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음’이 전부가 아니다, 음행의 죄를 경고하는 7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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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음’이 전부가 아니다, 음행의 죄를 경고하는 7계명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1.09.02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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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십계명, 다시 쓰는 신앙행전 (28) ‘간음하지 말라’에 담긴 뜻

간음하지 말라”(20:14)

2015226, 우리들의 도덕관념을 뒤흔든 세기의 결정이 있었다. 바로 간통죄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었다. 간통죄의 존재가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헌재는 성적 자기결정권과 개인의 사생활에 국가 권력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헌재의 위헌 결정 이후 201616일 형법개정에 의해 정식으로 삭제되면서 간통죄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형법에서 간통죄가 사라졌을 뿐 민법상으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 상징성과 여파는 상당하다.

간통죄 폐지의 순간을 바라보며 많은 기독교인들은 성경의 한 구절이 떠올랐을 것이다. 바로 십계명의 제7계명, ‘간음하지 말라는 구절이다. 간통죄마저 사라져버린 시대를 사는 21세기의 크리스천들은 간음하지 말라는 계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7계명에 담긴 의미

간음이란 결혼한 사람이 배우자 외에 다른 사람과 성적인 관계를 갖는 것을 말한다. 사실 대중들 사이에선 불륜이나 외도라는 단어가 더 익숙하게 사용된다. 그래서 간음하지 말라는 계명이 말하고 있는 것은 하나님이 만드신 결혼이라는 거룩한 제도를 파괴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회권 교수(숭실대)는 저서 모세오경에서 “‘간음하지 말라는 계명은 곧 혼인 계약의 파기를 금지하는 것이라면서 당시 여성들은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쫓겨나기도 했다. 7계명은 결혼 가정의 신성성을 보호하려는 하나님의 의지를 드러낸다고 해석했다. 간음의 본질은 곧 하나님께서 정하신 부부라는 공동체를 넘어서려는 탐욕에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성경은 모든 종류의 성적인 범죄를 음행이라는 차원에서 넓은 의미의 간음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성매매나 성폭력, 근친상간, 도착증, 결혼 전 동거와 임신, 동성애도 제7계명에서 금지하고 있는 행위라는 것이 장동민 교수(백석대)의 설명이다.

장 교수는 또 음행은 정복욕, 안전의 욕구, 관계의 갈망 등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과 관계 되어 있는 아주 뿌리 깊은 죄악이라면서 음행은 전 인류 역사 가운데 한 번도 문제되지 않은 적이 없으며 전 세계에 만연해 있다고 강조했다.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7계명을 더 적극적으로 재해석하신다. 마태복음 527~28절은 또 간음하지 말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음욕을 품고 여자를 보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고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예수님의 말씀대로라면 7계명을 어기지 않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남여를 불문하고 음욕을 아예 품지 않으려면 산 속에 들어가 자연과 함께 혼자 사는 방법 외엔 없을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가 수도승이 되길 바라신 걸까.

그렇지는 않다. 고민에 빠져 있다면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가 남긴 말이 도움이 된다. “새가 머리 위로 날아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머리 위에 둥지를 트는 것은 막을 수 있다는 것. 이성을 보고 호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것을 마음에 품고 성적으로 탐닉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음행이 가진 파괴력

십계명에 포함된 모든 명령은 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7계명, 곧 음행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음행이 가진 무서운 파괴력 때문이다.

음행의 죄를 저지르고 나면 지저분한 죄책감이 오랫동안 지속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몸은 성적인 쾌락을 기억해내 또 다시 끌려가게 된다. 그러고 나면 맑은 정신으로 진실하게 하나님을 섬기기가 쉽지 않다. 결국 음행은 우리의 몸과 영혼을 파괴시킨다.

또 음행은 행복한 가정과 사회를 파괴시킨다. 부부간의 싸움은 당연하고 자녀들의 마음에도 분노와 상처가 남게 된다. 사회적으로도 파란과 갈등을 불러옴은 물론이다.

또 음행의 무서운 점은 죄 중에서도 특히 끊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세상은 이곳저곳에서 성의 쾌락에 빠지라고 유혹한다. 미디어 한편에서는 성폭력과 성희롱 범죄를 질책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선정성을 극대화시켜 성적 욕망을 부추긴다. 누구나 돈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성을 살 수 있다. 더 무서운 것은 그 욕망을 본능이라는 명분으로 감춰 죄책감조차 잊기 쉽다는 점이다.

이렇듯 무서운 음행의 죄를 멀리하고 7계명을 지키며 사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 시대를 위한 십계명의 저자 장동민 교수는 하나님이 제정하신 성의 원래 목적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우리에게 죄를 이길 힘을 주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면 정욕을 이길 수 있다. 육체의 정욕을 이길 힘은 우리에게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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