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연합기관 하나 이룰 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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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연합기관 하나 이룰 때 되었다
  • 이정익 목사
  • 승인 2021.06.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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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목사/실천신학대학원총장

요즘 국민의 힘의 변화의 물결을 보니 무서울 정도이다. 일찍이 보지 못하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30대 야당 당수의 출현은 꿈에도 전통도 전례도 모두 초월하는 현상이다. 이 현상은 왜 나타났는가. 한마디로 변화를 이루라는 시대와 민심이 주는 메시지일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그동안 정치계는 가장 변화에 둔감한 집단이었다. 술수와 야합 그리고 기득권 유지를 위한 각종 구태의연함의 집단이었다. 그런데 이번 국민의 힘 대표 선출을 보면서 혁신을 넘어 판 전체를 뒤흔들어 버린 혁명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때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았을 때는 좋은 아이디어나 지도자가 출현해도 혁신을 이루지 못한다. 그런데 변화의 기회가 이르렀을 때에는 주변에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되고 시대적 요청이 이루어져 누군가 선한 깃발을 들기만 해도 바람이 일어난다. 그런 바람이 일어날 환경인데도 구태의연하게 자리에 연연하여 있으면 기회는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그 결과는 무서운 질책으로 다가온다.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실상은 지금 정치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동안 한국교회 연합기관 특히 NCC는 한국사회의 급변기 현대사에 굵직한 공헌도 하였고 암울했던 시대 민주화를 이루는데 공헌도 하였었다.

그 후 연합기관은 더 나아가지 못하고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민주화만 부르짖는 모습이었다. 이후 보혁 갈등이 나타나 마침내 연합기반이 흔들렸고 보수 교단 연합체로 한기총이 출현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부응에 부합하지 못하고 보수집단의 한계인 자리다툼, 불투명한 재정운용 문제와 각종 이권 때문에 검증되지 못한 군소교단들까지 무분별하게 영입함으로 고소 고발이 난무하는 집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같은 갈등과 각종 부조리로 한기총은 한국교회 연합기관으로서 대표성을 상실하고 말았다. 이에 회원교단들은 잃어버린 한국교회 연합의 정신을 구현한다는 명목으로 2012년에 한교연을 창립하였지만 한교연 역시 태생적 한계를 넘지 못하였다.

등장하는 지도자들 면면이 연합을 이룰 정신을 가진 대표성을 갖춘 지도자들이 모인 곳이 아니고 다분히 자리 욕심이나 야심으로 모인 기구에 불과하였기 때문이다. 다시 위의 두 기관을 통합하고자 2017년 한교총이 출범하게 되었지만 현재까지 5년이 지나가는데도 통합은커녕 역시 한국교회로부터 공인받지 못한 또 하나의 기구로 남아 있다.

원인은 간단하다. 연합기관으로서의 정신은 사라지고 직책을 위한 투쟁만 있기 때문이다. 이제 모두 잃어버린 원칙과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기억해야 한다. 그 가르침의 핵심은 섬김이다. 모든 율법과 교훈 그리고 예수님이 힘주어 설파하신 산상수훈의 핵심도 섬김이다. 섬김의 주어는 나에서 너로 전환하는데 있다. 이제는 우리 기독교계에도 목회에도 신학세계에도 이 핵심 가르침을 회복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 기독교 안에 이 가르침의 핵심인 이 중심이 흔들렸었다. 흔들림뿐이 아니고 모두를 상실한 상태였다. 너는 사라지고 나만 남아 있었다. 그 결과는 엄청났다. 세상으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집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제는 결자해지해야 한다. 지금은 국민의 힘의 결연한 물결이 한국 기독교 안에도 흘러 넘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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