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으려고 손 벌리지 말고, 주려고 손을 끌어당기는 자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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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으려고 손 벌리지 말고, 주려고 손을 끌어당기는 자 돼라”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1.06.0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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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 재산과 부에 대한 가르침(6)

초기 기독교회는 소유와 재산에 있어서 나눔과 공유를 실천했는데, 이는 ‘자원하여 나누는 원리’(the principle of voluntary giving)이자 ‘평균케 하는 원리’(the principle of equality)에 대한 모범이었다.

그렇다면 초기 교부들은 재산과 부에 대해 어떻게 가르쳤을까? 근본적으로 앞에서 제시한 바처럼, 부는 하나님의 축복의 한 양상이지만 그것을 절대시해서는 안 되고, 부는 자신을 위한 독점적 소유가 아니라 가난한 이웃을 위한 사랑의 도구여야 한다는 점을 가르쳤다. 또 부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교훈하였다.

초대교회 교부들은 부에 내제한 영적 위험성에 대하여 놀라울 정도로 많은 경고를 남겨두고 있다. 초기 4세기동안에 기독교회 안에는 돈과 제물, 그리고 그것들을 소유한 이들의 의무에 대한 많은 문헌이 남아 있다. 초기 기독교 저자들 가운데 이점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는 이가 거의 없었을 정도였다.

우선 2세기 초 시리아에서 기록된 디다케 4:5~8에서는 이렇게 교훈하고 있다. ‘가난한 자들을 향한 규칙’을 제시하는데 이렇게 말하고 있다. “받으려고 손을 벌리는 자가 되지 말고, 주려고 손을 끌어당기는 자가 되라. 네가 가진 것이 있다면, 너희 죄를 속량하기 위해 그대의 손으로 주라. 주는 것을 망설이지 말며, 주면서 불평하지 말라. 왜냐하면 보상해 주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당신이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가난에 처한 자들을 외면하지 말라. 모든 것을 네 형제와 함께 나누고 그것이 네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왜냐하면, 너희가 영원불변한 것을 함께 하는 자라면 하물며 없어질 것들 안에서 함께하지 못하겠는가?”

디다케는 가진 이들에게 독점보다는 나눔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삶은 기독교 공동체의 독특한 삶의 방식을 창출하게 되었다. 그 실제가 사도행전 2장 44~45절에, 그리고 4장 32~35절에 반영되어 있다. 이런 삶의 방식은 당시의 헬라 로마 사회에서 독특한 삶의 방식이었다. 나그네를 선대했고(히 13:2, 클레멘트1서 10~12), 노동할 수 없어 생계가 어려운 이들이 보호 받았고, 고아와 과부들을 공궤했다. 

변증가인 아리스티데스(Aristides)는 하드리안 황제에게 보낸 그의 첫 변증서(Apologia)에서 기독교인들의 삶의 방식에 대해 이렇게 썼다. “그들은 참으로 인류애와 친절함으로 살아간다. 그들 가운데 거짓이란 찾아볼 수 없으며 서로를 사랑한다. 그들은 과부를 멸시하지 않으며, 고아를 슬프게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공정하게 분배된 것조차도 자신만의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낯선 사람을 만나면 집으로 맞아드리고 형제처럼 즐겁게 대해준다. 그들은 스스로를 형제들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육에 따라서가 아니라 영에 따라서 그리고 하나님 안에서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 중 가난한 사람이 죽으면 그 죽음을 발견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능력에 따라 죽은 자를 장사지낸다. 그리고 만일 그들 동료 중 누구나 그들의 메시야의 이름 때문에 옥에 갇히거나 박해받는 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들 모두는 그의 곤궁을 보살피며, 그를 구출할 가능성이 있다면 그를 구출한다. 그들 가운데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이 있으면 그들의 일용품이 풍부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2,3일씩 금식하며 그들의 일용할 양식을 가지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가치는 나눔이었다. 소유나 재물은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는 공정하게 분배된 것이라 할지라도 자신만을 위한 것으로 여기지 않았고 필요한 이들을 위해 기꺼이 사용하고자 했다고 증거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성경이 가르치는 예수님과 바울이 가르쳤던 부에 대한 태도였다.

백석대 석좌교수·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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