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게임 용어 : 티어
상태바
오늘의 게임 용어 : 티어
  • 차성진 목사(글쓰기 강사)
  • 승인 2021.06.28 1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1. SNS 세대와 소통하는 글쓰기

예1)

A : 야, 거기선 이렇게 저렇게 플레이 했어야지.

B : 너 티어 어딘데?

A : 나? 실버

B : 나 골드다. 조용히 하자.

오늘 배워 볼 용어는 ‘티어’입니다. 단계를 뜻하는 영단어 Tier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사용하는 단어 중 티어와 가장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단어로는 단계, 등급 등이 있습니다.

각 게임 회사들은 사람들이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그 중 가장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 이 티어 시스템입니다. 각 게이머의 실력과 게임 참여도에 따라 구분된 등급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롤 또한 이러한 티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가장 낮은 단계인 ‘아이언’부터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 챌린저 순으로 게이머들에게 등급을 부여합니다.

롤을 플레이하는 친구들 사이에 이 티어는 마치 계급처럼 작용해서, 보다 높은 계급을 차지하기 위해 모두 치열하게 게임에 몰두하곤 합니다. 간혹 어린 친구들이 과할 정도로 게임에 몰입하는 것을 보고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거기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높은 티어를 차지하고 말겠어!’ 하는 의지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높은 티어는 또래집단 사이에서는 곧 권력을 의미하니까요. 마치 어른들이 더 좋은 차를 사기 위해, 더 넓은 집으로 이사가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티어 시스템을 보면서 두 가지 단상이 떠오릅니다. 첫 번째는, ‘우리나라 학생들은 경쟁에 특화되어 있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학창 시절부터 공부와 싸움. 이 두 가지의 잣대로 평가 받다 보니 순위가 매겨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 시스템에 빨리 적응한 뒤 상위 계급으로 올라가기 위해 투쟁하는 근육이 참 잘 발달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 한 켠이 씁쓸해집니다.

또 동시에 상위 티어를 차지한 친구들은 그만큼 쉽지 않은 경쟁풀에서 상위를 차지한 친구들이기 때문에, 남다른 재능이나 능력이 있다고 봅니다. 순간 판단력, 반사신경, 논리면에서 우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인정을 받고 칭찬을 받는다면 그 재능을 살려 진로도 개척할 수 있다고 보는데, 어른들이 보기에 하찮아 보이는 문화라는 이유로 그 재능을 인정 받지 못한 채 썩히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주변에 게임을 하는 청년, 학생들이 있다면 넌지시 물어봐주세요. “너는 티어가 어디니?” 그 질문 자체에 학생들의 입꼬리가 올라가겠지만, 학생들의 티어를 듣고 “와 정말 대단하구나!” 한 마디 칭찬만 보태준다면, 그 학생은 그 칭찬 덕분에 가져보지 못한 자존감을 얻게 될 지도 모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