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이제 장로님에게 전화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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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제 장로님에게 전화 못해요”
  • 이찬용 목사(부천 성만교회)
  • 승인 2021.08.24 13: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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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침례교 총회장을 지낸 유관재 목사님이 당신 교회 장로이신 김홍배 장로님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25년 전 일산 행신동에 교회 건축을 한 후 김홍배 장로님(당시 직분이 없던 성도)이 등록을 하셨습니다.

건축이 다 된 교회에 늦게 들어와 죄송하다고 ‘2천만 원’을 건축헌금으로 내셨답니다. 자신은 숟가락만 얹은 것 같다고 하면서요~ 사실 김홍배 장로님은 성지순례를 처음 기획한 서울항공여행사 사장이시기도 했습니다. 말단 직원으로 들어가 상무, 전무를 거쳐 사장이 된 인물이기도 했구요. 우리 교회도 여러 번 김홍배 장로님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김홍배 장로님에게 유관재 목사님이 통화하면서 한 말이 “더 이상 장로님에게 전화 못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늘 유관재 목사님 곁에서 아프고 힘든 부분을 감당해 주시기도, 교회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제갈공명의 지혜를 빌려줘서 문제들을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니 김홍배 장로님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기도 했고, 주위에 소외되는 장로님들이 있는 것을 보고 유관재 목사님이 김홍배 장로님과만 친하게 지내는 듯 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되겠다 해서 결단하셨답니다.

그 김홍배 장로님이 지난주 주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유관재 목사님은 “신장암으로 몇 해 고생하는 중에도 단 한 번도 김홍배 장로님은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신 적이 없습니다”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목회자의 가장 귀한 동역자가 장로님이신 걸 알긴 알겠는데, 그 귀한 자리가 어떤 교회에서는 섬김의 자리가 아니라 군림의 자리가 되어 버렸습니다. 장로님의 역할을 잘하시기 위해서 그렇게 애쓰시는 건 알겠는데, 옆에 있는 분들에게 은혜를 끼치고 닮고 싶은 장로님이 그렇게 많아 보이진 않습니다.

“이 목사님~ 사실 모든 장례예배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집례한 건 김홍배 장로님이 처음이었습니다. 우리 교회 성도들도 얼마나 많이 오시는지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 하는데 그 질서 유지하고 진행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구요. 장례식이 끝나고 근처에 있는 커피 집에 성도들이 삼삼오오 흩어져 피해 끼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이렇게 모여 커피를 나눌 수 있는 기회도 우리 김홍배 장로님이 선물처럼 주고 가셨네’ 하고 은혜를 나누기도 했구요.

김홍배 장로님에 대해 이야기하는 유관재 목사님의 얼굴에는 고마움 가득, 안타까움 가득, 이렇게 일찍 주님의 부름을 받을지 몰랐는데 하는 마음 가득한 얼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아름다운 기억을 남기고 주님의 부름을 받은 김홍배 장로님과 그 가족을 위해 저절로 기도해 드려야 되겠다는 마음이 드는 순간이기도 했구요.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기는 발걸음… 참 귀하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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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진 2021-08-24 14:28:30
할렐루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