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만 방송 출연…힘든 시기, 내 노래가 위로 되길”
상태바
“23년만 방송 출연…힘든 시기, 내 노래가 위로 되길”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04.13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인과 촌장’ 하덕규 교수, 23년 만에 KBS 2TV ‘불후의 명곡’ 출격
CCM가수로 인생 2막…백석대평생교육신학원에서 제자 양성에 온 힘
80년대 그룹 ‘시인과 촌장’의 하덕규 교수가 최근 23년 만에 방송에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다. [사진=KBS 2TV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캡쳐]
80년대 그룹 ‘시인과 촌장’의 하덕규 교수가 최근 23년 만에 방송에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다. [사진=KBS 2TV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캡쳐]

1981년 그룹 시인과 촌장으로 데뷔해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아티스트이자 백석대평생교육신학원 실용음악과 학과장을 역임 중인 하덕규 교수가 최근 오랜 공백을 깨고 방송에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다.

하 교수는 지난 10KBS 2TV 음악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을 통해 23년 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비쳤다.

그는 머릿속으로 피 흘리는 에수님의 형상을 그리며 단 10분 만에 만든 것으로 알려진 곡 가시나무를 비롯해 사랑일기’ ‘풍경’ ‘한계령등 숱한 명곡을 탄생시킨 80년대 대표 싱어송라이터다.

특히 아름답고 철학적인 노랫말과 따뜻한 멜로디로 음유시인으로 불리던 그는 감각적이면서 실험적인 곡으로 시대를 앞서갔다. 덕분에 훗날 내로라하는 수많은 뮤지션들은 하 교수를 인생의 멘토이자 은인으로 꼽는다.

이날 방송에는 포크계의 레전드로 불리는 박학기가 나서 사랑일기무대를 꾸몄다. 이 밖에도 유리상자는 풍경박기영은 가시나무정세운은 좋은 나라카더가든은 고양이를 각자 자신들만의 감성과 음색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이어 최종 우승을 차지한 신승태는 하 교수의 자작곡인 한계령을 우리 가락으로 재해석해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들은 음악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명반의 가치를 인정 받은 하덕규 선배님 앞에 서니 가슴이 떨린다면서 꿈에 그리던 무대를 펼칠 수 있게 돼 감격스럽고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화답해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제 노래가 부족하지만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방송 출연을 결심했다고 운을 뗀 하 교수는 각 노래들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함께 들려줬다.

그는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는 곡 사랑일기의 경우, 20대 때 화실을 경영하면서 친한 동생들과 밤새 기타 치며 노래하고 대화를 나눈 뒤 아침에 창문을 열었는데 유난히 아름다웠던 풍경에 세상 모든 걸 사랑하며 살아야겠다는 감흥이 들어서 10분 만에 쓴 곡이라고 소개했다.

더불어 숨겨진 명곡 고양이에 대해서는 사실, 인간에 대한 회의감과 실망감을 그린 풍자적인 노래라며 그 당시에는 정치적 혹은 사회 비판적 노래를 부르려면 풍자와 은유밖엔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같은 시대적 배경이 나의 음악성을 더욱 높여줬다. 특히 자연은 중요한 음악적 소통의 창구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 교수는 이 자리에서 제가 만든 삶의 기록들을 다시 한 번 들으면서 오히려 힘을 얻고 돌아간다어려운 때일수록 더 좋은 예술가가 탄생한다. 앞으로 후배 아티스트들의 명곡들이 이곳에 가득 울려 퍼지길 바란다고 소회를 전했다.

한편, 하 교수는 28살 무렵 누나의 끈질긴 기도와 전도 끝에 송구영신 예배에 참석하면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 대중음악계를 떠나 CCM가수로서 제2의 인생을 살아온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990년대 CCM앨범 ’ ‘광야’ ‘등을 발표하고 여러 교회와 찬양집회 및 공연 등을 다니며 활발히 활동했다.

뿐만 아니라 CBS라디오에서 하덕규의 CCM 캠프를 수년간 진행하면서 해외 CCM을 우리나라에 소개하는 등 대중에 기독교음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친근감을 더하는데 기여했다.

2010
년에는 목사 안수를 받고, 전국 교회들을 돌마 담임목사를 도와 찬양예배를 디자인하는 음악 목사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감당했다.

아울러 2002년부터 2019년까지는 백석대학교 및 백석예술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임했다. 이 기간 그는 예배사역관련 전공들을 개설, 예배현장에 필요한 인재들을 길러내는데 힘썼다. 그리고 학생들과는 해마다 비전트립을 통해 지역 작은 교회들에 음악 교육봉사를 펼쳐왔다.

올해는 4년제 학사과정인 백석대평생교육신학원 실용음악과로 거처를 옮겨 후학들을 양성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하 교수는 얼마 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중가요든 CCM이든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성경적 가치관을 담아낼 때 진정 세상에서 빛과 소금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신학원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노래하는 음악가들을 길러내는 게 꿈이다. 백석신학원을 통해 이 시대 대안적인 음악가를 만들어내는 게 나의 마지막 소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