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코로나19 잘 대응했다", 목회자 79.7% VS 비개신교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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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코로나19 잘 대응했다", 목회자 79.7% VS 비개신교인 12%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1.04.1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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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대-언론포럼, ‘코로나19 관련 주요 집단별 인식 조사’ 발표
"코로나 확산 영향 교회?" 비개신교인 77.5%, 실제는 7.9% 수준
"정부·언론, 교회에 우호적이지 않다" 4개 조사그룹 대체적 인식
'코로나19와 한국교회에 대한 연구 발표회'가 지난 14일 장신대에서 진행되고 있다.

교회의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목회자와 비개신교인 간 인식 차이가 극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신대(총장직무대행:김운용) 연구지원처와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사장:지형은 목사)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지앤컴리서치(대표:지용근)에 의뢰해 지난 1월 6일부터 17일까지 담임목사, 개신교인, 비개신교인, 기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주요 집단별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장신대는 지난 14일 교내 소양관에서 ‘코로나19와 한국교회에 대한 연구 발표회’를 개최하고 이번 인식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교회가 코로나19에 잘 대응했는지’를 물었을 때 목회자의 79.7%는 '매우 그렇다' ‘그렇다’는 긍정 반응을 보였지만, 비개신교인의 긍정 비율은 단 12%에 그쳤다. 

기자 그룹도 24.5%로 평가가 박했다. 일반 교인이라 할 수 있는 개신교인 그룹의 58.6%는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런 인식 격차는 조사 항목 곳곳에서 확인된다.

‘교회는 정부의 방역 정책에 잘 협조하는지’에 대한 항목에서 목회자는 91%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비개신교인은 13.2%에 머물렀다. 기자는 25%, 개신교인은 62.7%로 조사됐다.

‘코로나19  관련해 언론이 개신교에 대한 보도를 공정하게 했는지’도 질문했다. 목회자는 17.7%(개신교인은 38.2%)만 긍정 반응을 보이며 상당한 불만이 있음을 나타냈지만, 비개신교인 59.6%, 기자 57.8%가 '보도가 공정했다'는 시각을 보였다. 

‘정부·방역당국이 코로나19 관련 개신교에 취한 조치에 대한 태도가 전체적으로 공정했는지’를 물었을 때, 목회자는 25.7%만 그렇다고 머물렀지만, 비개신교인은 57.2%, 기자는 55.9%, 개신교인은 43.1%라고 답변해 역시 목회자와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19 관련해 개신교의 문제점'에 대한 질문에서는 목회자를 제외한 3개 그룹 모두 ‘정부·방역당국의 방역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을 항목 중 1위로 선택했다.

왜 이런 극단적인 차이를 보인 것일까.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전국의 대부분 교회들은 기본 방역지침 준수, 비대면 예배 전환 등 정부 지침에 협조하기 위해 노력했다. 현장 목회자들은 긍정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반면 교회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뉴스를 반복적으로 정부 발표와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되는 비개신교인 입장에서 보면, 코로나19를 확산시키는 주체가 교회이고, 교회 전체의 보편적인 모습으로 생각될 여지가 다분하다. 

이번 인식조사에서도 이는 확인된다. 비개신교인들은 교회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큰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감염경로를 물었을 때’(1+2순위), ‘개신교 교회’라는 답변이 비개신교인은 77.5%나 됐다. 기자는 56.9%, 목회자는 21%, 개신교인은 34.7%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통계를 보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를 확인해 보았을 때, 2020년 1월 20일부터 2021년 1월 19일까지 일 년 동안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73,115명으로 이 중 집단감염이 33,223명(45.4%)이었다. 그리고 집단감염 중 종교시설 감염자 17%(5,79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발생 후 일년간 집단감염 발생 현황. 종교시설은 5,791명으로 집단감염 중 가장 많이 발생했지만, 전체 확진자 수 대비하면 약 7.9% 수준이다.
코로나19 발생 후 일년간 집단감염 발생 현황. 종교시설은 5,791명으로 집단감염 중 가장 많이 발생했지만, 전체 확진자 수 대비하면 약 7.9% 수준이다.

집단감염에서 보면 종교시설 확진자 발생이 가장 많았던 것은 맞지만, 전체 확진사 수에 대비해보면 7.9% 로 상대적으로는 적은 비율이다.

그렇다고 교회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코로나19 재난을 겪으면서 교회 자체를 보다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그 자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든다’고 응답한 비개신교인은 무려 85%나 됐다.

다만 ‘개신교가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 사회를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가에 따라 앞으로 신뢰도가 올라올 수 있다’는 데는 목회자가 89.7%로 가장 높았고, 비개신교인까지도 75%가 긍정적으로 반응해 교회에 대한 기대감이 높게 남아 있었다. 

지앤컴리서치 지용근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 사회를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가에 따라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교회가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공적 역할을 강화해 포용성을 가져야 한다는 바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교회를 향한 부족한 근거에 기반한 비난은 아쉽다. 물론 교회 내 집단감염 역시 한국교회 한 단면이기 때문에 함께 반성하고 돌이켜야겠지만, 코로나19장기화에 따른 일종의 분노를 교회로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일종의 '프레임' 속에서 작동하고 있는 것을 의심해볼 수 있는 부분도 조사결과도 확인볼 수 있었다.‘

언론이 타종교에 비해 개신교 교회를 바라보는 프레임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한 결과, 목회자는 91.3%, 개신교인은 66.3%로 응답해 언론에 대해 불만 인식만큼 높았다. 비개신교인의 36.6%, 기자의 43.1% '비판적 프레임'이 존재한다며 적지 않은 수치를 보였다. 기자 그룹의 경우 '존재하지 않는다'(39/2%)보다 높은 것은 흥미롭다. 

코로나19 관련 언론보도에 대한 인식에서도 생각의 차이는 깊었다.

‘전체적으로 코로나19와 관련해 공정하게 보도했는지’에 대해 목회자들은 35.7%로 매우 박한 평가를 한 경우가 많은 반면, 개신교인(50.8%)과 비개신교인(51.1%), 기자(52.9%)로 나타났다.

주목할 부분은 ‘코로나19 관련 개신교에 대한 방역조치 공정성’과 관련해 ‘현 정부는 교회에 대해 우호적인지'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다. 우호적이라는 응답은 목회자는 16%, 개신교인 19%로 상당히 낮았을 뿐 아니라 기자 그룹도 26.5%, 비개신교인 그룹도 38.8%로 역시 낮게 인식하고 있다.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은 “자연과학적 근거가 있는 인식이 아닐지라도 코로나19 확산에 개신교 책임이 크다고 대다수가 인식하고 있고, 한국교회는 책임 있는 응답이 요청된다”며 “개신교에 대해 전체적으로 공정하지 않다는 점을 과반 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며 왜 광범위하게 이런 인식이 형성되었는가 정부와 방역당국도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기독교언론포럼 장만식 사무국장은 “한국교회를 다룬 뉴스에서 특정한 프레임을 사용해 보도하고 있고, 기자들도 비판적 프레임을 가지고 있음을 설문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었다”면서 “일부 교회와 목회자들의 돌출 행동과 발언이 사회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를 더욱 추락하게 되었다. 교회가 사회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소통하고 방역의 주체로서 진정성 있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장신대 박정관 교수는 “종교단체와 일반 단체가 모두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 원칙과 절차에 근거해 시행원칙을 세워야 하지만 정부 지침은 공정하지 않은 점이 있었고, 언론보도에서도 근거 없는 추정, 일반화 오류, 범주 오류, 프레임 만들기 등을 통해 개신교에 불리하게 했다”면서도 “교회와 지자체가 공적 관계라는 차원에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많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는 담임목사(300명), 개신교인(500명), 비개신교인(500명), 기자(1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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