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직 목회자 47%, "교회 사례비 0원" .... 평균 사례비 40만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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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직 목회자 47%, "교회 사례비 0원" .... 평균 사례비 40만원 불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1.08.2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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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데이터연구소, 지난 25일 이중직 목회자 실태조사 발표
50인 이하 교회 담임목사 49%, “이중직 수행한 경험 있다”
“자율성이라도 보장”, “이중직 목회자 위한 교단 정책 요청”

출석 교인이 50명 이하인 교회의 담임목사 중 절반은 목회 이외 다른 직업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문제 때문으로, 이중직 목회를 수행하고 있다는 목회자의 48%는 교회에서 사례비를 전혀 받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소장:지용근)는 지난 25일 한국기독교100주년 기념관에서 이중직 목회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는 지난 610일부터 71일까지 예장 합동, 통합, 횃불회 소속 교회 중 출석교인 50인 이하 교회의 담임목사 400명과 이중직 담임목사 2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현재 이중직을 수행하고 있다’ 31.7%과거에 이중직을 수행하다 지금은 목회만 하고 있다’ 16.9% 응답을 더하면 48.6%에 달했다. 이중직을 가져본 적 없다51.5% 응답자의 45.8%이중직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중직 경험 유무와는 무관하게 이중직 목회자체에 대해서는 10명 중 9(89.6%)는 찬성 한다는 의견이었다. 구체적으로는 목회의 새로운 유형으로 적극 시도해야 한다41.6%, ‘바람직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48.5%였다. ‘목회가 어려워도 절대 해서는 안 된다10%에 그쳤다.

경제적 문제가장 큰 이유

이중직을 찬성하는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었다. 목회자의 45.2%경제문제 해결을 위해서’, 23.3%교회에 의존하지 않으므로 소신껏 목회할 수 있어서’, 12.4%믿지 않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선교적 교회를 위해서순으로 이중직을 수행하는 이유를 밝혔다.

실제 이중직을 수행하고 있는 목회자들도 경제문제 해결 때문이라는 응답이 60.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교회에 의존하지 않고 소신껏 목회하고 싶어서19.5%, ‘믿지 않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선교적 교회라는 응답이 9.1%를 차지했다.

이중직 목회자 중 교회에서 사례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무려 47.7%에 달했다. 50만원 이하 19.5%, 51~100만원 20.9%나 됐다. 평균 받는 사례비는 40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경제적 여건은 심각했다.

이달 초 발표된 내년도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월 1914440원이다. ‘최저임금제도가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이라는 경제적 의미에서 볼 때, 작은 교회 목회자와 가족들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요청된다.

특별히 조사항목 중 코로나19가 목회자를 이중직을 수행하도록 하는 데 영향을 미쳤음을 볼 수 있는 결과도 있었다.

목회 이외 다른 일을 수행한 시기를 묻는 질문에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2020~2021이라는 응답이 27.3%나 된 것이다. ‘2011~20198년 사이 이중직을 수행했다는 답변이 55.5%인 것과 비교할 때 2년 채 안됐음에도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중을 하고 있더라도 수입이 100만원 이하인 목회자는 48.6%를 차지했다. 가족 소득이나 후원 등 기타수입이 아예 없다는 응답도 60.9%나 됐다.

페이스북에서 일하는 목회자들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전도사닷컴 박종현 편집장은 이중직 목회자는 자발적, 비자발적 자비량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한국교회가 책임질 수 없다면 자율성이라도 보장해줄 수 있도록 전면 허용해야 한다. 교단 차원에서 공동 대응하는 가운데 직무교육, 경제교육, 선교적 교회론 교육 등을 현실적으로 시켜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목회를 위한 직종 찾기 어려워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이중직을 목회와 겸해야 하는 목회자들의 개인적 고민은 깊다. 직종을 선택할 때 목회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수입도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일을 찾지만 마땅한 업종을 만나기 쉽지 않다.

이중직 목회자의 54.5%목회에 지장을 주지 않는 이중직을 찾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별다른 재능 기술이 없어서 찾기 어려웠다18.2%, ‘원하는 수입이 있는 이중직을 찾기 어려웠다6.8%로 뒤를 이었다.

지금까지 수행한 업종에서도 노무직이 22.3%1위였고, 자영업 15.9%, 택배·물류 15%, 학원강사·과외 14.1%, 대리운전·택시 9.1%, 카페·음식점 8.6%, 교사 8.6%, 사회복지기관 근무 8.2%, 일반 사무직 8.2%, 농임어업 6.4%로 조사됐다. 2개 이상 이중직을 수행한다는 응답자도 27.3%나 됐다.

또 수행하는 직업에 대해 69.5%는 비정규직, 근무시간으로 파트타임 근무가 65.9%를 차지했다.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27.1시간이었다.

이중직 목회자들은 일터도 사역지다라는 생각이 85.5%로 생각하면서 목회자로서 활동 영역을 넓혀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중직을 계속 수행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교회 재정이 넉넉해지면 그만두겠다는 답변이 55.5%를 기록했다. ‘재정 상관없이 계속하고 싶다39.5%였다.

예장 합동 교회자립개발원 이사장 이상복 목사는 초대교회 선교사님들을 보면 목회자이면서 교사, 의사로서 이중직을 감당했다. 이제는 목회자 이중직을 선교적 마인드로 바라보며 현실적인 고민과 지원을 해야 할 때가 됐다교단 차원에서 미자립 교회들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갈 것이라고 전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지난 25일 한국기독교100주년 기념관에서 이중직 목회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진양 부대표가 조사 내용과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지난 25일 한국기독교100주년 기념관에서 이중직 목회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진양 부대표가 조사 내용과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목회자의 이중직, 교단 인정 받을까?

현재 이중직 수행에 대해 교단의 입장을 보수적인 것이 사실이다. 어렵더라도 목회에 전념해야 한다며 이중직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교단도 있고, 일부 제한을 두고 허용하고 교단도 있다.

하지만 이중직 목회자의 대부분(86.4%)한국교회가 이중직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응고 생각했다. 89/5%는 총회와 노회가 이중직 목회자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교단 차원에서 목사에게 적합한 이중직종 개발’, ‘이중직에 대한 총회법의 완전 허용’, ‘이중직에 대한 정보제공’, ‘이중직에 대한 신학 적립등을 기대하고 있었다.

이번 교단 총회에서 교단 중에는 목회자 이중직과 관련된 헌의안이 다뤄질 전망이다. 예장 통합총회는 자비량 목회를 새로운 목회 유형을 공식 허용해 달라는 헌의안이 상정돼 있다. 예장 백석총회는 헌법 시행세칙 중 목회자 생계유지를 위해 이중직 제한 조항을 풀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있다.

합동총회는 이번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오는 10월 컨퍼런스를 개최해 이중직 목회자 문제에 대한 대안 모색에 나설 예정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 김진양 부대표는 한국교회 성장이 멈추고 심지어 줄어들고 있는 추세에서 목회자가 교회의 사례비만으로 생활하기 어려운 처지에 몰리고 있다면서 이번 설문조사는 이중직 목회에 대한 인식과 실태를 조사해 드러냄으로써 각 교단이 이중직 목회자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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