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이 교회가 되다, 기독서퍼운동’
상태바
‘해변이 교회가 되다, 기독서퍼운동’
  • 운영자
  • 승인 2021.06.14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웅용 목사의 스포츠로 읽는 선교(6)

혹시 ‘서퍼스 바이블(Surfer’s Bible)’이라고 들어 봤나요? 성경이면 성경이지 서퍼스 바이블이라니, 대체 성경에 무슨 서퍼냐 이럴 게 눈에 선한 데요. 대부분 불편해하면서 동시에 ‘그런 성경은 없을 거야’라고 생각할 거예요. 하지만 예상과는 반대로 서퍼스 바이블은 실제 존재하는 성경이고 해변과 서핑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들고 읽는 성경의 한 판본이랍니다.

서퍼스 바이블은 1977년에 시작된 CS라는 국제운동(www.christiansurfers.net)에서 발간한 성경판본입니다. 현재까지 총 2판이 출간되었고, 1판은 전 세계적으로 75,000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그래서인지 국제성서공회에서 최고의 성경으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구성을 보면 서퍼스 바이블답게 유명 서퍼의 서핑과 삶의 이야기, 쓰나미 이후 서퍼들의 봉사 활동 이야기가 생생히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환경과 문화여서 그렇지 엄연히 존재하면서 규모가 큰 네트워크가 서핑 세계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서퍼스 바이블의 존재와 판매 부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왜 서퍼스 바이블을 제작하게 되었을까요? 이에 대해 국제 기독 서퍼 운동(Christian Surfers)을 설립한 브렛 데이비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호주인들은 교회 출석보다 서핑을 더 정기적으로 합니다. 서핑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또 전 세계의 해안에 젊은이들의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서핑과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며 문화를 이룹니다. 그들은 파도를 타며 하나님의 창조의 신비, 삶의 영적인 면을 경험합니다. 이런 서핑의 힘을 본 우리는 서퍼들을 교회로 이끌기보다 서퍼들이 교회가 되도록 목표하고 있어요. 이 목표의 키가 바로 서퍼스 바이블입니다.”

브렛 데이비스는 공간 중심 교회로 모이기보다 커뮤니티 곧, 사람의 모임 속에서 뿌리내리는 교회를 지향했어요. 그리고 그 핵심에 기독교인 서퍼가 키이며 그들을 통해 복음이 전해질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저 서핑이라는 문화에 집중한 모임에 그치지 않도록 성경을 토대에 둔 거죠.

그러나 그 성경마저도 그들의 언어, 공감대, 문화를 반영해 친숙함을 갖게 한 겁니다. 그 친숙함 속에서 서퍼들이 성경을 읽고 예수를 알아 가며 삶을 바라보고 나누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기독교인 서퍼가 증인이 되어 바다와 파도 속에서 하나님의 신비, 삶의 영적인 면을 그들을 위해 마련된 성경을 읽으며 교회라는 커뮤니티가 서가게 되는 것입니다.

글이 길어져서 이제 정리해야겠네요. 잠시 생각해보시죠? 브렛 데이비스가 서퍼들의 커뮤니티에서 복음의 통로가 된 것은 결코 ‘우리가 있는 자리에 오라’가 아니었습니다. 또 ‘우리 방식을 따라라’도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고 그 문화에서 살며 그에 맞는 성경을 그 커뮤니티에 전했습니다. 그런 모습이 바로 ‘교회됨, 교회다움’ 아닐까요?

오늘 우리의 교회됨, 교회다움은 우리밖에 모르는 막힌 담은 아닐까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