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저 울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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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저 울었잖아요~”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1.07.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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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
이찬용 목사

우리 교회 조경부는 평일에도, 일주일 평균 두 번은 교회 식물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언젠가 그 조경부가 모여 교회 잡초도 뽑고, 꽃도 돌보다 카페에서 잠시 커피타임을 갖고 있었는데요. 모이기만 해도 즐거운지 연신 ‘까르르~~’ 소녀적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런저런 말들을 나누다 생일 이야기가 나왔는데, 한희숙 집사가 자기 생일이면 남편 이주형 집사가 항상 금을 사준다고 했습니다.

금목걸이, 금팔찌, 금가락지 등 금 장신구를 보여주며 “이건 언제 해준 거예요” 하고 남편에 대해 거침없이 고마워하며 말했구요. 옆에 있는 집사님들도 “좋겠다~!”라는 말을 합창이라도 하듯이 했습니다.

그다음 주 얼마 전 결혼한 제 큰 딸과 사위가 2부 예배에 참석했길래 그 말을 들려주며, “어이~ 박 서방 알고나 있으라고? 생일 때 금 사준데요” 하고는, 우리 성도들에게도 똑같이 “알고나 있으라고요~”했습니다.

주일 저녁에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목사님도 제게 그렇게 좀 해주시면 안 돼요~” 하더군요.
그 설교 이후 우리 교회 남편들이 아내 생일이면 금 선물을 한다는 소리도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중입니다.

백철용 장로님과 김은주 권사님 부부 이야기도 제게 들려왔는데요. 
백철용 장로님이 용돈을 모아 김은주 권사님 생일에 금 10돈 팔찌를 해줬다나요.
그 소리를 듣고 제가 부부를 만난 기회에 물었습니다.

“금팔찌 받으니 좋으세요?”
“목사님~ 저 울었잖아요~~”

“용돈도 얼마 못 주는데, 그 팔찌 한다고 일년 동안 용돈을 모았다가 해준 거예요. 얼마 전 제 팔뚝을 잡아보고, ‘자네~ 팔뚝도 많이 가늘어졌네~~’ 해서 아니라고 했거든요. 근데 그게 제 팔목을 재 본 거더라구요.”

어쩌면 있는 사람들에게 금 열 돈(308만원 들었다는데요) 그게 별거 아닐 수도, 껌값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백철용 장로님과 김은주 권사님 부부에게는 돈보다 더 귀한 서로에게 대한 애틋한 감정과 잘해 주려는 마음이 함께 있었습니다.

사실 행복이 별거 있겠습니까? 부부가 서로에게 이기적이지 않고 상대방을 조금 더 생각해 준다는 게 행복의 조건 중 하나이지 않을까요?
요즘 우리 교회 여자 성도들에게는요~ ‘남편에게 생일날 뭐 받았냐?’, 이게 아주 재미지게 들려오는 듯합니다. 

그 가운데 ‘우리가 남편들에게 받기만 해서 되겠냐?’ 그래서 ‘누구는 남편에게 뭐 어떤 거 해줬다더라~’ 하는 소리도 같이 들립니다. ‘그런 말들은 우리 목사님 듣는 데서 하지 말고 우리끼리만 하는 걸로 하자’는 소리도 들려오고요.

작지만 서로 배려하는 작은 마음을 이 시대에 잃지 않고 가는 것…. 이게 참~ 좋은데 말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도 알고나 계시라고요! 생일날 금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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