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단 내 ‘반동성애 흐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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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단 내 ‘반동성애 흐름’ 확산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1.05.1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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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연회, 동성애 문제로 NCCK·WCC 탈퇴 결의

최근 감리교 충청연회가 NCCK와 WCC 탈퇴를 결의한 가운데, 감리교단 내 반동성애에 대한 정서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충청연회(감독:유명권)가 지난달 29일부터 30일 양일간 예산제일감리교회 외 20개 교회에서 열린 제23회 정기연회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WCC) 탈퇴를 결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NCCK 탈퇴’ 건의안은 그동안 감리교 내 다른 연회에서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되거나 상정조차 되지 못했지만, 이번 충청연회에서 유일하게 통과됐다. 그동안 감리교회 내 존재하는 보수적인 목소리가 있었지만 연회 차원에서 결의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NCCK와 WCC 탈퇴 결의는 교단 내 반동성애 운동에 따른 행보라고 볼 수 있다. 지난달 20일 남부연회 산하 6개 지방회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의 ‘동성애’ 조항이 동성애와 유사한 성행위를 보호받아야 할 인권으로 포장해 성적 타락과 에이즈 확산,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며, “차별금지법 발의 철회를 촉구하고 동성애자와 동성애를 동조하는 자는 담임목회자 청빙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어 22일 충청연회 평신도연합회가 “동성애 문제 이대로는 안 된다”라는 동성애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동성애를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목회자를 반대하고 차별금지법과 다원주의를 주장하는 NCCK와 WCC 탈퇴운동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했다. 감리교 내 보수 정서가 유독 높은 충청연회에서는 지난달 열린 연회에서 동성애 옹호 문제로 NCCK와 WCC의 탈퇴를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행보와 관련해 감리교단 내부 인사들은 이를 교단 전체의 정서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단 내 한 목사는 “감리교단에도 어느 그룹과 마찬가지로 보수적 입장을 가진 극우세력이 있는데 이를 감리교 전체 입장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연회에서 결의를 했다고 해도 연합기구 활동은 교단 차원에서 이뤄지는 일”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월 열리는 입법총회는 교단의 입법과 관련된 안건을 다루기 때문에 NCCK와 WCC 탈퇴 논의도 안건으로 상정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반면 감리교단 내 흐르고 있는 ‘반동성애’ 운동에 대한 기조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교단 내 한 인사는 “교단에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에 대한 반발이 계속돼 왔는데, 충청연회의 결의를 통해 이것이 수면으로 나온 것이며 이제 시작라고 본다”면서 “감리교 내 많은 평신도들이 동성애를 반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아직은 조금 더 두고봐야겠지만, 이번 입법의회 때도 동성애에 대한 찬반논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교단은 어느 한 쪽에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양방의 의견을 듣고 잘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감리회는 지난 2015년 성소수자와 동성애를 찬성하는 목회자를 처벌하는 내용이 들어간 장정(규정)을 공포했다. 교단 차원에서 동성애 옹호행위에 대한 처벌조항을 명시한 것은 감리교단이 처음이다. 그동안 NCCK 이홍정 총무는 언론을 통해 성소수자를 보호하는 입법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찬성한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온만큼 교단 내 반 NCCK 정서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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