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주일학교 90% 사라질수도” 비관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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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주일학교 90% 사라질수도” 비관적 전망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05.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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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 사라지는 다음세대, 이대로 좋은가(상)

교세통계에 나타나는 뚜렷한 다음세대 감소세

 

“언젠가부터인가 어린이 주일에 어린이를 위한 설교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회에 어린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SNS에 올라온 한 목회자의 글이 많은 이들을 서글프게 했다. 교회의 미래인 다음세대가 사라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해마다 예장 통합총회(총회장:신정호 목사)가 발표하는 교세통계는 충격적이다. 통합이 지난해 발표한 2019년 주일학교 통계를 보면 2010년 6만4,232명이던 유년부 인원은 해마다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9년 4만3,461명(-1만5,425명)이 됐다. 2010년 7만4,327명이던 초등부는 2019년 4만8,807명(-2만5,520명)으로, 2010년 8만9,900명이던 소년부는 2019년 5만2,427명(-3만7,473명)으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코로나로 인해 교회마저 멈췄던 지난해 통계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가오는 가을에 발표될 교세통계는 평년보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현장은 초토화 분위기”

규모가 있는 교단들은 저마다 다음세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만 2천여 교회가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총회장:소강석 목사)는 지난해 11~12월 두 달간 인터넷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257개 교회 담임목사 및 주일학교 담당자들에게 ‘주일학교 부서 조직 현황’을 물었더니 “주일학교 부서가 없다”는 교회가 22.4%에 달했다. 이마저도 전수조사가 아닌, 자발적인 응답자들의 답변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예장 합동 교단 내 주일학교 위기는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장 합동 교육개발원의 임상문 목사는 “초토화 분위기”라며 “2030년에 주일학교의 90%가 사라질 것이라는 교계 일각의 비관적 전망에 공감이 될 정도”라고 말했다. 

6,600여 교회가 소속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이철 목사)의 2021년 연회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2019년 128만여 명이던 전체 교인 수가 1년 만에 122만여 명으로 무려 5만 7천여 명이 줄었다. 특히 다음세대 감소를 엿볼 수 있는데 ‘세례아동’(유아세례 또는 아동세례를 받은 12세까지의 아동) 수가 2019년 7만9,923명에서 2020년 7만3,215명으로 6,708명 감소한 것. 교회에 출석한 아동을 뜻하는 ‘원입아동’ 수도 2019년(7만7,232명)에 비해 6,689명이나 줄었다. 감리회 본부 교육부 총무 김두범 목사는 “한국교회가 장년 중심의 목회에 집중한 것이 위기를 가속화 했다”며 “그동안 교회학교는 인력과 재정 투자의 마지막 순위였다. 지금의 위기는 당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1,600교회 규모의 중형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이건희 목사)는 어떨까. 총회 교육원의  김진아 목사는 “교회학교가 있는 교회를 대략 900개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지방으로 갈수록 더 심하다. 교회학교를 포기하는 교회가 늘어나면서 얼마 전부터 일부 노회에서는 여름 프로그램을 연합으로 진행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로 심화된 위기

코로나는 교회 학교의 위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김진아 목사는 “방역기준에 따라 예배가 회복되는 와중에 어린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들이 교회에 가장 늦게 복귀하는 경향이 지방과 수도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연세가 많은 교인들이 교회를 사모하면서 과거의 신앙생활을 그리워하는 반면, 학령기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들은 상대적으로 코로나에 대한 염려가 크고, 예배 복귀에 대해서도 가장 보수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부모의 문제가 아이들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교회학교의 위기로 이어지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어린이사역 전문가인 해성교회 김신근 목사는 “유초등부의 타격이 크다”며 “어른들의 경우 60% 이상 회복됐다면, 아이들은 출석률이 30~40%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이런 현상에 대해 “코로나 국면에 접어들면서 교회마다 비대면 콘텐츠를 개발했다. 젊은 가정일수록 매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에 빨리 적응했고, 영상으로도 충분히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며 “결국 코로나가 완전히 끝난 후에야 오프라인으로 복귀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런가하면 ‘교사의 역량’도 심각한 위기다. 예장 합동 교육개발원 임상문 목사는 “코로나 2년차가 되면서 교회 모임이 어려워지는 사이 교사교육도 많이 부실해졌다”며 “교사 교육은 코로나 이전에도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각자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교육의 질이 낮아질 뿐 아니라 교사 스스로 사명에 대해 흔들리게 되면서 결국 교사를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게 임 목사의 예측이다. 그는 또 “교사는 없고 학생들은 케어가 안 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며 “빨리 승부를 보지 못하면 조만간 교회학교들이 많이 무너질 것이다. 교재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교단의 자원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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