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꿈과 희망 설계 돕는 ‘돌봄의 공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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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꿈과 희망 설계 돕는 ‘돌봄의 공간’ 제공한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1.07.0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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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세대의 주거안정 돕는 교회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주거 대안 필요
“교회가 성경적 토지 정의를 실천해야”

최근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주거불안으로 고통받고 있다. 지난해 임대차법 개정으로 전세매물이 급감한 상황에서 올 가을 이사철 수요가 급증하면 전세 대란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2030 청년들의 ‘내집마련’에 대한 꿈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일명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을 통해 ‘내집마련’의 꿈을 이룬 청년들도 있지만, 끌어모을 영혼조차 없다는 청년세대의 경우 이러한 현실이 더욱 암울하다.

영국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직장을 잃고 경제위기에 내몰린 사람들의 퇴거 조치가 잇따르자, 영국성공회가 자발적으로 토지자산의 3%를 기부해 사회적 약자들의 안정적 주거를 돕는 ‘Coming Home’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에 한국교회도 공동체적 관점에서 주거문제를 숙고하고 성경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교회와 사역자가 청년들을 위한 일과 주거의 공간을 제공하는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청년들의 꿈과 희망의 공간

“현 청년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의 말보다 돌봄의 공간”이라는 말이 있다. ‘N포세대’의 청년들을 위해 꿈과 희망의 공간을 제공하는 교회가 있다. 경기도 수원중앙교회(담임:고명진 목사)의 건너편 건물에는 청년 자립과 창립 지원을 위한 공간인 ‘예닮공감’이 있다. 수원중앙교회는 지난 2016년 치솟는 물가와 등록금, 취업난, 월세 등으로 어려워하는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한 창업공간으로 ‘예닮공감’을 설립했다.

예닮공감은 264㎡ 규모로 교회가 임대건물의 2개 층을 사용하고 있으며, 카페와 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교회는 카페의 내부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했다. 또 청년 사업가의 지원 및 양성을 위해 카페의 운영도 청년에게 맡겼다. 창업지원센터는 5개의 사무실을 갖추고 있으며, 창업을 꿈꾸는 청년이라면 월 10만 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수원중앙교회 청년부 이광수 목사는 “교회가 임대건물의 2개 층을 빌려서 청년들 중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청년 사업가의 징검다리 역할로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창업지원센터는 청년들이 창업을 기획하고 아이디어를 확장시켜 도전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공간”이라며, “기독교 세계관을 가진 청년들이 자기의 꿈을 이루고 교제와 교류의 현장으로 ‘예닮공감’을 사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중앙교회는 청년 자립과 창립 지원을 위해 ‘예닮공감’을 설립해 청년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수원중앙교회는 청년 자립과 창립 지원을 위해 ‘예닮공감’을 설립해 청년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셰어하우스 ‘봄날’

주거 취약층인 청년들을 돕기 위해 셰어하우스를 만들어 공급하는 목회자도 있다. 청년들을 위한 거주공간을 마련해 저렴한 가격에 세를 놓는 것이다. 셰어하우스 ‘봄날’은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열악한 상황에 있는 청년들에게 최상의 거주환경을 조성해준다는 점에서 다른 셰어하우스와 차별점이 있다.

셰어하우스 ‘봄날’은 직영점 4곳, 가맹점 3곳 총 7개 호점을 운영하고 있다. 특별한 입주조건은 없으며, 현재 총 45명의 청년들이 입주해 있다. ‘봄날’을 운영하는 최규현 전도사(남양주 우리소망교회)는 “청년들이 혼자 살기엔 공간도 좁고, 비용도 많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청년들이 공간을 함께 쓰고, 안정된 주거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셰어하우스가 갖는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에 위치한 ‘봄날’은 보증금 100만원에 방 타입에 따라 25~45만원 선에 월세를 제공한다. 공기청정기와 정수기 등을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관리비 3만 원을 내면, 쌀을 비롯해 기본적인 생활용품이 제공된다. 대부분 대학생 또는 2030 사회 초년생들이 입주하고 있다.

최 전도사는 ‘자립 목회’에 대한 고민으로 셰어하우스를 오픈하게 됐다. 교회를 개척하기 전에 재정적으로 자립을 하지 않으면, 건강한 목회를 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서다. 특히 그는 단순히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보다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로 셰어하우스를 선택했다. 그렇기에 단순한 셰어하우스의 관리자가 아니라, 갈 곳을 잃은 청년들의 ‘영혼을 섬긴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최 전도사는 “이는 단순한 임대사업이 아닌 서비스업”이라며, “입주한 청년들과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를 맺고, 그들의 삶과 필요를 계속 살펴야 하는 일로 전도사나 사역자들에게 잘 맞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나님 나라를 이루고, 이웃의 삶을 돌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청년들의 삶뿐 아니라 영혼까지 돌볼 수 있는 사장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수원중앙교회는 청년 자립과 창립 지원을 위해 ‘예닮공감’을 설립해 청년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규현 전도사는 ‘봄날’ 셰어하우스를 통해 열악한 상황에 있는 청년들에게 최적의 주거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 공동체적 자원으로 접근하길”

부동산을 단순히 시세 차익을 위한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크리스천들은 ‘부동산’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할까. 희년함께 김덕영 사무처장은 “부동산을 개인의 자산 증식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세상 문화에서 그리스도인들은 공동체적 자원으로 이해하고, 성경의 희년 실천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토지가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가는 기업이 되고, 공동체적 공존의 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자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희년함께는 교회의 유휴공간 활용, 공동체 주택건설, 사회적 금융조성 등 교회의 적극적 대응과 대안을 지원하는 ‘CANU(카누)’프로젝트를 실시한다. 대안적 주거모델을 꿈꾸고 실천하는 교회 공동체의 사례를 발굴해 지속적인 협력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김 사무처장은 “개별교회 사례를 한국교회 공교회적 운동으로 확장시키고자 한다”면서 “교회가 성경적 토지 정의를 실천함으로써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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