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절대 모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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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가 절대 모르는 것
  • 정석준 목사
  • 승인 2021.08.1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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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책이 이렇게 많아” 서재에 들어온 큰손녀가 신기한 듯 양팔을 벌리며 말한다. 의욕을 가지고 출간한 책들 가운데, 서점배급을 마치고 남은 수백 권이 햇빛을 보지 못한 채 장식처럼 꿈적도 하지 않고 한쪽 벽에 기대어 어두운 그림자를 뿜어내고 있다. 책도 시장성이 있어야 된다. 독자가 불러내야 출판사가 구하는 작가가 된다. 매력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전문지식을 얻는 것도 아니고, 재미도 없고 생활에 적용할 잇속도 없다. 공부하기 싫은 사람의 본성에 오히려 불을 붙이는 식이 대중의 환호를 받을 리 없다.

포커를 할 때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도록 무표정하게 있는 얼굴을 ‘포커페이스(poker face)’라고 한다. 그래서 입을 가린다든지 눈치챌만한 표정변화는 하지 말라고 한다. 이런 내용으로, 2012년 프로게이머 이태혁이 ‘사람을 읽는 기술(The Art of Reading Mind)’이란 책을 냈다. 전해 2011년에 나온 ‘나를 변화시키는 지저스코칭(Jesus coaching; concept, skills, self coaching, stranger coaching, life coaching)’과 같은 맥락이다.

이 책은 아나운서 김은성이 소통을 위한 ‘파워 스피치’의 개념으로 펴냈다. 이것으로 그는 ‘speech communication’ 박사학위를 받았다. 물론 책도 상당한 인기를 가지고 판매됐다. 특히 예수를 인류 최고의 ‘라이프코치’로 뽑아낸 아이디어는 섬뜩할 정도이다. 더군다나 예수는 인간이었다가 구도자가 되기 위해 광야로 나갔다고 하며, 이는 과거와의 단절이 곧 변화의 준비라는 것을 말한다고 한 대목은 달콤하기 그지없다.

인간의 최고 덕목은 도덕과 윤리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할수록 위선이 증가된다. 결국 이렇게 하는 척이라도 해야 살아남는다는 신념을 갖게 된다. 경쟁사회에서의 실패는 죽음이고 끝이기 때문이다. 비록 성경을 보더라도, 이런 식 사고로는 그 수준이상의 뜻을 소화해내지 못한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성공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유명한 롤 모델이 되고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애를 쓰게 된다. 천년의 세월이 흘러도 예수 같은 사람도 없고, 닮아질 수도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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