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예배 만족도 83%, "하지만 우리 신앙이 약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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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예배 만족도 83%, "하지만 우리 신앙이 약해지고 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1.08.14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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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 변화 추적조사 발표회'
목회자, "코로나19 종식 후 교인 감소폭, 평균 26.5% 예상"
"코로나 위기 공동대책 ", "현장과 온라인 예배의 상호보완"

코로나19 발생 이후 한국교회는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또 현재 교회의 모습은 어떠하며 앞으로 교회는 어떻게 변화해갈까.

예장 통합총회, 목회데이터연구소,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은 공동으로 여론조사전문기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17일부터 630일까지 전국 통합총회 소속 담임목사 891, 일반 개신교인 1,000(전국 만19세 이상)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지난 13일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 1층 그레이스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표됐다. 특별히 작년 4월(통합)과 7월(기사연), 11월(합동) 실시된 바 있는 설문조사와 비교 분석해 공개된 내용은 한국교회 현실을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사점을 제공했다. 

조사 결과와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교회 전체의 미래 대응전략 수립을 깊이 고민하고, 개별 교회에서 목회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종식돼도 교인 감소할 듯

목회자 조사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목회자들의 우려가 더 커졌다는 사실이다.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출석교인이 감소할 것 같다는 목회자 응답이 무려 57.2%나 됐다. 작년 5월 통합총회가 담임목사 1,13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조사 당시 49.2%보다 8%나 부정적 전망이 증가했다.

교인 수 감소를 예상한 목회자들에게 코로나 이전보다 교인 수가 얼마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지 질문했다. 작년 설문조사에서 평균 19.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에는 6.8% 더 높아진 26.5%를 기록했다. 목회자들은 코로나 장기화가 교인들 신앙을 더욱 위협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코로나19가 끝나도 교인 수 변화가 없을 것 같다는 응답은 40.8%에서 24.7%로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다만 증가할 것 같다희망적 기대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적지만 5.2%에서 15.9%3배나 증가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러한 회색 전망은 목회자들이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는 목회 현실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 이후 거의 교회에 나오지 않는 교인이 얼마나 되는지묻는 항목에서 목회자들의 대답은 평균 19.6%를 기록했다.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 교인 5명 중 1명은 현재 교회에 거의 출석하지 않는 셈이다. 작년 11월 합동총회가 목회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기록했던 17.5%보다 증가한 수치다.

호남신대 최상도 교수는 코로나 상황에서 목회자들은 출석 교인수 감소와 다음세대 교육 문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코로나19로 인해 생겨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 교회를 넘어 공동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예배 만족도 높아졌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교회의 가장 큰 변화는 예배 방식에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일부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온라인 예배가 코로나19를 겪으며 한국교회 보편적 모습이 되었다.

국내 코로나19가 발생한 초창기라고 할 수 있는 작년 5월 조사에서 현장 예배와 온라인 예배를 동시에 실시한다는 응답은 25.4%에 그쳤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는 52%를 기록해 절반 이상을 상회했다. 그만큼 많은 교회에서 온라인 예배가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현장 예배만 드리고 온라인을 전혀 활용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60.6%에서 절반 가까이 감소해 36.2% 수준이었다. 이런 수치는 교회 3곳 중 한 곳은 여전히 온라인 예배를 활용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장예배 후 설교 영상만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경우는 13.9%에서 10.7%로 감소했다.

이처럼 온라인 예배가 보편화되면서 교인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일반 개신교인들은 온라인 예배 만족도가 83%(매우 만족 + 약간 만족)를 기록해 현장 예배 만족도 89.4%에 가까울 정도로 높았다. 온라인 예배가 공식예배로 정착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결과다. 다만 방송예배·가정예배 만족도는 65.7%로 낮은 편이었다.

흥미로운 결과는 가나안 교인들에게 온라인 예배·설교 경험률이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다. 작년 11월 합동총회 설문조사에서 20.8%였던 경험율이 35.7%로 늘어난 것이다. 온라인 예배가 대중화되고 온라인 설교가 늘어나 가나안 교인이 접할 수 있는 콘텐츠도 그만큼 다양해진 결과로 볼 수 있어 보인다. 

그러나 온라인 예배 만족도가 높다고 해서 예배를 성실하게 임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설문조사 결과 교회 예배 때처럼 찬양할 때 직접 찬양하고 기도할 때 기도했다는 응답이 57.9%에 그친 것이다.  ‘그냥 가만히 시청하면서 드린 편이다42.1%를 기록해 온라인 예배 상황에서 적지 않은 교인들이 방관적 예배 태도를 보였다.

온라인 예배 시청범위도 예배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했다77.3% 수준이었다. 이밖에도 온라인 예배를 이용할 때 모바일 기기가 39.7%로 가장 많았으며(PC 34.7%, TV 25%), 한 기기로 온라인 예배를 드린 평균 인원은 2.0명이었다.

 

신앙 침체 우려 모두가 한목소리

개신교인 3명 중 1(34.1%)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신앙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교회에 자주 못가는 것 을 꼽았다. 지난해 7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실시한 조사 당시 성도 간의 교제’(30.2%)가 가장 많고, 교회에 자주 못가는 것이 18.2%였던 데 비하면 상당한 차이의 상승폭을 보였다. 그만큼 교인들도 교회를 중심으로 한 신앙생활이 위기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목회자와 일반 교인들 모두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로 예배의 본질에 대한 정립을 선택한 부분이다. 코로나 여파로 예배의 위기를 겪으면서 예배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과 비교할 때 교인들은 자신의 신앙수준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작년 11월 합동총회 조사에서 신앙이 약해진 것 같다는 응답이 25.8%였던 비해 이번 조사에서는 29.5%를 기록해 소폭 상승했다. '코로나 이전과 비슷하다오히려 신앙이 깊어진 것 같다는 비슷했다.

특히 이 조사 항목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신앙 수준이 약한 교인일수록 자신의 신앙이 약해진 것 같다고 평가하는 비율(34.6%)이 높았고, 신앙 수준이 강한 교인은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신앙이 더 깊어진 것 같다는 응답(44.6%)이 많았다. 신앙 양극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결과다. 

주목해야 할 내용은 온라인 예배자의 경우 자신의 신앙이 약해진 것 같다는 비율(38.5%)이 상당히 높았다는 사실이다. 온라인 예배에 대한 만족도와 별개로 온라인 예배 일반화에 따른 전반적인 신앙 약화가 우려되는 반응이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 변화 추적조사 발표회'가 지난 13일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 그레이스홀에서 마련됐다. 
 

현장과 온라인 예배 상호보완 관건

코로나19가 끝난다면 중점에 두어야 할 사항에 대해 목회자와 교인들 간 인식 차도 엿볼 수 있었다.

목회자들은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목회 사항으로 주일 현장(대면) 예배 강화’(44.9%)를 제일 많이 선택했다. 작년 11월 여론조사에서 35.1%보다 증가한 것을 볼 때, 목회자들은 현장예배 회복을 더 시급해졌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일반 교인들은 온라인 시스템 구축·온라인 콘텐츠 개발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11월 합동총회 설문조사에서 43.7%보다는 줄어 38.4%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많은 교인들은 교회의 온라인 사역 강화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온라인 예배가 정착되고 있고 가나안 교인들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온라인 예배를 형식적으로 드리는 경향이 있다또 상대적으로 현장 예배를 드리는 경우 신앙을 더 잘 유지하고 있는 것도 알 수 있었다앞으로 현장 예배와 온라인 예배가 상호보완적 운영이 관건이고, 코로나가 더 길어질 경우 초신자나 신앙 입문자에 대한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번 설문조사 책임을 맡아 진행한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목회자와 개신교인 인식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이번 조사결과는 향후 한국교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길을 가르쳐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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