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찾아 떠나는 길은 ‘하나님 나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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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찾아 떠나는 길은 ‘하나님 나라’로 통한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1.07.16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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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으로 복음을, ‘로스트 트레져’

막막하고 깜깜하다. 코로나19 시대의 전도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규모 행사는 금지되고 만남은 힘들어졌다. 교회에서 해마다 열리던 전도집회는 이제 흑백사진마냥 과거의 추억으로 기억된다.

그중에서도 도시의 분위기는 유독 척박하다. 빽빽하게 들어선 빌딩들의 높이만큼이나 사람들 사이 마음의 벽도 높다. 거리에서 전도지라도 건넬라치면 접촉을 꺼리는 시민들의 차가운 눈빛만이 전도자의 마음을 얼린다. 교회의 신뢰도와 대 사회 이미지는 이보다 바닥이었던 시기를 한국교회 역사에서 찾기 힘들 정도다.

그럼에도 우리는 생명의 복음을 전해야 한다. 방법은 없을까. 도시선교 단체 랜드마커 미니스트리(대표:오영섭 선교사)는 게임에서 방법을 찾았다. 단순히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 보드게임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서 복음적 메시지를 자연스레 전할 수 있는 보드게임을 직접 개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스토리텔링 보드게임 로스트 트레져는 캠퍼스타운에서 유학생 전도를 수년간 하며 기획팀이 함께 고민하고 테스트를 거듭한 끝에 탄생한 작품이다.

보물에 숨겨진 하나님 나라

내게 가장 가치 있는 보물이 무엇일까?” 로스트 트레져는 이 심오한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보드판을 펼치고 사용할 카드를 깔아 놓은 뒤 게임에 참여하는 이들은 각자 자신이 가장 가치 있게 생각하는 보물을 머릿속으로 떠올려야 한다. 모두가 생각을 마쳤다면 보물을 찾아 떠나기 위한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된다.

모두가 출발점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 보물이 쌓인 왕국에 도착하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차례가 될 때마다 주사위를 굴리고 왕국을 향해 전진한다. 이후엔 질문 카드를 뽑아 당신의 보물은 손으로 잡을 수 있나요등의 물음에 정직하게 대답해야 한다. 마치 스무고개 놀이처럼 질문을 거듭하며 서로의 보물에 대해 유추해나가는 방식이다.

게임은 직접적으로 기독교와 성경에 대해 말하고 있진 않지만 성경적인 상징들을 곳곳에 담았다. 참가자들의 목적지인 왕국은 하나님 나라를 나타내고 보드판 곳곳에 사자와 양 등 예수님을 상징하는 동물들을 실었다. 질문 카드 대신 미션 카드도 있어서 간단한 활동들로 쉽게 친해질 수 있도록 돕는 장치도 포함됐다.

게임이 끝난 이후엔 각자 서로의 보물을 추리하고 정확하게 맞혔다면 점수를 얻는다. 마지막에는 각자의 보물을 모두 공개하고 왜 그것을 제일 가치 있다고 생각했는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만남·전도·관계를 한 번에

서로의 보물을 맞히는 것이 게임의 표면적인 목적이지만 진짜 목적은 따로 있다. 게임을 진행하며 서로가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자연스레 서로에 대해 알게 된다. 서로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나누며 처음 만나는 사람이라도 쉽게 마음을 열어놓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게임 개발에 참여한 랜드마커랩 하나연 기획팀장은 인도자는 게임에 참여하며 복음, 예수님, 혹은 예수님을 만나게 된 계기를 보물로 선택한다. 그러면 게임이 끝나고 자연스레 자신의 보물에 대해 나누며 복음을 소개할 수 있다면서 실제로 게임에 참여한 이들은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을 다시 돌아보게 됐고 하나님의 성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소감을 전해줬다고 설명했다.

선교도구로써 로스트 트레져의 가장 큰 장점은 한 번의 만남으로도 거부감 없이 복음을 접할 수 있도록 이끈다는 점이다. 랜드마커 미니스트리 오영섭 대표는 기존 교회에서 식사를 나누거나 문화 공연을 열고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까지는 너무 잘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팔로우업, 지속적인 관계가 부족하다면서 로스트 트레져는 첫 만남부터 마음을 나누면서 친구가 되어 자연스레 복음을 소개할 수 있다. 마음을 나누고 나면 자연스레 지속적인 관계로 이어진다고 소개했다.

게임은 한국에서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선교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언어로 번역됐다. 한국어와 영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중국어 버전이 출시돼 다양한 선교지에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짧은 기간 안에 현지인들과 관계를 맺고 복음까지 전해야 하는 단기선교에서 특히 유용하다.

랜드마커랩 은대범 대표는 불가리아 바르나,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며 로스트 트레져를 함께 했다. 이틀 동안 175명의 새로운 친구를 만나며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특히 이슬람 국가인 카자흐스탄에서 만난 친구들도 게임을 통해 자연스레 복음을 접하고 교회로 연결된 것이 고무적이었다고 전했다.

선교 목적 외에 교회 내 모임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당신의 보물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올해 하나님께 받은 축복은 무엇입니까등의 질문으로 바꿔 나누면 된다. 물론 서로에게 가치 있는 것을 찾는 기존의 질문으로 진행해도 무리는 없다. 게임 이후엔 마음을 털어놓고 자연히 서로를 위한 중보 기도로 이어진다.

오영섭 선교사는 도시에 사는 다음 세대들은 음식과 음악, 미디어와 놀이문화로 통한다. 하지만 기존의 게임은 대부분 서로 속이고 죽이며 경쟁에서 승리자가 되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서로 속마음을 나누는 건강한 보드게임으로 관계를 이어가고 복음을 전하는 도구를 만들고 싶었다. 앞으로도 네 가지 밭 비유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보드게임을 계속해서 제작할 계획이다. 선교를 위한 보드게임 개발에 관심과 투자,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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