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강점 살리고 ‘디지털’ 장점 흡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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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의 강점 살리고 ‘디지털’ 장점 흡수해야”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1.08.23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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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선교 저널 선교타임즈 300호 기념 포럼 개최
‘문서 선교의 현재와 미래’ 주제, 온라인 시대에도 유효할까

미디어는 흐른다. 석판에서 파피루스로, 종이에서 디지털 미디어로 옮겨갔다. 이제는 영상 콘텐츠의 존재감이 오랜 기간 미디어의 권좌를 차지해왔던 글의 자리를 위협한다.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는 다음세대들에게는 글보다 영상이 훨씬 익숙한 매체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는 온라인으로의 전환을 가속화시켰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복음의 운반자로 충실한 역할을 감당해왔던 문서 선교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지난 19일 월간 선교 매거진인 선교타임즈가 300호 발간을 기념해 문서 선교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포럼과 좌담회를 개최했다.

문서 선교는 선교의 역사

문서 선교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4세기 히브리어로 기록된 구약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한 칠십인역이후 성경의 번역과 출판은 가장 오랜 선교전략으로 활용돼 왔다. 종교개혁의 아버지 루터도 대중들의 언어로 성경을 번역했고 윌리엄 케리도 산스크리트어 등 인도의 여러 언어로 성경을 옮겼다.

우리나라 역시 귀츨라프 선교사가 1832년 고대도에 머물며 주기도문을 한글로 번역하면서 선교가 시작됐다. 특히 존 로스의 한글 번역 성경은 한국 기독교의 초석을 세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한정국 선교사(KAMSA 글로벌 코디)“‘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속담을 패러디해 폐 없는 글이 천년을 숨쉰다고 하고 싶다. 한 번 쓰인 글은 천 리를 넘어 만 리를 여행하고 시대를 넘어 천 년 넘게 영향을 미친다면서 글이 갖는 힘을 설명했다.

그는 또 선교타임즈는 지난 25년간 300호를 발행하며 한 길을 걸어왔다. 비록 조각조각 뉴스와 글이 모아진 책이지만 수십 년, 수백 년 이후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자료가 될 것이라면서 선교타임즈에 모아진 수많은 자료가 빅 데이터로 결집된다면 새로운 선교정보와 인사이트 탄생의 밑거름이 되리라 본다고 평가했다.

KWMA 사무총장 강대흥 선교사도 복음 전파와 교회 성장에 있어 문서 사역은 필수적이다. ‘미전도종족은 곧 미문서 선교 종족이라고 바꿔 말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면서 어려운 현장 속에 사명감으로 쌓아온 선교타임즈 300권은 이 땅의 교회가 선교사와 연결하여 선교적 삶을 살아가도록 도왔다고 덧붙였다.

 

선교 이론 정립하는 공론장

같은 문서 선교의 울타리 안에 있다고는 하지만 성경 번역과 선교 저널인 선교타임즈의 역할은 분명 다르다. 선교타임즈 편집인 김종구 선교사(빌리온선교회 대표)선교 저널은 선교에 있어 끊임없는 연구와 사고를 하도록 도와주고 바른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총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선교는 끊임없는 연구와 조사가 필요하고 시대를 읽는 적절한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선교타임즈의 역할을 정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선교 저널은 선교이론의 기초자료 수집과 개발 도구로 쓰인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선교이론을 교회와 선교 현장에 전달하고 보급해 적용할 수 있는 통로로 기능하기도 한다. 선교 저널을 통해 비축된 자료들을 근거로 선교이론화 연구가 이뤄지고 그 결과물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김종구 선교사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선교에 참여하고자 하는 교회들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안내하는 역할을 선교타임즈가 해야 한다. 선교지 상황과 세계 기도 정보 등을 현장감 있고 구체적으로 신속하게 공급해주는 기능도 빠질 수 없다면서 선교사역과 선교지, 사역을 위한 동원과 집행에 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필진을 통해 교회와 선교단체가 발전하도록 협력하는 기능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체성 유지하고 변화 꾀해야

문제는 변화하는 시대다. 스마트폰에서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시대에 종이매체의 역할은 축소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박인용 목사(월드와이드교회)정보의 신선함이 생명인 매체가 인터넷의 속도 높은 파도에서 신선도, 즉 속보성이 함몰돼버렸다면서 “SNS와 유튜브의 폭발은 교육, 정보의 다채널화와 함께 혁명적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오며 잡지의 자리를 좁혀왔다고 지적했다.

콘텐츠를 기다리지 않는 즉흥적 소비행태도 잡지의 생존력을 약화시키는 적이다. 이제 독자들은 매월 발행되는 잡지의 콘텐츠를 기다리기보다는 더 빠른 방법으로 콘텐츠를 소비한다. 비단 기독교계뿐 아니라 한국의 잡지 산업 전체가 존폐 위기와 재도약의 기로에 서있다는 것이 박 목사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 박인용 목사는 잡지의 아날로그 감성과 보존성, 그리고 제책된 정보의 접근성의 강점은 아직 유효하다. 철저한 심층성, 정확성, 전문성으로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잡지에서만 얻을 수 있는 강점들을 살려나갈 것을 주문했다.

시대에 맞춰가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박 목사는 잡지 매체가 디지털 매거진으로 전환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렇다고 종이 잡지를 없애자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조화로 쌍방향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콘텐츠의 탁월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대흥 선교사도 뜻은 변하지 않지만 뜻을 담아내는 시대의 그릇은 바뀌고 있다. 이미 4차 산업시대로 진입하면서 모든 의사소통과 전달 방법은 멀티미디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점점 빠르고 감각적인 수단으로 지식과 경험을 추구한다. 멀티미디어와 문서가 결합하면 그리스도의 복음을 더욱 분명하고 쉽게 전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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