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을 사모한다면, 인생의 집은 복음의 반석 위에 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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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을 사모한다면, 인생의 집은 복음의 반석 위에 지어라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1.07.0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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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전도서이야기 - “우매한 자는 말을 많이 하거니와 나중에 일어날 일을 누가 그에게 알리리요.”(전 10:14)

“게으른즉 서까래가 내려앉고 손을 놓은즉 집이 새느니라”(전 10:18) 집을 보수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칠이 벗겨지고 비가 새다가 마침내 서까래가 내려앉습니다. 차라리 집을 팔아버린다면 모르지만, 소유한 집을 그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다면 비웃음을 사 마땅할 것입니다. 그 집에 세입자를 들였는데 서까래가 내려앉는다면, 그래서 세입자가 다쳤다면, 비웃음을 넘어 비난을 사고 처벌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 게으름은 어리석음이면서 악덕이기도 합니다. 반대편에서 말하면 부지런함은 슬기로움이고 미덕이라는 뜻입니다. 물론 전도서 10장 본문이 말하는 집이 건물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닐 터이니, 부지런히 살피고 관리하지 않으면 개인의 인생이, 나라의 형편이, 이 가상의 집처럼 서고 무너진다는 것을 가르쳐주시는 말씀인 것이 분명합니다.

성경을 모르는 사람들도 온 인류를 위한 위대한 가르침이라 칭송하는 산상수훈(마 5~7장)은 이렇게 마무리 됩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치되 무너지지 아니하나니 이는 주추를 반석 위에 놓은 까닭이요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치매 무너져 그 무너짐이 심하니라”(마 7:24~27)

삶을 집짓기로 비유하시면서 인생을 주님의 말씀이라는 반석 위에 지을지, 자신의 생각이라는 모래 위에 지을지 선택하라 말씀하신 것입니다. 집의 비유는 ‘해 아래’ 있는 이생에 그치지 않습니다. 고린도후서 5장 1~2절은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아느니라 참으로 우리가 여기 있어 탄식하며 하늘로부터 오는 우리 처소로 덧입기를 간절히 사모하노라”라고 하셔서 여기 우리의 ‘집짓기’와 더불어 영원한 나라에서 하나님께서 시공하신 집이 공사 중이라는 것을, 우리가 정말 바라보고 소원해야 할 것은 하늘 위 그 집이라는 것을 말씀해 주십니다.

게으름의 악덕은 개개인의 삶을 망치는 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왕과 대신들의 식사 자리를 보면 한 나라의 운명을 알 수 있습니다: “왕은 어리고 대신들은 아침부터 잔치하는 나라여 네게 화가 있도다”(16절) 세상에 존재했던 많은 강대국들이 게으름과 환락에 빠져 쇠락했습니다. 하나님의 선민 이스라엘을 유린하고 성전을 불태웠던 바벨론은 약탈한 재물과 인력을 사용해 웅장한 도시를 세우고 일락을 즐겼습니다. 왕과 고관들의 술잔치는 종종 며칠씩 이어졌는데, 다니엘 5장에도 그런 파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흥이 오른 벨사살 왕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해갔던 금그릇에 술을 따라 돌리는 망발을 저지르자 벽에 사람의 손가락이 나타나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이라는 메시지를 썼고, 그것이 바벨론의 멸망을 고지하는 메시지임을 다니엘이 해석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다리오가 이끄는 습격대가 벨사살을 죽이며 대제국 바벨론은 메대-바사 연합세력에게 무릎을 꿇게 됩니다. 일찍이 바벨론의 휘황찬란한 모습에 스스로 흐뭇해하며 지었던 느부갓네살의 노래가 얼마나 어리석게 들리는지요: “이 큰 바벨론은 내가 능력과 권세로 건설하여 나의 도성으로 삼고 이것으로 내 위엄의 영광을 나타낸 것이 아니냐!”(단 4:30) 자신의 성공을 스스로 다 이룬 양 뻐기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사람은 코앞의 일도 알지 못하는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우매한 자는 말을 많이 하거니와 나중에 일어날 일을 누가 그에게 알리리요.”(전 10:14).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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