 받아 온 세대인지라, 대면하는 인간 관계를 그 어느 세대보다 어려워하고 두려워하고 여기에 미숙합니다. 그래서 타 세대에 대한 경계심이 높고 심지어 그들끼리도 쉽게 신뢰하지 못합니다. 거기에 코로나의 영향은 이들의 대면 관계 능력을 더 약화 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때문에 요즘의 청년들은 그 어느 때보다 외로움에 시다리고 있습니다.

외로우나, 그 외로움을 해결할 적절한 방법을 모르는 세대라고 정의할 수 있겠네요.

오늘날의 교회는 이 세대들에게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요?
전략적 고민을 통해 접근만 잘 이루어낼 수 있다면, 교회는 이들이 마음 속으로 간절히 원하는 따뜻한 관계에 대한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완벽한 공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차성진 목사(글쓰기 강사)
차성진 목사(글쓰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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