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예수님의 제자 세우는 행복한 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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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예수님의 제자 세우는 행복한 목회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1.06.15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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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동산교회와 오정무 목사의 목회 이야기

연고 없는 대전서 시작한 개척, 고난과 연단의 시간 보내
“네가 선 곳을 사랑하라” 하나님 말씀따라 지역사회 헌신
말씀 중심으로 ‘섬기고 선교하는’ 성도들로 인해 행복해
대전시기독교연합회 회장으로 연합활동에서 책임감 돋보여

예수님을 전혀 모르던 한 청년이 목사가 됐다. ‘종교는 아편’이라며 멀리했는데 하나님은 그런 그를 끝까지 놓지 않았다. 신문 한구석에 실린 작은 광고를 보고 신학교에 입학했고, 동기들과 겁 없이 개척도 했다. 그리고 우연에 이끌리듯 대전에 둥지를 틀었다. 1987년 대전 서구 가장동에 대전동산교회를 세우고 지금까지 34년, 한결같은 믿음으로 예수님의 제자를 길러내고 있는 오정무 목사. 그의 신앙과 삶, 그리고 목회 여정을 들어보았다.

대전동산교회 오정무 목사는 한 사람을 예수님의 제자로 키우는 일에 집중했다. 대전동산교회 성도들은 이웃 섬김과 세계 선교에 적극 동참하는 하나님 나라의 일꾼이다.

형제 따라간 대전의 첫 목회

충남 당진이 고향인 오정무 목사는 군에서 제대할 때까지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 “충청도 사람은 고정관념이 강해서 남의 말을 잘 안 듣는다”는 것이 오 목사의 표현이다. 사실 자라는 동안 주변에 교회도 없었고, 기독교인들도 없었다. 믿고 싶어도 믿을 수 없는 환경이었다. 누나들이 돈을 벌기 위해 서울로 가고 나서 넷째 누나가 가족 중 처음으로 복음을 받아들였다. 누나의 믿음이 씨앗이 되어 오 목사 가정은 하나 둘씩 예수님을 영접하고 새사람으로 거듭났다. 그중 가장 늦게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이 바로 오정무 목사였다.

“서울에서 기술이나 배워서 돈을 벌자고 생각했었죠. 목사가 될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마포에 살면서 전도사님이 개척한 교회에 나갔는데 청년들이 무척 뜨거운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철야를 시작하면 새벽 4시까지 기도하고 곧이어 새벽예배를 또 드리는 그런 기도의 열정이 있었죠. 저도 같이 기도를 하고 새벽에 나오는데 신문 한 구석에 총회신학교 학생모집 광고가 눈에 띄었어요. 그 순간, 신학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슴이 두근대는 느낌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성경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목사가 되겠다는 사명은 없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방배동 신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목회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1987년 강동노회에서 안수를 받고 형제들이 있는 대전으로 내려왔다. 사업을 하는 가족들을 의지하며 대전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바로 지금 대전동산교회의 출발이다. 사람을 믿고 시작한 목회였다. 큰 준비도 하지 않았다. 허름한 상가를 얻어 개척예배를 드렸고, 어머니와 아내, 대전의 형제들과 자녀들이 개척멤버였다. 가족들의 지지와 응원이 있으니 금세 부흥할 줄 알았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쫄딱 망했어요.” 오정무 목사는 목회가 망한 것은 아니었지만 함께 개척한 형제의 사업이 망하면서 빚더미에 올라앉았다고 했다. 빚쟁이들이 교회로 몰려와 “한통속”이라며 소리를 높였다. 몇 안 되는 성도들은 하나둘씩 떠나갔고, 주변에는 교회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돌았다. 사모와 둘만 남아 교회를 지키고 있었다. 어머니와 자식을 굶길 수도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었다.

산기도로 어겨낸 개척 목회

“그래도 그때는 주변에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도와주는 인정이 있었어요. 차마 부끄러워서 도와달라는 말도 못하고 식구끼리 모여 예배드리고 기도만 했는데 신기하게도 먹을 것이 없어 굶은 적은 없습니다. 새벽에 예배를 드리고 나가보면 까만 봉지에 쌀이 담겨 있고, 주변 큰 교회 성도들이 저녁예배는 작은 교회에서 드리겠다며 우리 동산교회에 나와주셨어요.”

처음 개척에 실패했던 기억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었고, 피할 길 없는 고통 속에서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를 정도였다. 문득 교회 간판을 내리고 어디론가 떠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교회가 동네 슈퍼도 아니고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름으로 세운 교회를 목사가 포기할 수는 없었다.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금식하며 산기도를 시작했다. 내가 왜 이곳에서 목회를 시작했는지, 하나님의 부르심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 깨달은 것이 대전에 대한 사랑이었다.

“많은 목회자들이 내 교회가 있는 지역은 부족하다고 여기고 더 나은 환경을 찾아 이전하고자 합니다. 저도 그런 유혹이 있었어요. 그러나 하나님이 대전으로 부르신 이유를 먼저 생각했고, 저는 교회가 세워진 대전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정무 목사가 대전에 온 것은 특별한 사명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단지 목회를 물질적으로 지원해줄 형제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적인 출발이 아니라 육적인 관점에서 목회지를 찾았던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오 목사는 대전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남는 것을 선택했다. 대전을 사랑하고 이곳에서 비전을 꿈꾸기로 했다. 사람을 세우는 목회, 제자를 길러내는 목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대전동산교회는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는 교회, 말씀 중심의 복음주의 신앙을 확립하는 교회, 사람을 세우고 가정을 축복하는 교회”로 한 걸음씩 부흥의 길로 나아갔다.

대전동산교회
대전동산교회

한 사람을 제자를 키워라

비전에 따라 개척하면 구름떼처럼 성도들이 모여든다는 교회도 있다. 80~90년대 부흥에 대한 간증이 쏟아질 때였다. 하지만 오정무 목사는 ‘한 사람’에 집중하는 목회를 했다. 한 사람을 가르치고, 한 사람을 키웠다. 10만 성도 1만 선교사와 같은 거대한 꿈은 꾸지 않았다. 그보다는 한 사람을 제자를 키워 10명이 되면, 다시 10명의 제자를 키워 100명을 만드는 체계적인 목회를 했다. 제자훈련의 체계를 잡는데 10년이 걸렸다. 그때 느낀 것이 목회에는 달인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남들보다 목회를 잘하고자 하는 마음에 집회와 세미나도 따라다니고 새로운 시스템도 적용해보았다. 10년이 지나면서 내린 결론은 유행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한길을 가는 목회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교회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성도들 한 영혼, 한 영혼을 소중하게 세워가며 하나님 앞에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이루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이 되느냐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오직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그 말씀을 지키며 신실한 증인으로 살아갈 때 다시 오실 그리스도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30년 넘게 목회하면서 그가 깨달은 것은 목회는 나의 꿈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과정이라는 사실이다. 한 사람을 제자로 만드는 과정 속에서 부정적인 교회 이미지도 변화됐고, 성도들도 긍정적이며 헌신적인 신앙을 갖게 됐다. 여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1997년 성전을 건축했다. 감사하게도 모든 제직이 기쁨으로 동참했다. 건축도중 IMF가 찾아왔지만 성도들 모두 자신의 일처럼 헌신하여 건축을 마무리했고, 이어 2002년 증축까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완성할 수 있었다.

‘섬김과 선교’ 두 날개로 비상

교회가 속한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타난다. 오정무 목사 개인적으로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주민들의 삶을 살뜰히 살피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하여 중단됐지만 교회 문화센터에서 독거노인을 위한 급식을 해온 것은 교회의 자랑이다. 7년 가까이 진행한 무료급식에는 매주 100명의 노인들이 찾아왔다. 성도들과 지역 부녀회까지 봉사에 참여했고, 청소년들도 기쁜 마음으로 어르신을 섬겼다. 무료급식과 함께 마을 청소와 사랑의 쌀 나누기도 정기적으로 해오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동산교회는 대전시장 감사패도 받았다.

제자화를 통한 섬김과 봉사가 국내에 집중되는 사역이라면 해외선교는 땅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라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에 대한 순종이다. 탄자니아, 인도네시아, 몽골에 선교사 세 가정을 파송했고, 후원만 하는 선교사도 있다. 교회가 어려울 때부터 시작한 선교는 대전동산교회의 정체성이고 대표적인 사역이다. 오 목사는 성도들과 선교지에 가는 단기선교를 매우 중요한 신앙훈련으로 여긴다. 선교지를 직접 보는 것과 아닌 것은 천지차이가 있다. 또 세상 곳곳에 복음을 필요로 하는 곳이 얼마나 많은지를 직접 깨닫게 된다. 단기선교를 다녀온 후 성도들은 세계선교를 위해 기도하게 되고, 자신이 헌신할 일을 찾는다.

“한 번은 성도들과 몽골에 갔어요. 마을 촌장이 청소를 좀 해달라고 하기에 그러겠다고 했지요. 막상 가보니 단순한 마을 청소가 아니라 쓰레기 산을 치워야 하는 일이었죠. 동물 사체도 수없이 널려 있는데 성도들이 정말 열심히 하더군요. 이런 일을 해야 하나 저는 자괴감이 들었는데 오히려 성도들은 헌신적으로 청소를 해주고 돌아왔습니다.”

필리핀에도 여러 교회를 건축했다. 필리핀 선교사가 포화상태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현장에 가보면 오지가 너무 많아 그만큼 사역도 많이 필요하다. 학교에 작은 기부만 해도 학생들에게 제약없이 복음을 전할 수 있다. 현지 교회를 하나 세우면 그 교회가 다른 교회를 개척한다. 이 모든 것이 선교의 보람이다.

대전동산교회 오정무 목사는 한 사람을 예수님의 제자로 키우는 일에 집중했다. 대전동산교회 성도들은 이웃 섬김과 세계 선교에 적극 동참하는 하나님 나라의 일꾼이다.
대전동산교회 오정무 목사는 한 사람을 예수님의 제자로 키우는 일에 집중했다. 대전동산교회 성도들은 이웃 섬김과 세계 선교에 적극 동참하는 하나님 나라의 일꾼이다.

행복한 목회를 꿈꾸다

대전동산교회 영구표어는 섬기는 교회로서 ‘봉사하는 교회, 나눠주는 교회, 사회 속의 교회’, 그리고 선교하는 교회로서 ‘구령에 불타는 교회로’,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교회로’ 이 다섯 가지다. 특히 사회 속의 교회, 세상 속의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도록 교육하는 것은 오 목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크리스천은 그 시대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에 대해 아파할 줄 알고, 정치 사회적인 문제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한다고 해도 올바른 국가관, 가치관, 인생관, 경제관을 성경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는 너무 개인주의적이고, 나와 내 믿음, 나의 은혜에만 치중해 있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세상에 대한 책임감을 중요시 하는 오정무 목사는 교회의 크기와 상관없이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왔다. 한국군선교연합회 중부지회장으로 활동했고, 대전시기독교연합회 활동도 오래해왔다. 올해 5월에는 대전시기독교연합회 신임회장으로 선출돼 대전시 기독교의 발전과 부흥을 이끌어 가게 됐다. 유독 큰 교회가 많은 대전에서 오정무 목사가 연합회 회장이 된 것은 그만큼 리더십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묵묵히 맡은 일을 내 일처럼 헌신적으로 해온 그의 삶이 보여준 결과다.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 사역 역시 20년 넘게 해왔다. 대전백석신학교 학장을 역임했으며, 지금도 개혁주의생명신학을 가르치면서 성경에서 벗어나지 않는 성경중심의 목회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 교회는 아직 작은 교회”라고 말하는 오정무 목사. 하지만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갖는 힘은 큰 교회 못지 않다. 체계적인 제자훈련으로 하나님의 신실한 증인을 길러왔기 때문이다.

그는 말한다. 목회자가 행복해야 성도 역시 행복할 수 있다고. 주님이 원하시는 목회를 할 때, 주님의 마음을 가질 때 행복한 목사, 행복한 성도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이다.

“하나님께 갈 때까지 자기 자신을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넘어질 수 있습니다. 목회자로서 정직함, 겸손, 인내의 덕목이 몸에 더 많이 베이도록 훈련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저부터 건강하고 행복해질 때 우리 성도들의 신앙과 삶도 행복해지리라 믿습니다.”

큰 것을 지향하고 좋은 것만 찾아다니는 시대. 대전동산교회는 사람들이 떠나가는 구도심을 지키며 지역주민들의 안식처로 항상 제자리에 서 있다. 목회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더 ‘대전사람’이 되어가는 오정무 목사는 하나님이 보내주신 곳, 바로 그 땅을 사모하고 그 땅의 주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헌신함으로 34년을 이어왔다. 앞으로도 대전동산교회는 아파트촌이 아닌 주택가 한 곳에서 누구나 찾아오는 교회,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교회로 복음의 행전을 써내려갈 것이다.

대전동산교회 오정무 목사는 한 사람을 예수님의 제자로 키우는 일에 집중했다. 대전동산교회 성도들은 이웃 섬김과 세계 선교에 적극 동참하는 하나님 나라의 일꾼이다.
대전동산교회 오정무 목사는 한 사람을 예수님의 제자로 키우는 일에 집중했다. 대전동산교회 성도들은 이웃 섬김과 세계 선교에 적극 동참하는 하나님 나라의 일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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