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을 돌아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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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을 돌아볼 때”
  • 김인영 장로
  • 승인 2021.06.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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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장로/노원창일교회·전 KBS 보도본부장

시대가 어렵다. 비대면 시대의 끝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주변에서는 자영업자 등 한계상황에 이른 이들이 부쩍 늘어남을 체감한다. 그렇지 않아도 OECD 자살율 1위인 나라에서 생계형 동반자살 가족 스토리가 이따금 터지면 가슴이 정말 먹먹하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 반열에 이를 만큼 성장했는데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살 만큼 살게 됐어도 이웃 사정은 알 바 없는 시대가 된 것인가. 복잡한 현대 사회 저마다 살기 바빠서 그러리라 이해해도 국가는 뭔가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사회 안전망 긴급점검과 비상대책 수립이 국가의 최우선정책이 돼야 하고 사회적 관심사가 돼야 할 거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듯하다.

언론을 통해서 보면 최고 관심사는 권력의 향방인 거 같다. 거의 매일 유력 대권주자의 일거수일투족이 보도된다. 그들의 말이 말을 낳는 식의 기삿거리가 넘쳐 난다. 수시로 발표하는 지지율과 그를 의식한 권력자들의 즉흥적 발상과 말들, 이를 앞 다퉈 보도하는 언론 군상. 이 나라 지도자들 눈에는 표만 보이는 듯 표심을 의식한 복지 관련 정책들이 앞 다퉈 쏟아져 나온다. 나랏빚이 ‘총액 1000조원’, 전체 경제 규모의 절반(50%)을 넘어서기까지 머지않았다는 지적이나 ‘포플리즘’인지 ‘표플리즘’인지 하는 지적들이 공허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사생결단의 싸움이 다가오니 당연한 거 아닌가 할 수 있다. 정권의 쟁탈 여부에 따라 All(전부) 아니면 Nothing(전무)이 되는 정치문화를 충분히 경험해 왔으니 말이다. 현실이 이럴수록 어딘가에서 극도의 소외감과 절망감에서 극단적 선택을 매일 갈등하고 있을 어느 가족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 아찔하기까지 하다.

교회는 어떨까? 성도는 어떨까?  비대면 시대의 장기화는 교회와 성도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한계상황에 이르는 미자립교회가 속출하고 있다. 결국 문을 닫는 목자의 마음은 누가 알까?

주님 일에 충성하겠다고 신학을 하고 교회를 개척한 뒤 혼신의 힘을 다 하다가 오죽하면 문을 닫을까. 성도가 줄고 헌금이 줄긴 하지만 내 교회만은 괜찮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목사님은 없으리라. 교회마다 성도마다 기도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이 하고 절실할 것이다. 하나님의 뜻을 궁구하면서 부르짖었으리라. 세속화되고 기복적인 신앙을 회개했으리라. 내 눈에 대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티만 보는 잘못도 반성했으리라. 가난한 자를 멸시했던 내 모습도 반성했으리라. 극한 방탕으로 달음질 하던 한 때도 회개했으리라. 일자리를 구하고 망해가는 가게와 사업을 살려달라고 눈물로 부르짖었으리라. 응답으로 기쁜 이들도 많지만 코로나의 먹구름은 여전히 지구촌을 뒤덮고 있다. 주님이 침묵하듯이. 과연 우리의 기도는 충분한가. 우리의 회개는 충분한가. 나아가 우리의 행함과 나눔은 충분한가? 교회도 성도도 되새겨 봐야 하지 않을까?

모든 것이 넉넉했던 에덴동산에서 죄를 짓고 쫓겨난 뒤 이 땅에서 가난은 끊이지 않고 양극화는 숙명처럼 되어 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일찍이 이 말씀을 주셨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땅 어느 성읍에서든지 가난한 형제가 너와 함께 거하거든 그 가난한 형제에게 네 마음을 강퍅히 하지 말며 네 손을 움켜쥐지 말고 반드시 네 손을 그에게 펴서 그 요구하는 대로 쓸 것을 넉넉히 꾸어 주라”(신명기 1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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